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뉴턴을 론칭했다. 뉴턴은 투자자가 좋은 투자 기준을 찾아가는 여정을 함께 하겠다는 이념으로 시작한 서비스다. 투자 기준 모델을 탑재한 AI 분석 메이트를 활용해, 투자 대상을 누구나 쉽게 분석하도록 하는 게 목표다. 분기별로 계산된 적정 투자 기간과 가격을 추천받을 수 있는 건 물론, 매일 업데이트되는 현재 가격과 적정 가격을 살필 수 있고, 최대 10년 치의 적정 가격 추이를 쉽고 편하게 볼 수 있다.
뉴턴을 처음 구상한 건 7년 재직한 삼성전자를 퇴직하던 때였다. 안전했던 대기업을 떠나는 것이기도 했고, 치열함도 적었기에 모든 것이 불확실한 스타트업으로 도전하자고 다짐할 때는 오로지 생존 방법만 생각했다. 늘 꿈꿨던 창업이나 새로운 사업을 하기에는 모든 것이 부족했다. 그저 언젠가 기회가 올 거라고 막연하게 생각했다.
마이 가치 투자 프로젝트
특허 제안서에 ‘주식 투자 시스템’을 담기까지
창업이나 새로운 사업을 구상하며 혼자 탄식한 이유는, 무려 7년 동안 ‘반도체 수율 분석 알고리즘’과 ‘시스템’을 개발했던 사람인데 정작 퇴직하자마자 떠오른 아이디어는 ‘주식 투자 시스템’이라는 점이어서였다. 한편으로는 내가 반도체가 아닌 다른 길을 걸으려는구나 싶은 묘한 감정이 들다가도, 결국 내가 좋아하고, 하고 싶은 건 따로 있었다는 일종의 허탈함이 밀려왔다. 그런데 당장 이 사업을 실현할 능력과 기반, 동료가 없어 잠시 즐거운 상상을 마치고 클라우드 저장소와 가슴 한편에 고이 보관해 두었다.
잠시 사업 아이템은 잊고 스타트업에서 고군분투하던 중 다시 고민할 기회가 찾아왔다. 기회라고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퇴직 후 다니기 시작한 대학원에서 ‘인공지능 특허 전략’이라는 수업을 들었다. 그 수업에서는 학생들이 각자 반드시 하나의 특허를 출원해야 했는데, ‘BM 특허’에 대한 설명을 들으니 구상했던 아이디어가 번뜩 떠올랐다.
‘주식 투자 시스템’을 비즈니스 모델로 만들어도 되겠다는 생각으로 특허 제안서를 작성했다. 수강생 중 가장 빠르게 작성하던 중, 7년 동안 인공지능에서 일했던 역량을 합치면 좋겠다는 마음이 들어 고민을 거듭했다. 그렇게 고안한 게 유명한 가치투자자의 투자 기준으로 그룹화한 주식 종목들에 대해 그룹별로 투자 기간과 수익률을 시각화해 딥러닝으로 학습한 후, 투자자에게 투자 기간을 추천하는 알고리즘이었다. 이 개념의 뼈대가 바로 지금 뉴턴 알고리즘의 핵심이다. 다행히 특허로도 인정받았다.
그 기업의 기업가들은 어떻게 좋은 기업을 탄생시켰나
이후에는 새로운 스타트업으로 이직했는데, 의도는 아니었지만 운명처럼 핀테크 백엔드 개발자로 일하게 됐다. 금융에 관심은 많았지만 실제 업무로 임해본 적은 없었는데, 이곳에서 온라인 부동산담보 대출 신청 자동화 시스템을 혼자 개발하고 론칭에 성공하며 ‘엄밀하면서도 사용자 친화적이어야만 하는 금융 시스템 개발’을 조금은 이해하게 됐다.
그때는 직장과 학업을 병행하던 중이었는데, 다시 시작한 대학원 학기에 이번에는 정말 운명처럼 주식 투자를 주제로 수강할 기회가 생겼다. ‘기업가정신’이라는 기술경영 전공의 주요 과목이었는데, 내가 기업가로 경영을 한다는 마음가짐을 장착해 정량적인 기업 분석을 통해 좋은 기업을 찾아 깊게 정성적으로 분석해 ‘그 기업의 기업가들은 어떻게 좋은 기업을 탄생시켰나’를 이해하는 수업이었다.
수업의 모든 개념 하나하나가 창업을 꿈꾸고 주식 투자를 사랑하는 나를 설레게 해서, 이 수업을 듣는 동안에는 퇴근하면 곧바로 곧바로 주식 재무, 투자 데이터로 기업 분석을 하는 코드 개발을 밤새우며 했다. 이때 개발된 코드가 지금 뉴턴의 핵심 코드다. 교수님께서 3개월 이상 차근히 진행해 주신 정량적 분석으로 좋은 기업 후보를 찾고, 정성적 분석으로 10년 이상 투자할 기업을 찾는다는 과정 자체가 지금 뉴턴이 말하는 투자 여정의 핵심이 되었다.
그간 막연하게 구상한 서비스는 삼성전자에서 쌓은 AI 역량과 스타트업에서의 개발 실력을 통해 실현되었고, ‘기업가정신’ 수업을 통해 서비스가 지녀야 할 비전과 철학을 갖췄다. 그리고 제일 중요한 건, 같은 생각으로 꿈꿀 수 있는 마음 맞는 좋은 동료를 지금의 ‘똑똑한개발자’에서 만나 뉴턴이 탄생할 모든 준비가 갖춰졌다는 거다.
맞닥뜨린 어려움과 뉴턴이 나아갈 방향
여유롭고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더 적을 대기업이 아닌, 한 번의 실패조차 치명적인 스타트업에서 ‘개인 투자자들에게 가장 도움이 될 서비스’를 기획하면서도, 한편으로 그 기획을 실현할 데이터 파이프라인과 백엔드 개발을 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뉴턴의 기획이 짧은 기간 동안 치열한 고민으로 어떻게 변화했는지, 데이터 수집과 개발에서는 어떤 어려움을 맞닥뜨렸고 앞으로 어떤 장기적 구상을 하고 있는지 다음 편에서 소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