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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훈 Apr 18. 2016

기분 좋은 아침

봄은 정말 기분 좋은 계절이야

BGM - 그녀에게 (3호선 버터플라이)


요즘 아침마다 회사 셔틀버스를 타고 출근을 한다.

원래는 셔틀버스가 집 근처에 없었는데 얼마 전 새로 생겼다.

그래서 새로 이용한지 한 달 정도가 되었다.

회사 셔틀버스를 타는 곳은 집에서 걸어서 15분 정도 걸린다.

그래서 매일 아침 전보다 일찍 집에서 나와 그 길을 걸어간다.


그 길은 한쪽은 엄청 큰 도로에 면해 있고,

다른 한쪽은 그린벨트 구역인 야산에 접해 있는 인도다.

출근길 도로는 항상 차들로 가득 차 있어서 일반적인 도심의 모습과 같다.

하지만 도로가 아닌 야산은 갖가지 꽃나무가 심어져 있고 자그마한 쉼터로 꾸며져 있어서

우리가 아는 도심의 모습보다는 전원의 모습을 가지고 있다.

그 길은 처음 내가 스쳐 지나갈 때엔 개나리와 진달래가 활짝 피어서 조금은 쌀쌀한 봄을 맞이해 주었고,

그다음에는 벚꽃들이 흩날리며 기분 좋은 아침을 만들어 주었다.

보통은 이 길을 걸을 때마다 노래를 듣는다.

봄에 맞는 노래를 들으면서 꽃잎이 흩날리는 길을 걷는 맛에 아침마다 즐겁게 출근을 했었다.


오늘 아침은 이름 모를 다른 꽃나무의 꽃망울이 한껏 부풀어 올라 있었다.

마침 꽃들이 내 옆을 스쳐 지나갈 때에 3호선 버터플라이의 '그녀에게'가 흘러나왔다.

셔츠와 니트만을 입은 가벼운 옷차림이지만 겨울과는 다르게 시원함이 느껴졌다.

싱그러운 노래가 들리고, 꽃들이 만발한 봄날의 아침은 내 마음을 한껏 들뜨게 만들었다.



보통의 겨울, 내가 출근하는 시간인 오전 6시 50분 경에는 하나의 빛조차 볼 수 없었다.

영하로 떨어진 찬 바람은 아무리 옷깃을 여미고, 목도리로 감싸도 내 몸 구석구석을 훑어갔다.

발을 동동 구르며 출근하는 시간에는 빨리 봄이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머릿속에 가득했다.

이런 생각을 한 게 불과 두어 달 전이었던 것 같다.

아침 출근길의 하늘처럼 봄은 까마득히 멀어 보였다. 그러나 오늘처럼 기분 좋은 봄이 결국 찾아왔다.



월요일 아침은 참 출근하기 힘든 시간이다.

하지만 요즘만 같다면, 기분 좋은 출근길이 된다면,

월요일 아침도 생각보다는 힘들지 않은 시간이 될 것이다.

다음 출근길에는 어떤 꽃이 내 기분을 한 껏 부풀려 줄지 기대가 된다.

사람들도 나처럼 봄을 즐기며 기분 좋은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


여자친구랑 걸으면 더 좋겠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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