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라 바흐람푸르, 2017년 8월 2일, 워싱턴포스트
원문 : 'There isn't really anything magical about it' - Why more millennials are avoiding sex
미국 시카고에서 금융 애널리스트로 일을 하는 올해 26세의 샘 웨이(Sam Wei)는 지금으로부터 18개월 전에 남자 친구와의 관계를 정리한 이후로 그간 섹스를 단 한 번도 하지 않았다. 때때로 매력적인 남성들과 데이트를 했지만 섹스보다는 포옹이나 손을 잡는 것에 더욱 기쁨을 느낀 웨이였다.
"굳이 섹스를 하지 않아도 내 옆에 있는 사람에게 의지를 할 수 있다는 점에 저는 더욱 많은 친밀감을 느끼는 편이에요. 관계를 파탄 내는 일을 하고 싶지 않고, 과거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도 없기 때문이에요."
물론 밀레니얼 세대에 속하는 젊은이들이 드라마 "걸스(Girls)"에 나오는 주인공들처럼, 여러 사람들과 섹스를 즐기는 것으로 유명하다고는 하지만, 과거와 다르게 '젊음'이라는 의미에 섹스나 성적 관계의 함의는 보다 줄어든 양상이다. 지난 화요일에 성행동 아카이브(Archives of Sexual Behaviors)에서 발표된 한 논문에 따르면 20대 초반을 기준으로 1990년대 출생이 주를 이루는 젊은 밀레니얼 세대 사람들이 부모님 세대보다 약 2배 정도 섹스를 덜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밀레니얼 세대 안에서도 젊은 축에 속하는 학생들은 섹스에 관심이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이 논문은 또한 평균적으로 1980~2000년대에 출생한 청년들이 베이비부머 세대나 X 세대보다도 잠자리를 함께 한 상대방의 수가 상대적으로 적다는 점도 나타내고 있다. 오히려 부모 세대에 속하는 장년층이 젊었을 적에 오늘날의 젊은이들보다 더욱 많은 섹스를 했다는 것이다.
20대 초중반의 성인들 대다수가 여전히 섹스를 하고 있다는 사실은 폭넓게 인정되지만, 시간이 갈수록 점차 많은 수의 젊은이들이 이런 경향에서 탈피하는 양상을 보여주고 있는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젊은 사람들이 의도적으로 섹스를 회피하는 것이 그렇게 나쁜 일은 아니라고 진단한다. 성을 바라보는 매우 신중한 자세는 장기적으로 더욱 유대가 깊은 관계를 이끌어낼 수가 있기 때문이다. 이와 더불어 여성들이 과거와 달리 "아니요."라고 직접적으로 말을 할 사회적 힘을 갖춘 것도 하나의 이유가 된다고 미국 현대가족위원회의 조사담당관인 스테파니 쿤츠(Stephanie Coontz)가 설명했다.
"젊은 사람들이 점점 서로 합의 하에 벌이는 섹스와 관련된 모든 형태를 수용하면 할수록, 합의가 이뤄지는 과정을 신중하고 까다롭게 선택하기 마련이다. 그래서 누군가가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일방향으로 이뤄지는 섹스를 하지 않으려는 경향은 점차 많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몇몇 전문가들은 섹스의 감소가 일부 젊은 사람들이 로맨틱한 관계를 설정하는 데 크나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실을 반증한 결과라고 분석한다. 전문가들은 섹스를 뒤로 미루는 이유로 성공에 대한 압박감, 스마트폰과 컴퓨터 모니터 화면으로 이뤄진 SNS 사용 증가, 데이트 어플을 사용하면서 얻게 되는 완벽한 외모에 대한 비현실적 기대감, 데이트 폭력(강간)의 두려움 등을 꼽는다.
올해 18세인 노아 패터슨(Noah Patterson)은 의자에 앉아서 책상의 여러 모니터들을 동시에 바라본다. 그는 비디오 게임을 직접 해보고 평가하면서, 그에 따른 영상물을 유튜브에 업로드한다. 그에게 있어 여자 친구와 데이트를 한다든가, 아니면 처음 만나는 이성과 '원나잇'은 시간낭비일 뿐이다. "일반적인 데이트를 하더라도 준비 시간만 약 2시간이 필요하거든요. 제가 하고 싶은 일을 하지 못하는 2시간이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패터슨이 여자를 싫어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물론 저는 여성과의 친밀감을 좋아하는 편이지만, 그것이 제 삶에 제일 중요한 요소는 아닌 것 같네요."라고 말한 패터슨은 현재 워싱턴 주 벨링햄에서 웹 디자이너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포르노 시청을 좋아한다. 하지만 지금껏 섹스를 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차라리 유튜브 비디오를 보거나, 프로젝트를 하면서 돈을 벌래요. 섹스는 "나중에 사람들이 제 이력서를 보면서 묻는 것이 아니잖아요."라고 말한 패터슨이다.
패터슨의 이러한 태도는 럿거스 대학의 생물인류학자인 헬렌 피셔(Helen Fisher)에게 그다지 놀랍지가 않다. 피셔 교수는 온라인 데이트 웹사이트인 매치 닷컴(Match.com)에서 과학 고문을 담당하고 있다.
"야망이 깊고 동기 부여가 잘 된 세대가 바로 밀레니얼 세대예요. 이 세대에 속하는 사람들 대다수는 피할 수 없는 일에 빠져들거나, 아니면 공부나 일을 할 수 없는 상황에 대해서 극도로 두려움을 느끼곤 하지요."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20~24세 젊은이들 가운데서 15%는 성인이 된 이후로 섹스를 단 한 번도 한 적이 없다고 한다. 1990년대 초에 실시한 동일한 조사보다 6%나 상승한 수치다. 성행동 아카이브에서 지난해 발표된 한 조사에서는 밀레니얼 세대가 혼외정사(extramarital sex)에 보다 많은 관심을 가지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1960년대 이래로 그 어떠한 세대보다 섹스 파트너 수가 제일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밀레니얼 세대가 평균적으로 8명과 섹스를 한다면, 베이비부머 세대는 11명 X세대는 10명이기 때문이다.
이 같은 감소 추세는 계속 이어질 듯으로 보인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최신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에 섹스를 한 고등학생의 비율은 41%인데, 2013년의 47%, 1991년의 54%보다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다양한 사람과 섹스를 했다고 답한 비율 역시 1991년에는 12%였다면 2015년은 12%으로 줄어들었다.
밀레니얼 세대 안에서도 가장 극적인 감소 추세를 기록한 부류는 1990년대 중반 이후에 출생한 사람들이다. 이들은 스마트폰을 가장 효율적으로 즐긴 첫 번째 세대로 분류된다.
몇몇 연구를 주도한 진 트웬지 연구원은 "스마트폰 화면만으로 상대방과 교류를 보다 많이 하는 세대이다. 그들은 직접 다가가서 사람과 대화를 나누지 않는다."라고 분석했다.
그렇다면 사람들이 만나서 대화를 잘 나누지 않기 때문에 그만큼 섹스 횟수가 줄어든 것일까? 부분적으로는 맞다. 하지만 온라인 생활도 미묘한 방식으로 온라인에 영향을 미친다. 특히 손가락 몇 번 잘못 눌러서 호감 있는 상대방을 영원히 만나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온라인이나 SNS에 치중하다 보면 외모(physical appearance)에 엄청난 중요성을 두게 됩니다. 이것 때문에 적지 않은 사람들이 그곳으로부터 탈피하려고 하지요."라고 샌디에이고 주립대학에서 심리학을 가르치는 트윈지 교수가 대답했다. 그녀는 이어서 "평균적인 외모를 지녔고, 평범한 결혼식을 올리거나 평이한 연애를 하는 사람들일수록 섹스를 할 기회가 있습니다. 외모 말고도 당신만의 다양한 매력을 보일 수가 있는 오프라인 일대일 대면과 달리 온라인 데이트 애플리케이션에서는 오직 외모만이 부각되기 때문에 만날 기회가 좀처럼 늘어나지 않고, 오히려 만남을 꺼리는 심리적 장벽까지 생길 여지가 있습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