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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st in Translation Jun 12. 2016

나를 강간한 사람에게 보내는 편지

케이티 J.M. 베이커, 2016년 6월 4일, 버즈피드

원문 : Here Is The Powerful Letter The Stanford Victim Read Aloud To Her Attacker


2015년 1월의 어느 날 밤, 스탠퍼드 대학원생 두 명은 오토바이를 타며 학교 캠퍼스를 가로질러 가던 도중 커다란 쓰레기통 뒤에서 학부 남성 신입생 한 명이 옷이 반쯤 벗겨진 채 정신을 잃어가던 여학생을 강간하는 광경을 목격했다. 그리고 올해 3월, 캘리포니아 주 배심원단은 올해 20세이면서 전 스탠퍼드 학생이었던 브록 앨런 터너(Brock Allen Turner)에게 주어진 강간 관련 3가지 죄목이 다 유죄라고 평결을 내렸다. 당시 법조계는 그에게 최대 14년형이 선고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지난 2일 법원은 터너에게 징역 6개월형과 보호관찰 처분을 선고하는데 그쳤다. 이 사건을 심리한 판사는 감형 이유로 "장기간의 감옥생활이 그에게 엄청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터너가 올림픽에 출전할 정도로 전도유망한 수영선수라는 점을 반복해서 언급했다.


법원의 판결이 전해지자 피해자 측은 곧바로 터너 가족에게 직접적인 메시지를 보내면서, 피해를 입은 여성은 이미 터너로 인해 엄청난 영향을 받았다고 전했다. 특히 전혀 일면식도 없었던 한 남성으로부터 공격을 받았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을 순간부터 터너 측의 변호사가 법정에서 가해자와 피해자 간의 동의가 있었다고 주장할 때까지 악영향이 지속되었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브록 앨런 터너로부터 강간을 당한 여성은 올해 23세다. 그녀는 버즈피드 뉴스(BuzzFeed News)에게 터너에게 주어진 "친절한" 선고 때문에 깊은 실망감을 느꼈다면서, 자신을 성적으로 공격했다는 혐의를 여전히 부인하는 피의자에게 분노한다고 말했다. 


"선고가 아무리 무겁지 않더라도, 사람들이 이 사건에 대해 경각심을 일깨우기를 바랍니다."라고 그녀는 말했다. "판사는 자신의 판결 때문에 사람들의 반발을 이끌어냈어요. 오히려 이로 인해서 사람들이 더욱 크나큰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답니다."


그녀는 우리에게 법정에서 읽은 편지를 전해주었다.




존경하는 판사님, 괜찮으시다면, 이 글의 내용 대부분을 피고 측에게 읽으면서 전달하고 싶습니다.


당신은 나를 모릅니다. 하지만 당신은 내 몸 깊숙이 들어와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오늘 이 자리에 나왔습니다.


2015년 1월 17일 토요일 밤에 저는 집에 있었습니다. 주말마다 집에 찾아오는 여동생과 함께 저는 식탁에 앉으며 아버지께서 직접 요리를 해주신 밥을 먹었습니다. 저는 풀타임으로 일을 하기 때문에 밥을 먹은 다음 일찍 자려고 했었어요. 바깥에 나가지 않고 방 안에서 조금이나마 책을 읽거나 TV를 보려고 했었습니다. 하지만 제 친구가 지인들과 함께 파티에 갈 거라고 연락을 하더군요. 전화를 받은 저는 하룻밤 정도는 친구들과 함께 보내기로 결심했습니다. 집으로부터 10분 거리에서 멍청한(dumb) 파티 같은 게 열린다는데, 굳이 안 갈 이유는 없지 않았습니다. 여동생을 부끄럽게 하려고 바보 같은 춤을 추려고 했었습니다. 파티 장소를 가던 도중에 입에 치아교정기를 단 학부생들과 농담을 하면서 얘기를 나눴습니다. 제 여동생은 제가 베이지색 카디건을 입고 남학생 사교클럽 파티에 있다고 해서 도서관 사서와 비슷하다고 놀렸습니다. 저는 제 자신을 "빅 마마(Big Mama)"라고 불렀습니다. 왜냐하면 그곳에서 제가 제일 나이가 많았기 때문입니다. 저는 웃긴 농담을 하고 멍청한 표정을 지으면서 제 나름대로 긴장을 풀었습니다. 대학 진학 이후 급격하게 낮아진 남을 위한 관용을 여기서는 표출하지 않기 위해서 술을 허겁지겁 마셨습니다.


그다음에 제가 기억나는 것은 중앙 복도에 놓인 환자 이송용 바퀴 달린 들것에 실린 제 모습이었습니다. 저는 건혈(dry blood)을 했었습니다. 제 손등과 팔꿈치 쪽에는 여러 장의 반창고가 붙여져 있었습니다. 의식을 차린 저는 어느 학교 건물 옥상에서 추락했고, 지금은 관리사무소 같은 곳에서 휴식을 취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차분해졌고, 제 여동생이 어디에 있는지 궁금했습니다. 하지만 그 순간, 한 직원이 저에게 다가가 제가 누군가로부터 공격을 당했다는 사실을 전해주었습니다. 저는 그때까지만 하더라도 대단히 침착했고, 그 직원은 다른 사람을 저와 헷갈려한다고 판단했습니다. 그 파티에서 제가 알았던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시간이 지나자 저는 화장실을 사용할 수 있다고 허가를 받았고, 탈의실 비슷한 공간에서 저는 환자복 하의를 벗었습니다. 그리고 제 속옷도 벗었습니다. 아무런 느낌이 없었습니다. 제 손이 몸 아래쪽 피부를 건드릴 때의 순간을 지금도 기억합니다만, 그 자리에 있어야 할 무언가가 없었습니다. 움켜쥘 게 없었습니다. 제 성기와 다른 무언가 사이에 가림막 역할을 했던 얇고 가느다란 직물이 사라져 있었습니다. 저는 그 순간 침묵 속에 빠져들고 말았습니다. 그 순간을 표현할 적절한 단어를 지금도 찾지 못하겠습니다. 저는 숨을 계속 쉬기 위해서라도, 경찰관이 증거 수집을 위해서 가위로 제 팬티를 잘라 가졌다고 생각해야만 했었습니다.


그러고 나서 저는 제 목 뒷부분에 아주 작은 솔잎들(pine needles)이 박혀 있다는 느낌을 받았고, 재빨리 그것을 빼내기 시작했다. 나무에서 솔잎들이 떨어져 제 두상 쪽에 박혀서 지금까지 있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순간, 제 뇌는 제가 나무에서 추락하지 않았다고 말을 건네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왜냐하면 제 자신은 아마도 "도와주세요.", "살려주세요."라고 외쳤다고 짐작했기 때문입니다.


탈의실에서 나온 저는 담요를 두른 채로 발을 질질 끌며 여러 공간을 지나갔습니다. 제가 지나가는 자리마다 솔잎들이 발견되었습니다. 제가 앉아있는 모든 공간마다 제 몸으로부터 나온 솔잎들이 있었습니다. 저는 "강간 피해자"라는 단어가 인쇄된 한 문서에 본인 서명을 해달라는 요청을 받았습니다. 그제야 저는 비로소 현실을 직감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파티 때 입었던 옷은 경찰이 가져갔습니다. 간호사들은 제 몸을 살펴보더니 자를 가지고 상처나 긁힌 부분을 면밀하게 체크했고, 카메라로 촬영도 했었습니다. 제 머리켤에 있는 솔잎들을 완전히 제거하기 위해서 간호사들은 연신 빗질을 해주었습니다. 증거 보존을 위한 종이 봉지 하나도 보였습니다. 그들은 나를 진정시키고자 형식적인 얘기를 계속 해주셨습니다. 여러 개의 면봉이 제 질과 항문 속으로 들어갔습니다. 주삿바늘의 고통도 맛 보야만 했습니다. 알약도 삼켰습니다. 그리고 저는 제 두 다리를 양쪽으로 벌린 채로 니콘(Nikon) 카메라가 중심부로 들어오는 순간을 맞이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제 성기 안쪽을 향해 어떤 물체가 들어왔고, 장기간 차갑고 파란 그것이 질 안에 혹여 찰과상이 있는지를 체크했습니다.


몇 시간이 지난 후 직원들은 저를 씻겼습니다. 쏟아지는 물줄기 아래에서도 제 몸에 대한 면밀한 검사는 계속되었습니다. 저는 그 순간, 제 몸을 그 누구에게도 보여주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서웠습니다. 제 몸 안쪽을 누가 만졌든, 혹은 어떤 것으로 인해 오염이 되었든, 자세히 모르기 때문에 두려운 감정을 느꼈습니다. 재킷처럼 제 몸뚱이를 확 벗기고, 모든 것을 남겨둔 채로 병원을 곧바로 떠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날 아침이 되자 사람들이 제가 쓰레기통 뒤에서 발견되었고, 누군가로부터 공격당한 흔적이 있다는 점을 알려주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HIV 테스트를 다시 받아야 한다고 추가 설명을 해주셨는데, 테스트 결과가 곧바로 나오지 않는다는 점을 이유로 들어주셨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냥 집으로 돌아가서 평범한 제 생활을 다시 영위하고 싶다는 생각뿐이었습니다. 강간을 당했다는 사실을 안 채로 병원에서 퇴원하는 순간을 한번 상상해 보십시오. 병원 직원들은 아주 친절하게 용기를 북돋아주셨습니다. 병원 건물을 빠져나와 근처 주차장으로 이동했고, 저는 그때 병원에서 준 새로운 상의와 하의를 입고 있었습니다. 제 목걸이와 신발만을 허용해 주셨더군요. 


제 여동생이 직접 차를 가져와서 저를 태웠습니다. 당시 그녀는 연신 눈물을 흘리면서 분노 가득한 표정을 지었습니다. 동생의 고통을 달래 주고 싶었습니다. 저는 그녀에게 미소를 지으면서 나를 봐달라고 부탁했습니다. 


"내가 지금 네 옆에 있어. 나는 괜찮아. 모든 것이 좋아질 거야. 내가 바로 네 옆에 있잖아. 내 머리카락 한번 봐줄래? 엄청 깨끗하고 좋지 않아? 병원 간호사들이 뭔가 이상한 샴푸를 줬나 봐. 침착해. 그리고 내 얼굴을 봐줘. 아, 그리고 병원에서 준 이 우스꽝스러운 옷 좀 봐. 촌스럽지 않니? 마치 나이 많은 체육교사(P.E. Teacher) 같아. 집으로 가자. 집에서 뭐나 먹자고."


당연히 여동생은 제 옷 밑에 어떤 것이 있는지 전혀 몰랐습니다. 제 몸 곳곳에 상처가 있고 반창고가 붙여져 있다는 사실은 여동생은 전혀 몰랐습니다. 성기 안과 질 쪽은 연신 따끔거린다는 사실을 여동생은 몰랐습니다. 제 질 안에 처음 본, 검푸른 약물이 있다는 사실도 역시 몰랐습니다. 내 속옷을 병원에 있다는 점도 몰랐습니다. 저는 계속 말할 기운이 아니었습니다. 제 자신이 엄청난 고통을 겪었다는 점에 대해서 또 다른 두려움을 느꼈습니다. 그 날은, 제 여동생이 저를 지탱해주고, 계속 침묵만을 유지해주면서 집으로 돌아가는 날이 되고야 말았습니다.


제 남자친구는 제가 어젯밤 무슨 일을 당했는지 전혀 몰랐습니다. 그날 오후에 그는 저에게 연락을 했습니다. "어젯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지 걱정스럽다. 연락이 안 되니 내가 두려워지네. 파티 끝나고 집에 잘 도착했지?" 남자친구의 얘기는 저를 소름 끼치게 만들었습니다. 술에 취해서 일시적으로나마 정신을 잃으려고 할 때 남자친구에게 전화를 건 사실이 기억났습니다. 남자친구가 전화를 받지 못해서 보이스메일로 불분명하게 얘기를 했습니다. 이 메일을 들은 남자친구가 곧바로 저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저는 그 통화에서도 불분명한 발음을 내뱉었습니다. 그때 남자친구는 저에게 연신 얼른 여동생을 찾으라고 답했습니다. 제가 집으로 돌아온 이후 남자친구와의 통화에서, 그는 어젯밤과 마찬가지로, "어제 무슨 일이 생겼던 거야? 집에는 잘 도착한 거야?"라고 묻기만 했습니다. 저는 그렇다고 답했습니다. 그리고 울기 위해서 얼른 통화를 끊었습니다.


실제로 제가 어떤 일을 겪었는지를 남자친구나 제 부모님께 설명할 준비가 되지 않았습니다. 커다란 쓰레기통 뒤에서 강간을 당했다는 사실은 어렴풋이 기억합니다만, 언제, 누가, 어떻게 저를 범했는지를 몰랐기 때문입니다. 제가 강간 관련 이야기를 끄집어내면, 그들의 얼굴에서는 당연하게도 분노로 가득한 표정이 있을 테고, 저 또한 그들보다 더욱 심한 분노와 좌절감을 느낄 것이 뻔합니다. 그래서 저는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이 행동하기로 결심했습니다.


강간 당했다는 사실을 빨리 잊으려고 노력을 했었습니다만, 상처가 너무나 심해서, 저는 밥을 제대로 먹지 못했습니다. 제대로 얘기를 하기가 어려웠고, 숙면 취하는 것도 힘들었습니다. 다른 사람과 함께 있는 것도 무서웠습니다. 직장에서 퇴근할 때면 소리를 지를 만한 곳을 찾아 이동하기도 했습니다. 대화를 나누기도, 밥을 먹기도, 잠을 자기도 힘들었습니다. 그 누구도 함께 어울리지 못했기 때문에 저는 점차 제가 사랑하는 사람들로부터 고립되어 갔습니다. 사건이 있은 직후 약 1주일 동안은 그 어떠한 소식이나 수사 진척 사항들을 알거나 듣지 못했습니다. 그러한 사실은 제가 겪은 일이 악몽에 지나지 않았다는 것을 반증합니다. 제 서랍에는 병원에 준 티셔츠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어느 날, 일을 하던 도중 저는 스마트폰을 만지면서 제 사건 관련된 모바일 기사들을 통해 제 사건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제가 의식 불명인 채로 어떻게 발견되었는지를 알 수 있었습니다. 제 헝클어진 머리칼, 제 목에 두른 긴 목걸이, 그리고 그때 제가 입었던 상의 위에 브래지어가 놓여 있다는 것과 더불어 제 치마가 어깨까지 벗겨져 올라가 있었다는 것, 그래서 허리까지 제 맨살이 노출되었다는 점, 엉덩이부터 발 끝까지 맨살이었다는 점, 두 다리는 양쪽으로 벌려졌다는 점, 제가 알지 못하는 사람으로 인해서 어떤 물체가 제 몸 안으로 들어갔다는 점까지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제가 당했던 사건을 제 직장의 제 자리에 앉아 스마트폰을 통해 알게 되었던 것이었습니다. 저한테 무슨 일이 생겼는지를 알았고, 동시간대로 세상의 모든 사람들도 저의 사건을 처음으로 접하게 된 순간이었습니다. 그제야 제 머리칼 속에 솔잎이 어떻게 들어가 있었는지를 이해했습니다. 솔잎은 솔나무에서 떨어져 제 몸에 들어간 것이 아니었습니다. 피의자는 제 속옷을 벗겨냈고, 자신의 손가락을 제 질 안으로 집어넣었습니다. 저를 강간한 혐의로 조사받는 사람과 저는 일면식도 없었습니다. 그 사람이 누군지 감도 오지 않았습니다. 제 사건을 다룬 기사를 연달아 읽으면서, 저는 "이건 내가 아니야.", "이건 내가 아니라고"라고 마음속에서 계속 외쳤습니다. 기사에 나온 정보를 저는 이해할 수도, 수용할 수도 없었습니다. 이 기사를 제 가족이 온라인에서 읽는 광경조차 상상하기 어려울 지경이었습니다. 저는 계속 읽었습니다. 그 기사의 다음 문단을 읽었는데, 기자는 제가 강간을 당할 때 "좋아.", "너무 좋아."라고 외쳤다는 피의자는 진술했다고 합니다. 저는 그를 절대로 용서하지 않을 겁니다. 이 분노감을 제대로 설명할 단어를 못 찾겠습니다. 


이 기사를 읽게 되면, 마치 어떤 자동차가 교통사고로 인해 파손되어 도랑이나 배수로에 처박혀 있는데, 사람들이 그 차는 원래 치여 파괴당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수군거리는 것이나 비슷한 이치입니다. 그 차를 치고 도망간 차가 원래는 그럴 의도는 없었고, 그저 스쳐 지나가려고 했었을 뿐이라고 설명하는 것과 비슷한 이치입니다. 차들끼리 부딪히는, 일종의 교통사고는 길거리에서 매번 일어납니다만, 사람들은 거기에 주목을 별로 하지 않습니다. 누가 잘못이 있는지도 당사자가 아니면 그다지 관심을 보이지 않습니다.


여하튼, 제가 읽었던 그 기사의 말미에서, 제 사건에 대하여 아주 생생한 묘사를 읽고 나서, 저는 피의자로 조사받는 사람이 전도유망한 선수이고, 그의 경력에 대한 세세한 열거를 봤습니다. 


"피해 여성은 숨을 쉬고 있었지만 의식은 없었다. 그녀의 속옷은 옷이 벗겨진 복부를 기준으로 6인치 아래에 놓여 있었다. 여성 피해자는 태아가 자궁에 있는 자세와 비슷하게 누워있었다. 그런데 강간 혐의를 받는 남성은 수영에 남다른 재능을 가지고 있다." 


그의 수영 기록이 마치 이 사건과 연관이 있다는 뉘앙스였습니다. 저는 요리에 재능이 있습니다. 만일 저 기사에 수영 대신 '요리'라는 단어를 집어넣는다면, 기사 말미에 특기나 교외활동을 삽입함으로써 그간 있었던 일의 부조리함을 상쇄시킬 효과를 거둘 수가 있습니다.


그날 밤, 뉴스를 시청하시던 제 부모님 곁에 다가가서 저는 제가 당했던 일을 설명했습니다. 누군가로부터 성적 공격을 받았고, 그렇기 때문에 TV 시청하기가 겁이 난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괜찮다고, 지금 바로 여기에 있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덧붙여 말했습니다. 중간 정도 말을 하다가, 저의 어머니는 갑자기 말씀을 하기 시작하셨습니다. 아마도 그 순간은, 제가 더 이상 일어서서 말하기가 숨이 찰 정도로 힘들다는 느낌을 받았을 때였습니다.


사건이 벌어진 직후, 그날 밤에 피의자는 제 이름을 모른다고 답했습니다. 여러 명의 얼굴이 나온 사진첩에 제 얼굴을 알아차리지도 못했습니다. 저와 그 사이의 대화가 있었다고 얘기하지도 않았고, 그저 같이 춤을 추면서 키스를 나눴다고만 진술했습니다. 춤은 그저 모호한 용어일 뿐입니다. 손가락으로 딱 소리를 내며 몸을 회전하는 춤을 말하는 것인가요? 아니면 서로의 몸을 최대한 밀착시켜서 추는 것을 의미하는 것일까요? 사건을 조사하던 형사가 그에게 저를 자신의 기숙사로 데려가려 했는지를 묻자, 그는 단연코 아니라고 답했습니다. 사건을 조사하던 형사가 커다란 쓰레기통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를 묻자, 그는 잘 모르겠다고 답했습니다. 그는 그 파티에서 다른 여성들과 키스를 했고, 그 가운데 한 명은 제 여동생이었고, 여동생은 그를 밀치려고 했다는 사실은 인정했습니다. 파티에서 여성을 꼬셔 잠자리를 가지려고 했었다는 것까지는 인정을 했습니다. 저는 마치 부상을 당해 무리에서 따로 떨어져 나간 한 마리의 영양(antelope)이나 다름없었고, 혼자였으며, 연약했고, 제 자신을 가눌 수 없을 정도로 의식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저를 선택했던 것이었습니다. 때때로 저는 그 파티를 가지 않았더라면, 이런 사건을 겪지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제가 가지 않았으면, 다른 누군가가 저처럼 피해를 입었을 거라 확신합니다. 당신은 술에 취한 여학생들이 있는 파티를 무려 4년 동안 갈 수 있는 대학생이 되셨습니다. 하지만 그런 환경에 직면한다면 당신은 거기서 그만둬야 한다고 느껴야 합니다. 사건이 벌어지고 나서, 경찰서에서 조사받을 때, 당신은 그때 제가 희열감을 느낀 나머지 좋다고 신음소리를 내뱉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제가 당신의 등을 문질렀다고 진술하셨죠. 당신의 등을 말입니다.


당신은 제가 섹스에 동의했다는 말은 전혀 하지 않았습니다. 당신은 제가 하지 말라고 얘기 꺼냈다는 점을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제가 당신의 등을 문질렀다는 것만 언급했습니다. 저는 이 사건을 계속 다루는 언론 때문에 제 성기와 엉덩이가 바깥에 그대로 노출되었다는 점, 제 가슴을 누군가 눌렀다는 흔적이 있다는 점, 한 사람의 손가락이 제 질을 만졌다는 점, 제 신체의 오목한 부분에 솔잎과 같은 불순물이 삽입되었다는 점, 벗겨진 제 몸과 더불어 제 머리도 땅에 끌린 채 커다란 쓰레기 통 뒤에서 발견되었다는 점, 그리고 자신의 성기를 발기시키면서, 정신을 잃은 저를 강간한 사람은 스탠퍼드 대학 신입생이라는 점을 또다시 알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때의 순간을 제대로 기억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제가 그 순간에 싫다고 부정적인 단어를 내뱉었다는 것을 어떻게 입증해야만 할까요?


이 사건은 굳이 법정까지 가서 시시비비를 다툴 필요가 없다고 봅니다. 목격자가 존재하고, 제 몸에는 흙이 묻었고, 피의자는 저를 범하고 나서 도망가다가 결국 잡혔기 때문입니다. 당신은 잡힌 채로 나에게 미안하다고 형식적인 말을 전했습니다. 우리는 일을 한 단계 진전시켜야만 합니다. 하지만, 당신은 아주 유명한 변호사를 고용했습니다. 힘 있는 감정인(expert wintess)을 데리고 왔습니다. 제 진술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만한, 저의 과거 이력을 조사할 수 있는 사설탐정까지 고용했습니다. 이 모든 노력은 저와 제 여동생의 생각과 진술이 틀렸다고 말하는 동시에 사건 자체를 오해에서 비롯된 해프닝이라고 변질시키려는 당신의 전략의 한 부분일 겁니다. 잘 기억나지 않는다는 당신의 진술을 비롯해서, 당신의 각고한 노력은 이미 빛을 발휘하기 시작했고, 온 세상은 이 사건에 대해서 여러 모호한 의견을 내놓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공격을 당했다는 점과 더불어서 그때의 기억이 제대로 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제가 그때의 순간을 원하지 않았다는 점을 기술적으로 증명할 수가 없습니다. 이것은 저를 일그러뜨립니다. 이것은 저를 손상시킵니다. 그리고 이것은 저를 거의 파멸로 이르게 합니다. 가장 슬픈 현상은, 제가 공격당했다는 점을, 아니면 제가 강간당했다는 점을 외부로 공공연하게 말하고 다닌다면서 저를 헐뜯는 사람들이 생겼다는 것입니다. 저는 사건의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것을 알리기 위해 1년 동안 싸웠습니다. 하지만 세상은 저의 기대와 달리 완전히 다르게 바뀌어갔습니다.


혹여 법정에서 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미리 알려주고 싶다는 얘기를 전문가로부터 들었을 때 저는 그런 상황을 마주할 준비를 할 수가 없다고 답했습니다. 제가 병원에서 의식을 되찾았을 때, 그는 이미 혐의를 받고 있었습니다. 그가 저지른 범행에 대해서 그 누구도 속 시원하게 설명해주지 않았습니다. 가장 최악인 사실은, 그는 제가 그때의 순간들을 기억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잘 안다는 점입니다. 그는 이것에 대해서 시나리오를 미리 기획했을 겁니다. 그는 무엇이든 자기가 가질 수 있고, 다른 사람이 방해할 수가 없다는 점을 내세웠습니다. 그때 저에게는 저항할 힘이 없었습니다. 하지 말라고 외치지도 못했습니다. 전적으로 저는 방어를 할 수 없는 상태였습니다. 제가 기억하지 못했다는 사실은 저에게 악영향을 끼쳤습니다. 제 선서는 효과가 없고, 설득력도 부족합니다. 이런 생각을 하면서 저는 법정에서 승리를 거두지 못할 것이라는 일말의 가능성을 조금씩 수용하게 되었습니다. 당신의 변호사는 법정 배심원단에게 끊임없이 "오직 믿을 사람은 여기에 있는 브록(Brock)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기억을 못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무력감을 결국 저에게 하나의 트라우마로 작용하고야 말았습니다.


제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시간을 가지는 대신에 저는 그날의 끔찍했던 순간들을 다시 머릿속에 끄집어내기로 마음먹었습니다. 법정에서 당신의 변호사께서 하실 아주 공격적이면서도 가차 없는 질문들을 미리 대비하기 위한 방편이었습니다. 그 변호사는 저를 진로에서 이탈하도록 연신 노력을 할 것입니다. 앞서 한 진술과 상반된 얘기를 제가 하도록 머리를 쓸 겁니다. 제 대답을 교묘하게 조종할 수 있는 능력을 아마도 지니고 있는 변호사일 겁니다. 당신의 변호사는 저에게 "몸에 상처가 나 있는 것을 미리 알아차리셨습니가?"라고 묻는 대신에, "당신은 몸에 상처가 있었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했죠, 그렇죠?"라고 물으실 거라 생각합니다. 이것은 한 사람의 심리를 압박시키는 전략 가운데 하나입니다. 저의 자존감을 파괴시키는 전술이기도 합니다. 저를 강간한 범죄행위는 너무나도 명백하지만, 여기 법정에 섰으니, 이런 질문들을 답해야만 했습니다. 


당신은 몇 살 인가요? 당신의 몸무게는 얼마입니까? 그날 무엇을 먹었습니까? 그날 저녁식사로 무엇을 먹으셨죠? 누가 그 저녁식사를 만들어주셨습니까? 그 저녁식사를 먹을 때 술도 마셨습니까? 아니라고요? 물도 안 마셨습니까? 언제 술을 마셨습니까? 얼마나 술을 마셨습니까? 어떤 용기에 술이 있었나요? 누가 그 술을 주었습니가? 술을 보통 얼마나 마십니까? 누가 당신을 그 파티에 데려다주었습니까? 파티에 도착한 시간은 언제였나요? 도착한 곳은 정확히 어디였습니까? 어떤 옷을 입으셨죠? 왜 파티를 가려고 하셨습니까? 거기서 무엇을 하셨습니까? 그렇게 한 것이 확실합니까? 그걸 언제 하셨습니까? 이 스마트폰 문자는 무슨 뜻입니까? 언제 소변을 보셨습니까? 어디서 소변을 보셨습니까? 당신이 소변을 볼 때 밖에서 기다린 사람은 누구였습니까? 여동생이 당신에게 전화할 때 당신의 스마트폰은 무음이었습니까? 무음이었을 때를 기억하십니까? 왜냐하면 진술서 53 페이지를 보면 당신은 그때 무음이 아니라 벨소리로 바꿨다는 글귀가 있기 때문입니다. 정말로 사실입니까? 대학 때 술을 마셨습니까? 당신 스스로를 파티 중독자(Party Animal)라고 하셨다면서요? 얼마나 정신을 잃으십니까? 남학생 사교클럽 파티를 좋아하십니까? 당신 남자친구와는 진지한 관계입니까? 얼마나 그와 섹스를 하십니까? 연애를 언제부터 하셨습니까? 바람을 피우신 적이 있으신가요? 바람을 핀 이력이 있으십니까? 당신 남자친구에게 '상'을 줄 거라는 말은 도대체 무슨 의미입니까? 몇 시에 일어나셨는지 기억하십니까? 그때 카디건을 입고 계셨나요? 그 카디건의 색상은 무엇이었습니까? 그날 밤에 기억나는 것은 없으십니까? 없습니까? 알겠습니다. 이제 터너에게 질문을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저의 개인적인 삶, 과거의 삶, 저희 가족의 삶을 해부하려고 하는 의도가 확고한 질문들로 인해 저는 엄청난 타격을 입었습니다. 제 이름조차도 묻지 않은 채 반쯤 발가벗은 저를 올라탄 남학생에게 핑곗거리를 주고자 사건이 일어났던 과정에서 뭐라도 찾아내는 것 같았습니다. 물리적 공격 이후 저는 변호사의 이러한 질문들 때문에 심리적 공격을 또 한번 당해야만 했습니다. 그리고 제가 술에 취해 정신을 잃었고, 제가 술에 중독되었고, 제가 하는 말은 논리가 맞지 않고, 약간 미친 것 같기도 하고, 이 남자가 전도유망한 체육 선수이니까 한번 자 보려고 했던 것 같고, 저와 그는 술에 취해있었고, 터너는 저 때문에 지금 매우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점을 변호사는 배심원단에게 설파하려고 했었습니다.


터너가 법정에서 진술할 차례가 되었습니다. 그가 진술하는 동안 저는 또다시 폭행을 당한 기분이었습니다. 그날 밤 그는 저를 자신의 기숙사 방으로 데려갈 의도가 처음부터 없었다는 진술을 꼭 명기해주십시오. 그는 왜 저희가 커다란 쓰레기통 뒤에 있었는지를 모른다고 말했습니다. 누군가로부터 쫓기고 공격당해서 기분이 그다지 좋지 않았고, 그래서 커다란 쓰레기통 뒤에서 잠시 쉰 다음에 떠났다고 덧붙여 말했습니다. 그러고 나서 그는 제가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고 말았습니다.


그로부터 약 1년이 지난 지금, 제가 그때 예상한 대로 새로운 시나리오가 나타났습니다. 브록 터너는 기묘하면서도 새로운 대사를 내뱉기 시작했습니다. 젊은 독자들을 타깃으로 한 싸구려 풍속 연애 소설과 비슷한 줄거리였습니다. 어린 학생들이 우연히 만나서 감정을 속삭이고 키스를 하고 같이 춤도 추고 손을 잡으면서 아주 자연스럽게도 바닥 위에서 서로의 몸을 갈구한다는 내용이었고, 가장 중요한 구절은 저희가 갑자기 상대방의 몸을 허락했다는 것이었습니다. 사건이 발생한 지 1년이 지나자, 그는 사건의 모든 것을 기억해냈던 것이었습니다. 아, 맞습니다. 그에 따르면 저는 모든 것에 "좋다고" 말한 여성이었습니다. 


그는 저에게 같이 춤을 추자고 물어봤다고 합니다. 보아하니 제가 승낙을 한 것 같습니다. 자신의 기숙사로 같이 가자고 물었답니다. 저는 승낙했다고 합니다. 그러고 나서 제 질 안으로 자신의 손가락을 집어넣어도 되냐고 물어봤답니다. 제 대답은 똑같았을 겁니다. 하지만 남성 대다수는 손가락을 집어넣어도 되냐고 묻지 않습니다. 보통은 시간이 지나면서 분위기가 대충 달아오르게 되면 손가락 집어넣는 건 자연스러운 행위일 뿐입니다. 질의응답처럼 상대방에 묻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에 따르면 저는 모든 사항에 대해서 승낙을 했다고 합니다. 그의 작품에는, 이건 그쪽에서 매우 강조하는 부분입니다만, 제가 오직 단어 세 가지를 말했다는 내용이 나옵니다. "좋아.", "좋아.", "좋아." 그가 쓰레기통 뒤에서 제 옷을 벗길 때 제가 언급한 단어라고 합니다. 여기에 있는 남성들을 위해 제가 하나의 좋은 예를 말씀드리겠습니다. 훗날 어느 순간에, 자기 앞에 있는 여자가 잠자리를 승낙한 것인지 매우 헷갈려할 때가 있다면, 그녀가 말하는 한 문장을 처음부터 끝까지 잘 들으시면 됩니다. 어떤 사람은 그 한 문장도 제대로 듣지 못합니다. 짧으면서도 논리 정연한 그 한 문장을 말입니다. 왜 헷갈려하는지 저는 도대체 모르겠습니다. 이것은 인간이라면 기본적으로 습득할 수 있는 능력이지 않습니까.


터너의 진술에 따르면 저희가 땅바닥에 서로의 몸을 밀착하게 된 이유는, 제가 걸어가다가 갑자기 넘어졌기 때문입니다. 명심하십시오. 어떤 한 여성이 길을 가다가 갑자기 넘어졌다면, 강간하지 마시고 그녀를 일으켜 세워주십시오. 어떤 한 여성이 술에 취한 나머지 걷지를 못하거나 길거리에 누워 있다면, 그녀의 몸 위로 올라타서 하의를 벗기고 질 안 쪽으로 자신의 손가락을 집어넣지 마십시오. 한 소녀가 넘어져 있다면 다가가서 세워주는 것만 도와주십시오. 어떤 여성이 원피스 위에 카디건을 입고 넘어져 있다면, 그녀의 가슴을 만지려고 옷을 벗기지 마십시오. 그녀는 그저 감기에 걸려 카디건을 하나 더 입었을 뿐이었을지도 모릅니다.


터너의 진술의 또 다른 챕터를 보면, 두 명의 스웨덴 학생들이 자전거를 타고 쓰레기통 부근으로 다가오자, 두려움을 느낀 나머지 그대로 도망갔다는 내용이 나와 있습니다. 도망치기 전에 스웨덴 학생들에게 왜 이렇게 말씀을 하지 않으셨습니까? "하지 마세요. 아무 일도 없었어요. 저 여자분에게 가서 물어보세요. 그녀는 그저 술에 취해 바닥에서 자고 있을 뿐이에요. 잠에서 깬다면 당신들에게 얘기를 해줄 거예요." 당신이 말씀하지 않으셨습니까? 제가 동의를 했다고 말입니다. 경찰관이 현장에 도착하고 당신을 공격한 두 명의 스웨덴 학생들을 조사할 때, 그들 가운데 한 명은 쓰레기통 뒤에서 목격한 광경을 보고 나서 너무나 끔찍한 생각이 난 나머지 울음을 터뜨려 제대로 진술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당신의 변호사는 일관되게 이런 주장을 합니다. 제가 언제 기억을 잃었는지를 제 자신도, 당신도 전혀 모른다는 점을 말입니다. 당신의 말이 맞을 수도 있습니다. 그때 제 동공은 떨고 있었거나, 혹은 스스로 제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요점이 아닙니다. 저는 너무나 취했기 때문에 말을 제대로 할 수도 없었고, 동의 자체를 할 수가 없었습니다. 당신은 쓰레기통 뒤에서 저를 발견했을 때부터 저를 만지지 말았어야 했었습니다. 또한 당신은 이렇게 진술하셨습니다. "그녀가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는 점을 저는 알아차리지 못했어요. 만약 알아차렸다면 저는 곧바로 멈췄을 거예요." 네가 정신을 잃었을 때만 멈출 거라고 말했던 당신은 지금도 상황을 확실하게 인식하지 못하셨습니다. 어쨌든, 당신은 제가 정신을 잃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움직이지 않으셨습니까? 당신이 아닌 다른 사람이 당신을 멈추게 만들었습니다. 오히려 저 멀리서 자전거를 타고 쓰레기통 부근으로 온 두 명의 남성들이 어두운 곳에 제가 아무런 미동을 보이지 않은 채 쓰러져 있는 것을 보고 당신을 멈춰야 한다고 판단 내리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제 몸을 올라탔던 당신은 어째서 이러한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하셨습니까?


당신은 자신의 행동을 멈추고 주위에 도움을 요청했을 거라고 언급하셨습니다. 당신은 이런 주장을 그간 많이 하셨습니다. 그렇다면 당신이 어떤 도움을 저에게 주고 싶었는지를 자세히 설명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차근차근 말씀해 주십시오. 저는 정말로 알고 싶습니다. 만약 그 두 명의 스웨덴 남성 학생들이 저를 발견하지 못했다면, 그날 밤은 어떻게 진행되었을까요? 저는 당신에게 묻고 있는 겁니다. 제 속옷과 팬티를 다시 입혀주려고 하셨습니까? 제 목에 감긴 목걸이를 풀어주려고 하셨습니까? 제 다리를 가지런히 놓으면서 저를 보호하려고 하셨습니까? 제 머리칼에 들어간 솔잎을 빼주려고 하셨습니까? 제 목과 하복부 쪽에 난 상처를 보며 아픈지 물어보려고 하셨습니까? 친구들에게 다가가 도움을 요청하면서 땅바닥에 쓰러져 있던 저를 좀 더 따뜻하고 안전한 곳으로 데려가려고 하셨습니까? 저는, 그날에 만약 두 명의 스웨덴 학생들이 저를 발견하지 못하고 그냥 지나쳐 갔다면 어땠을까, 라는 상상을 하게 되는 날이라면 너무나 무서워져 밤에 제대로 잠을 못 자곤 합니다. 저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이 질문은 당신이 결코 대답할 수 있는 종류일 겁니다. 그리고 이것은 당신이 사건이 벌어진 지 1년이 지났지만, 결코 설명할 수 있는 질문이기도 합니다.


이와 더불어서, 당신은 제가 '디지털 페네트레이션(Digital Penetration, 질이나 항문에 소니 사이버샷 같은 소형 카메라를 집어넣으면서 쾌락을 맛보는 동시에 신체 안을 촬영하는 변태적 성행위의 일종)'을 한 지 1분 만에 오르가즘을 느꼈다고 주장하셨습니다. 병원에 있을 때 간호사들은 제 몸을 검사하면서, 제 성기 안 쪽에 찰과상과 열상이 발견되었고, 소량의 흙이 묻어있다고 알려주셨습니다. 그러면 이것은 또 무엇을 의미하고, 사건이 벌어졌다면 디지털 페네트레이션 전일까요, 아니면 후일까요?


법정 안에서 선서를 한 뒤 당신은 모든 사람들에게 제가 섹스를 원했고, 그래서 승낙을 했으며, 전혀 알지도 모르는 두 명의 건장한 스웨덴 학생들에게 공격을 당해 현장을 도망쳤다고 얘기했던 것은 완전히 헛소리인 동시에 매우 이기적인 처사이고, 엄청난 공격입니다. 나에게 고통을 주려고 했다면, 이 정도로도 충분합니다. 또한 이것은 지금도 고통을 겪는 피해자의 정당성을 파괴시키는, 아주 무자비한 행동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저희 가족은 제 머리칼이 솔잎들에 의해 매우 헝클어진 장면을, 제 몸에 흙이 묻어 더러워졌고, 눈은 감겨 있고, 머리는 완전히 산발이 된 채로, 무릎은 접혀 있고, 하의는 어디론가 실종된 장면을 언론의 기사와 사진들을 통해 직접 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전 심리에서 저희 가족은 당신의 변호사로부터 이런 설명을 들었습니다. "그 사진들은 사건 직후에 촬영된 것이고, 증거로써 의미가 없기에 우리는 무시할 겁니다. 또한 병원의 간호사가 피해자의 성기 안 쪽에 상처와 열상이 있다고 확인했지만, 이것은 질에 손가락을 집어넣으면 생기는 현상입니다. 그리고 저의 고객은 손가락을 집어넣었다는 것은 이미 인정했습니다." 당신의 변호사가 제 얼굴이 나온 사진의 구도를 교묘히 활용하면서 저를 술과 파티에 미친 한 여대생으로 묘사하는 광경을 저희 가족은 봐야만 했었습니다. 당신의 변호사가 제가 바보 같은 사람이라 술에 취했지만 전화통화를 했고, 아주 바보 같이 말을 하는 버릇이 있다는 얘기를 저희 가족은 들어야만 했었습니다. 당신의 변호사는 제가 남자친구에게 보낸 보이스메일을 증거로 보이면서, 그에게 했던 이야기 가운데 '보상'이라는 단어를 강조하며 제가 그 순간에도 이성적인 사고를 하고 있었다는 점을 주장하는 순간을 저희 가족은 직면해야만 했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그때 언급한 보상은, 이름도 모르고 영문도 모른 채 저에게 갑자기 다가온 남자에게 주려고 했던 것이 아니었습니다.


당신은 저와 제 가족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재판 기간 내내 주었습니다. 저희 가족은 방청석에 앉아 당신이 소설을 쓰는 과정을 조용히 들었습니다. 하지만 결국에는, 당신이 허무맹랑한 주장만 연신 펼치고, 당신의 변호사가 저에 대해서 증거와 논리를 아무리 교묘하게 비틀려 얘기해도, 진실은 승리할 겁니다. 진실은 스스로 말을 하기 때문입니다.


브록 앨런 터너, 당신은 유죄입니다. 12명의 배심원들은 검찰이 기소한 너에 대한 세 가지 혐의를 모두 죄가 있다고 평결 내렸습니다. 배심원단이 12명이었으니까, 당신은 한 혐의마다 유죄를 12번이나 선고받은 셈입니다. 혐의가 3가지이니까, 총 36번의 유죄를 선고받았습니다. 그것도 100%로 말입니다. 만장일치로 당신은 죄인이 되었습니다. 배심원단의 평결 이후 저는 마침내 모든 것이 끝났다고 생각했습니다. 당신은 끝에 가서 자기가 저지른 죄에 대해 진심 어린 사과를 하고, 당신과 저는, 각자의 영역에서 앞을 향해 한 단계 전진할 거라고 예상했습니다. 그때 저는 우연히 당신이 말한 내용이 들어간 진술서를 읽었습니다.


만약 당신이 내 몸 안에 있는 수많은 장기들 가운데서 하나가 분노로 인해 자체적으로 폭발해서 내가 결국 사망하기를 바란다면, 당신은 거의 성공할 뻔했습니다. 이 사건은 파티를 좋아한 한 여성이 술에 취해서 우연하게 한 남성과 하룻밤을 같이 보낸 실수가 아닙니다. 공격은 우연히 벌어진 사건이 절대로 아닙니다. 어떤 이유이든지 간에, 당신은 지금까지도 상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마침 이 기회를 통해서 저는 피고의 진술서 일부분을 읽고, 그것에 대한 저의 답변을 드리고자 합니다.


술에 너무 취해서 도무지 최선의 선택을 내릴 수가 없었다. 그녀 또한 마찬가지였을 것이다,라고 당신은 말씀하셨습니다.


술은 변명이 되지 못합니다. 그렇다면 술이 한 요인이 될 수 있을까요? 그건 맞습니다. 하지만 술이 제 옷을 강제로 탈의시키거나, 제 질 안으로 손가락을 집어넣거나, 땅에 제 머리를 질질 끌리도록 만들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저를 거의 나체로 만들지도 못합니다. 술을 너무 많이 마셔 취한다는 것은 바보 같은 행위이고, 저는 이것을 인정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그것은 범죄 행위는 아닙니다. 여기에 계신 모든 분들도 한번쯤은 과거에 술을 너무 많이 마신 적도 있었을 테고, 혹은 술을 너무 많이 마셔 고주망태가 된 친구가 다음날 너무나 후회한다고 고백한 사연을 한번쯤은 들어보셨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과도한 음주에 대해서 후회하는 것과 성폭행을 한 다음에 후회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문제입니다. 저와 당신, 우리는 그날 취해있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당신과 구별되는 점이 있습니다. 저는 당신의 바지와 속옷을 벗기지 않았습니다. 저는 당신의 몸을 부적절하게 만지지 않았습니다. 저는 당신으로부터 도망치지 않았습니다. 그것이 저와 당신을 구별해주는 확연한 차이점입니다.


만일 내가 그녀에게 관심이 있었더라면, 기숙사로 같이 가자고 말하는 대신에 번호를 먼저 물어봤을 것이다,라고 당신은 말씀하셨습니다. 


당신이 먼저 제 번호를 묻지 않아서 제가 이렇게 화가 놨다고 생각하십니까? 만약 제가 당신과 약간의 친분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지금과 같은 상황에는 직면하고 싶지는 않았을 겁니다. 제 남자친구가, 거대한 쓰레기통 뒤에서 제 질 안쪽으로 손가락을 집어넣으려고 했다면, 저는 그의 뺨을 엄청 세게 때렸을 겁니다. 어떤 여성이든지 간에, 이런 상황을 직면하고 싶지 않다는 점을 확실하게 말씀드립니다. 그 누구도 원하지 않습니다. 당신이 그 여성의 전화번호를 알았는지는 여기서 그다지 중요하지가 않습니다.


나는 매우 바보 같이, 다른 사람들이 하는 행동을 나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술 먹는 것 말이다. 나는 잘못된 행동을 했었다,라고 당신은 말씀하셨습니다.


한번 더 말씀드리겠습니다. 술 먹는 것은 잘못된 행동이 결코 아닙니다. 그날 당신 주변에 있었던 모든 사람들은 저를 성적으로 공격하지 않았습니다. 당신은, 당신 주변에 있었던 모든 사람들이 하지 않았던 행동을 했었기 때문에 잘못했다고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아무도 볼 수 없는 매우 어두운 공간에서, 심지어 파티에 참석한 사람들이나 제 여동생이 발견할 수 없는 어느 공간에서, 발기가 돼서 무척 단단해진 당신의 성기를 벗겨지고 연약한 제 몸에 밀착시키고 문질렀기 때문에 당신의 행동이 잘못이라고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파이어볼(fireball)을 너무 마신 것은 잘못된 게 아닙니다. 범죄 행위가 아닙니다. 사탕을 먹고자 바깥 껍질을 차근차근 벗기는 것처럼, 내 속옷을 차례차례 벗겨 어디론가 던져버리고, 제 몸의 오목한 부분에 당신의 손가락을 삽입한 것이 바로 당신의 잘못된 행동입니다. 왜 지금도 저는 이것을 또다시 설명해야 합니까? 


심리 기간에 나는 그녀를 또다시 희생자로 만들고 싶지 않았다. 내가 아닌 나의 변호사가 한 짓이다. 그의 변호 방식이었을 뿐, 이라고 당신은 말씀하셨습니다.


당신의 변호사는 희생양이 아닙니다. 당신을 대변하는 사람입니다. 당신께서 믿기 어려울 정도로 당신의 변호사가 법정에서 비열하고 심한 발언을 했을까요? 물론 그렇습니다. 당신의 변호사는 그날 바깥공기가 너무나 추워서 당신의 성기가 발기되었다고 말했습니다.


나는 지금 고등학생과 대학생을 상대로 한 프로그램을 하나 기획하고 있는데, 나만의 이야기를 공유하면서 학교 캠퍼스에 만연된 과도한 음주 문화와 그에 따른 난잡한 성 문화를 개선시키려고 한다,라고 당신은 말씀하셨습니다.


당신은 캠퍼스 음주 문화라고 언급하셨습니다. 우리가 서로 대립했던 것이 바로 이것 때문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제가 1년 동안 처절하게 싸워 온 이유가 캠퍼스 내에 만연된 과도한 음주 문화를 반대 때문이라고 보시는 겁니까? 캠퍼스 내 무분별한 강간 사건과 성폭력 사건에 대항해서 제가 여기에 있는 것이 아닐까요? 아니면 성적 접촉 전에 상대방으로부터 동의를 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설파하기 위해 제가 여기에 있는 것이 아닐까요? 캠퍼스 음주 문화라는 것은 잭 다니얼(Jack Daniel) 같은 위스키나 스카이 보드카(Skyy Vodka)를 의미하는 것입니까? 음주에 대해서 자신의 이야기를 공유하고 싶다면, 이곳 법정이 아닌 알코올 중독자 치료 모임(AA Meating)에 나가십시오. 무분별하게 술에만 의지하는 것과 술에 취하고 나서 다른 사람을 강압적으로 공격하는 것과 차이점이 있다는 것을 모르십니까? 술을 적게 마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남성들에게 여자를 존중하는 법을 알려주시는 게 더 나을 겁니다.


또한 당신은 과도한 음주 행태와 더불어 그에 따른 문란한 성문화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두 가지의 개별 형태를 하나로 합치셨습니다. 이것은 과도한 음주의 부작용은 난잡한 성행위라는 연상을 가지게 유도합니다. 당신이 햄버거를 시키면 세트의 일환으로 콜라나 프렌치프라이가 뒤따라 나오는 것과 비슷한 주장입니다. 저는 그간 언론에서 이런 제목의 기사를 본 적이 단연코 없었습니다. '브록 앨런 터너, 과도한 음주와 그에 따른 난잡한 성행위로 인해 유죄 선고받다.' 캠퍼스 내 성폭행, 이것이 바로 당신의 파워포인트 첫 장이 될 것입니다. 당신이 이 주제에 대해 프레젠테이션을 하지 않는다면, 당신이 찾아가는 대학이나 고등학교를 저 역시 찾아가서, 당신 발표 이후에 제가 추가적인 프레젠테이션을 할 것입니다. 이것은 믿으셔도 됩니다.


하룻밤의 과도한 음주가 한 사람의 인생을 망칠 수 있다는 점을 얘기하고 싶다, 고 당신은 말미에 말씀하셨습니다.


한 번의 인생, 한 사람의 인생, 당신의 인생, 그리고 당신은 저의 인생을 잊으셨습니다. 당신의 구절을 고쳐도 괜찮겠습니까? 저는 사람들에게 하룻밤의 과도한 음주가 한 사람이 아닌 두 사람의 인생을 망칠 여지가 있다는 점을 널리 알리고 싶습니다. 당신의 인생과 저의 인생이 망가졌습니다. 당신이 원인이고 제가 결과입니다. 당신은 저를 지금과 같은 이 생지옥으로 끌고 들어왔습니다. 그날 밤에 당신은 끊임없이, 연달아 저를 밀어 넣었습니다. 당신은 우리의 공든 탑을 무너뜨렸습니다. 당신이 탑을 무너뜨리는 그 순간에, 제 자신도 결국 무너졌습니다. 만약 당신이 제가 여분의 탑을 지녔다고 판단해서, 아무 탈이 없다고 스스로 생각한다면, 그래서 오늘 행복한 결말을 맺을 거라고, 당신 역시 행복한 결말을 맺을 거라고 예상했더라면, 그것은 너무나 크나큰 착각입니다. 그 누구도 여기서 승리 못합니다. 당신과 저, 우리의 마음은 점차 황폐해질 테고, 지금 겪는 이 고통에서 남다른 의미를 찾고자 혈안이 되어 있을 겁니다. 이 사건으로 인해 당신은 보다 확실한 피해를 입었습니다. 당신의 배경과 학위, 그리고 스탠퍼드 대학 입학 등 모든 것은 사라져 버렸습니다. 이와 반대로, 저의 피해는 몸 안에 있고, 보이지도 않기 때문에, 언제나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당신은 저의 고유한 가치, 사생활, 신체적 활력, 시간, 안전한 환경, 친밀성, 자신감, 그리고 목소리를 지금까지도 빼앗아 가고 있습니다.


당신과 저는 한 가지 공통점을 공유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아침에 제대로 일어날 수가 없을 겁니다. 저는 이제 고통에 익숙합니다. 당신 때문에 저는 피해자로 전락하고 말았습니다. 신문 기사에서 저는 "술에 취해 의식을 잃은 여자"라고 묘사됩니다. 이것 말고 다른 표현은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동안, "술에 취해 의식을 잃은' 게 제 자신의 전부라고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저만의 고유한 이름과 정체성을 다시 찾고자 얼마나 정성을 들였느지 모르겠습니다. '술에 취해 의식을 잃은' 것이 제 자신이 아니라고 계속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그간 저를 '술에 취해 쓰레기통 뒤에서 발견된 피해자', 당신은 '명문 대학에 입학 예정인 전도유망한 10대 선수로서 유죄가 확정되기 전까지는 무죄이며, 지금 법원에서 결과를 기다리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기 위해서 혼신의 노력을 다했습니다. 저는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서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은 사람입니다. 그리고 제 자신의 가치를 알리기 위해 무려 1년을 기다렸습니다.


제가 과거에 누렸던 저만의 진취적인 마음, 자연스러운 기쁨과 즐거움, 그리고 평온한 일상은 이제 크나큰 타격을 입었습니다. 이제 저는 제 마음을 스스로 닫았고 언제나 분노를 표출하며 피곤함을 느끼거나 아니면 짜증을 부리거나 공허한 감정을 느끼는 동시에 자기 비하를 하곤 합니다. 자존감이 매우 떨어진 상태입니다. 고립감은 점점 심해지고 있습니다. 당신은 사건이 벌어지기 전날까지 영위했던 제 삶을 다시 돌려줄 수가 없습니다. 당신이 땅에 떨어진 자신만의 명예만을 고려하고 있을 때, 저는 매일 밤마다 숟가락 하나를 냉장고에 넣으면서 얼리곤 합니다. 밤새 울면서 자기 때문에 다음날 아침에 붓기가 가득한 제 얼굴에 그 숟가락을 대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해야지 전방을 볼 수가 있습니다. 저는 직장에 한 시간 늦게 도착합니다. 사무실로 가는 도중에 계단 구석에서 홀로 울기 때문입니다. 당신이 원하신다면, 제 사무실이 있는 건물에서 홀로 조용히 울기 좋은 곳을 알려드릴 수가 있습니다. 고통이 너무나 심했기 때문에 제 상사에게 그간 겪었던 일을 자세히 알려주며 회사를 관두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저는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일상을 계속 견디기가 너무나 힘들웠고, 불가능에 이를 지경이었기 때문입니다. 저축한 돈을 토대로 저는 가능하면 멀리 갈 수 있는 곳으로 갔습니다. 그리고 저는 당분간 정규직 일자리를 얻지 못할 거라고 깨달았습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계속 연기되는 재판 일정과 심리로 인해서 약 2주 정도는 여기에만 집중해야 한다는 현실을 알아차렸습니다. 최근 1년은 제 인생에서 예정과 달리 연기가 되었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결국 제 삶의 근본적 구조는 완벽하게 무너져버렸습니다.


저는, 5살 아이처럼, 밤에 불을 켜지 않으면 잠자리에 들지 못합니다. 다시는 일어나지 못할 것이라고 느끼는 어떤 공간에서 누군가가 제 몸을 만지는 악몽을 계속 꾸는 게 바로 그 이유입니다. 그래서 저는 새벽에 동이 틀 때까지 기다리다가 햇빛을 보고 잠을 청합니다. 무려 3달 동안, 저는 새벽 6시가 돼서야 잠을 잤습니다.


저만의 고유한 진취적인 마음가짐과 투철한 독립성에 저는 그간 자부심을 느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저녁에 집 밖으로 산책 나가는 것이 대단히 두렵고, 예전에는 대단히 기분이 좋았을 친구들과 함께 하는 술자리는 너무나 두려워졌습니다. 저는 대단히 의존적인 사람으로 변했습니다. 제 옆에 누군가가 없으면 힘이 듭니다. 이제는 제 남자친구가 제 옆에 꼭 있어줘야 합니다. 이제는 제 남자친구가 제 옆에서 잠을 자야 합니다. 이제는 제 남자친구가 저를 옆에서 꼭 지켜줘야 합니다. 제 자신이 얼마나 연약하고 나약한지를 느낄 때마다 정말로 창피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언제나 수동적인 자세에, 보호가 필요하고, 제 자신이 약하다는 사실을 인지하면 곧바로 분노가 나타납니다.


당신은 제가 그간 저만의 파편화된 인생의 조각들을 다시 붙이고자 얼마나 노력했는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할 것입니다. 무슨 사건이 벌어졌는지 사람들 앞에서 설명하기까지 무려 8개월이나 걸렸습니다. 이제는 더 이상 친구들과 교제를 하지 못합니다. 제 주변에 있는 모든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기가 어렵습니다. 갑자기 마음이 울컥해질 때마다 저는 남자친구와 가족에게 소리를 지릅니다. 괴성을 지릅니다. 제가 무슨 일을 겪었는지를 당신 때문에 절대로 잊지 못할 것입니다. 재판 말미에, 심리가 거의 끝나가자, 저는 말도 제대로 못 할 정도로 피곤함을 느꼈습니다. 기운이 다 소모되자, 저는 침묵만을 유지했습니다. 저는 집으로 돌아가서 스마트폰 전원을 다 끄고, 며칠 동안을 계속 침묵했습니다. 제 입을 스스로 닫았습니다. 당신은 아무도 살지 않는 우주의 한 행성으로 가는 편도 티켓을 구입해 준 셈이었습니다. 언론에 새로운 기사가 등장할 때마다 제가 성장한 동네의 모든 주민들이 피해자 여성이 저라는 사실을 알까 봐 전전긍긍하기도 했습니다. 사람들의 동정심을 바라지는 않습니다만, 이제는 어쩔 수 없이, 강간을 당한 희생자라는 사실이 저의 고유한 정체성 가운데 한 부분이 되어가고 있다는, 지금 이 순간의 현실을 조금씩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당신은 제가 성장한, 제가 살았던 고향까지도 아주 불편하고 힘든 공간으로 바꾸어 놓았습니다.


당신은  제가 그간 눈 뜬 채로 보내야만 했던 밤을 돌려줄 수가 없습니다. 어쩌다 영화를 보게 되는데, 주인공 여성이 누군가로부터 폭행 당하는 장면을 시청하면, 아무리 허구라고 말해도, 그 주인공에 너무나 감정이입을 하게 되고, 저는 밤마다 계속 울곤 합니다. 스트레스 때문에 몸무게도 빠졌습니다. 사람들이 이유를 물으면 저는 조깅을 열심히 한다고 거짓말을 합니다. 사람들의 물리적 손길을 거부하고 있습니다. 저는 그렇게 연약한 여성이 아니라는 점을, 저는 가능성 있는 인물이라는 점을, 그리고 매우 건강한 사람이라는 것을 이제부터 다시 스스로 배워나가야 합니다.


제 여동생도 저처럼 커다란 고통에 휩싸이고 있습니다. 학교를 다니기 어려울 정도로 아주 커다란 아픔을 호소합니다. 당신 때문에 그녀 역시 기쁨을 느끼지 못합니다. 불면증에 시달립니다. 통화를 하면 여동생은 숨을 제대로 쉬기 어려울 정도로 웁니다. 그리고 저에게 끊임없이 미안하다고 말을 합니다. 그날 밤에 저를 혼자 놔두고 나갔다고 대단히 미안해합니다.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언니." 계속 미안하다고 말을 합니다. 여동생은 당신보다 더욱 죄책감을 느끼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당신을 용서하지 않을 겁니다. 그날 밤에 저는 여동생에 전화를 걸어 어디 있는지 알고 싶었습니다. 그녀를 찾아서 집으로 함께 가려고 했었습니다. 하지만 저를 찾은 사람은 여동생이 아니라 바로 당신이었습니다. 당신이 여동생보다 한 발 앞서서 저를 발견했던 것이었습니다. 당신의 변호사는 이런 변론을 펼쳤습니다. "여동생은 언니가 괜찮을 거라고 얘기했습니다. 친동생보다 언니를 더 많이 아는 사람이 누가 있을까요?" 당신은 나를 공격하기 위해서 제 여동생을 이용했습니다. 당신이 법정에서 썼던 전략은 너무나 가엾고, 비열하면서도 저급하며, 제가 오히려 부끄러울 정도로 난잡합니다. 제 동생을 건드리지 마십시오.


당신께서는 이런 짓을 하지 말았어야 했습니다. 제가 이런 짓을 해서는 안 된다고 말을 하기 위해 오랜 기간 동안 제가 싸우도록 만들지 말았어야 했습니다. 당신은 이런 짓을 하지 말았어야 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지금 이 자리에 있습니다. 하지만 피해는 확실합니다. 그 누구도 이것을 되돌리지 못합니다. 그리고 당신과 저는 각자의 선택을 할 권리를 지닙니다. 우리 모두를 파괴시킬 선택을 내릴 수도 있을 겁니다. 만일 이런 선택을 내린다면, 저는 남은 여생 동안 분노와 고통에 휩싸일 테고, 당신은 당신만의 방법으로 현실을 부정하고 살 겁니다. 이런 선택 말고 다른 선택도 존재합니다. 우리 모두가 현실에 직면하는 선택입니다. 저는 고통과 피해를 수용하고, 당신은 형사처벌을 수용하면 됩니다. 그러면 우리 모두가 미래를 향해 새롭게 전진할 수가 있을 겁니다.


당신의 인생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당신의 인생을 새롭게 구성하고 새로운 나날들을 맞이 할 시간이 아주 충분합니다. 세상은 생각 이상으로 광활합니다. 팔로알토(Palo Alto)나 스탠퍼드 대학보다 훨씬 넓습니다. 그리고 당신은 미래에 자신이 유용하게 쓰이고, 스스로 행복해질 수 있는 공간을 구축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지금 당장은 어깨를 으쓱하면서 현실을 부정하지 말기를 바랍니다. 세상이, 혹은 제가 경고를 보내지 않았다고 착각하지 말아주십시오. 당신은 저를 의도적으로, 강제적으로, 성적으로, 악의적으로 폭행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당신은 그저 술을 엄청 많이 마셨다는 것만 인정합니다. 술에 취한 나머지 인생에서 끔찍한 실수를 저질렀다고 당신의 인생과 의도를 일부러 왜곡하지 말아 주십시오. 당신 스스로의 마음가짐을 올바르게 표현할 수 있는 기회를 한번 가져 보십시오.


자, 이제 법원 판결에 대해서 얘기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브록 앨런 터너의 보호감찰관의 보고서를 읽었을 때 저는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고 분노와 깊은 슬픔 때문에 힘들어 했습니다. 저의 진술 대부분은 인정받지 못하거나 심하게 왜곡되어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저는 법정에 있을 때마다 열심히 싸웠습니다만, 피의자에 대해서 이렇게 솜방망이 처벌이 나올 줄은, 또한 이런 형량이 나오는 데 있어 저랑 15분 정도 법적 체계에 대해 대화를 나누며 저만의 심리상태와 현황에 대해 어느 정도 염려를 표한 보호감찰관의 역할이 있었다는 것을 전혀 몰랐습니다. 진술 속에서의 문맥은 대단히 중요합니다. 브록 앨런 터너는 진술을 마쳤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의 진술서를 아직 제대로 읽지 못했습니다.


제 인생은 1년 동안 멈췄습니다. 그 이유는 제가 느꼈던 분노와 불확실성, 그리고 고통이었습니다. 배심원단께서 제가 간직했던 세상의 부조리함을 정확히 인식하는 데 1년이 걸렸습니다. 만약 브록 앨런 터너가 자신의 죄를 일찍이 인정했더라면 저는 변호사를 통해서 배심원단에게 형량을 낮춰달라고 얘기를 하려고 했었습니다. 그의 정직과 솔직함, 그리고 각자의 영역에서 앞으로 다가올 미래에 대한 세심한 준비에 경외감을 느낄 것이라고 내다봤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는 법정까지 이 사건을 끌고 가려는 모험을 취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자신이 가했던 폭력과 더불어 지금까지 저에 대해 모욕을 서슴지 않게 하고 있으며, 제가 겪었던 사건과 저만의 사생활을 몰래 파헤치고 있습니다. 또한 그는 저뿐만 아니라 제 가족까지도 말로 형언이 어려울 정도로 매우 크나큰 곤경에 빠트렸습니다. 브록 앨런 터너는 반드시 자신이 저지른 범죄와 끝까지 인정하지 않으려 했던 의지까지 책임져야 할 것입니다. 저를 계속 의심하게 유도하고, 정의의 심판을 가능하면 끝까지 미루려고 했던 자세까지 처벌받아야 할 것입니다.


저는 보호감찰관에게 브록 앨런 터너가 오랜 기간 동안 감옥에서 복역하게 하지 말아달라고 부탁을 했지, 그가 감옥을 가지 않도록 해달라고 부탁하지는 않았습니다. 1년도 채 안 되는 복역 기간을 구형한 보호감찰관의 행위는 브록 앨런 터너가 저지른 범죄의 심각성에 대한 일종의 모욕입니다. 그리고 제가 그간 겪어야만 했던 아픔과 고통에 대한 모욕이기도 합니다. 저는 보호감찰관에게 이런 얘기도 했었습니다. 제가 진정으로 원했던 것은 브록 앨런 터너의 이해라고 말입니다. 그가 자신이 저지른 죄를 인정하고, 죗값 받는 것을 이해하며, 저에게 사과의 말을 건네주는 것이었습니다.


보호감찰관은 피의자의 나이가 매우 어리고 전과가 없다는 이유로 선처를 내렸습니다. 하지만 제 생각은 다릅니다. 그는 자신이 저지른 행동이 불법인지를 충분히 인지할 수 있는 능력을 지녔습니다. 18세는 군대에 입대해 전쟁을 치를 수 있는 나이입니다. 19세가 되면 누군가를 강간할 시 훗날 엄청난 죗값을 치를 거라고 생각하는 데 문제가 없습니다. 그는 어립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선택과 행동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충분히 인식하고도 남습니다.


브록 앨런 터너가 전과가 없다고 해서 처벌을 관대하게 내릴 수 있다는 점을 이해는 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우리는 첫 강간이나 성폭력을 용서할 수가 없습니다. 말이 안 됩니다. 강간의 심각성은 명료하게 논의되어야 합니다. 또한 우리는 오직 법적으로 유죄 선고가 나와야 강간이 나쁜 행동이라는 점을 학습하는, 지금과 같은 환경에 대해서도 싶도 깊은 논의를 해야 합니다. 이런 사회적 문화가 지속되어서는 안 됩니다. 사람들이 술을 너무 많이 마셔 취할 때도 강도 높은 처벌 때문에 두려움을 느낄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보호감찰관은 브록 앨런 터너가 이번 사건으로 인해서 학교가 주는 체육활동 관련 장학금을 손수 포기했다는 점을 저에게 알려주셨습니다. 그가 수영을 얼마나 빨리 하는지는 제가 그간 겪어야만 했던 고통과는 아무런 연관성이 없습니다. 그리고 그에게 주어지는 처벌과도 하등의 상관관계가 없습니다. 만약 제가 전과가 없고 그저 평범한 대학에 다니는 남성에게 강간을 당했다면, 그 피의자가 3가지 강간 관련 혐의를 받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술을 마신 것 말고 다른 모든 혐의를 부정하는 상황이라면, 법원은 그에게 형량을 얼마나 선고할까요? 스탠퍼드 같은 세계적으로 명문 대학에 손꼽히는 곳에서 수영선수로 활약한다고 해서 가벼운 형량을 선고할 수는 없습니다. 오히려 브록 앨런 터너에게 적절한 형사처벌을 가함으로써 사회적 계급이나 부모의 재력과 상관없이 강간과 같은 범죄사건에는 언제나 무거운 처벌이 뒤따른다는 메시지를 미국 전역으로 널리 전파하는 기회로 삼아야 합니다. 


보호감찰관은 이번 사건과 유사한 다른 사건들을 검토했을 때 피의자가 술 때문에 심신 불안정과 비슷한 증세로 취해 있었다는 점을 고려해 사건의 심각성이 그리 높지 않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하지만 저는 오히려 그의 말을 듣고 사건을 더욱 심각하게 바라봤습니다. 보호감찰관에 대해서는 이렇게만 말을 하겠습니다.

브록 앨런 터너는 자신의 무죄를 주장하면서 과연 어떤 것을 증명했을까요? 그저 그는 과도한 음주에 대해서만 시인을 했습니다. 그리고 저에게 가한 공격은 성폭행이 아니라고 계속 말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저를 계속 공격하고 있습니다. 모욕을 주고 있습니다. 배심원단의 평결에 따라 그는 세 가지 강간 관련 혐의에 대해서 유죄라는 선고를 받았습니다. 이제 그는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질 자세를 갖춰야만 합니다. 앞으로 빠져나갈 여지는 없을 것 같습니다.


그는 앞으로 평생 성범죄자로 살아갈 것입니다. 이것은 만료기간이 없습니다. 그로 인해서 제가 겪은 고통의 만료기간이 없는 것과 유사합니다. 몇 년이 지난다고 해서 제가 그날 밤에 겪었던 아픔이 사라지지는 않을 겁니다. 언제나 저와 함께 할 것입니다. 그것은 저만의 고유한 정체성의 일부분이요, 제 자신을 표현하는 방법 가운데서 하나로 존재할 것입니다. 저는 이렇게 앞으로 남은 인생을 살아가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저는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제가 병원에서 의식을 되찾았을 때 옆에서 오트밀을 주려고 했던 인턴 의사부터 조사받을 때 제 곁을 언제나 든든하게 지켜주었던 경찰관들, 저를 진정시키려고 했었던 간호사들, 저의 이야기를 끝까지 경청해주시고, 미리 판단 같은 것을 내리지 않았던 형사들, 변함없는 지지를 보내면서 제 편에 함께 서 준 사람들, 힘든 기간에서도 희망과 용기를 주려고 노력한 심리치료사들, 저를 이해해주고 친절하게 대해주려고 했던 직장 상사,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데 도움을 준 저의 완벽한 부모님, 저에게 주려고 법원 안에 초콜릿 바를 몰래 반입했던 할머니, 언제나 저를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친구들, 사랑과 인내를 몸소 보여준 내 남자친구, 내 심장의 반쪽이자 절대로 물러서지 않는 내 여동생, 지칠 법한데도 언제나 의지 충만하게 저를 도와주는 알라예 변호사까지, 모든 사람들에게 감사함을 표하고자 합니다. 이번 재판과 관련되어 저에게 용기를 북돋아 준 모든 사람들에게 고개 숙여 감사드린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전국 각지에서 저에게 응원의 메시지와 선물을 준 시민들에게도 감사합니다. 저를 응원하고 걱정해 주는 사람들이 많다는 점을 이번에 많이 깨달았습니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도, 저를 그때 구해준 스웨덴 출신의 두 명의 남학생들에게 감사함을 느낍니다. 아직까지 그들을 직접 만나지는 못했습니다. 저는 요새 잠을 잘 때마다 침대 위에 자전거 두 대가 있는 그림을 그려 붙이곤 합니다. 눈을 감으면서 저의 이야기에 두 명의 영웅이 존재한다는 점을 느끼고 싶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서로를 따스듬히 보살펴 주고 있다는 점을 기억하고 싶습니다. 이 모든 사람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들의 무조건적인 사랑과 보호, 그리고 깊은 관심을 저는 앞으로 잊지 않을 겁니다.


아, 그리고, 모든 여성들에게 한 마디를 전하겠습니다.


저는 당신과 언제나 함께 있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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