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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st in Translation Apr 19. 2017

초호화 스펙 경쟁에서 차별화를 거둔 한 학생의 이야기

레베카 사브키, 2017년 4월 4일, 뉴욕타임스

원문: Check This Box if You're a Good Person

고등학교에서 대학 입학 관련 강의를 할 때마다 나는 수많은 무리의 학생들에게 둘러싸이곤 한다. 일반적으로, 강의가 끝나면 학생들은 나에게 달려와 자신들만의 레쥬메를 제출하려고 하고, 그 과정에서 나의 이목을 집중시키고자 혈안이 되는 편이다. 또한 그들은 나에게 여름방학 때 했던 과학 프로그램이나 인턴십에 대해 구구절절 설명을 한다.

지난 봄에 나는 뉴저지의 한 공립 고등학교에서 똑같은 강의를 하고 있었는데, 우연히 그간 내가 만났던 학생들과는 확연하게, 완전히 다른 유형의 한 학생을 보게 되었다.

강의가 끝난 후 나는 남은 대학 홍보 팸플릿을 가방에 넣고 밖에 나가려고 했다. 그때 마침 고등학교 점심시간이라서 나는 "인간 쓰나미"를 헤치며 앞을 향해 나갔어야만 했다.

간신히 밖으로 빠져나간 후 주차장에 진입하기 직전에 한 학생이 내 어깨를 두드렸다.

"잠시만요." 한 학생이 이빨이 교정기가 슬그머니 보이는 미소를 지으며 나에게 말을 건넸다. "선생님께서 학교 식당 바닥에 그래놀라 용기를 놓고 가셨네요. 그래놀라 과자를 먹고 싶어 하실 것 같아 선생님을 향해 달려왔어요." 내가 제대로 감사함을 표하기 전에, 그 학생은 용기를 나에게 주더니 곧바로 학생들로 가득한 바다로 사라져 버렸다.

미국 다트머스 대학에서 학부생 입학 관련 일을 하기 때문에 나는 재능이 충만한 수많은 고등학생들에게 나 자신을 소개하는 경우가 많다. 과거에는 외국 유학생 입학 일을 했었지만, 아이를 출산하고 난 다음에는 국내 학생 입학 일을 파트타임으로 하고 있다. 매년 나는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로부터 다트머스 대학 입학을 꿈꾸는 학생들의 지원서 2,000 장을 수령받아 읽는다. 지원자들 대부분은 지적으로 호기심이 충만하고 재능이 뛰어나다. 그들은 높은 산을 홀로 등반하거나, 학교 외부활동 동아리를 리드하거나, 혹은 새로운 기술을 개발한다. 그들은 차세대 리더들이다. 지원서를 받을수록 그들의 다양한 성취는 자꾸만 쌓여만 간다.

문제는, 매우 유망한 지원자들의 수가 폭증한다는 점에 있다. 또한 서류상으로만 볼 때, 그들이 아무리 전도유망하고 뛰어날지 몰라도, 다른 지원자들과 비교했을 때 그리 특별한 점이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누구를 도대체 다트머스에 입학시켜야 하는지 골머리를 앓는다. SAT 점수와 학교 외부활동, 그리고 추천서들로 가득해 혼란스러운 지경까지 이르는 이 상황에서 유독 너무나 매력적으로 보여 거부하기 어려운 자질 하나가 존재한다. 그것은 바로 친절함(kindness)이다. 대학 측이 지원자들에게 올바른 질의를 던져도 친절함은 쉽게 찾아내기가 어렵다. 아주 가끔은 그래도 친절함이 그래도 빛을 발할 때가 있다.

학생 입학과 관련된 나의 아주 오래된 경력 가운데서 제일 뜻밖이면서도 나를 가장 놀라게 만든 친절함은 뉴잉글랜드의 한 공립학교에 다니는 고등학생으로부터 전해졌다. 그는 분명히 매우 영민한 학생이었다. 담임선생의 평가와 학급 등수가 이를 뒷받침했다. 그 고등학교에서 대학 입학 관련 일을 맡는 선생님이 쓴 좋은 추천서도 있었고, 외부활동 경험도 꽤 인상적이었다. 하지만 이런 출중한 성적과 경력은 그에게 입학에 있어 그다지 큰 도움은 되지 못했다. 하지만 그 학생에 대한 여러 추천서 가운데 내 이목을 집중시키는 게 하나 있었으니, 고등학교 건물 관리인이 쓴 편지였다.

일반적으로 추천서는 엄청나게 오용되고 있는데, 지원자들이 대학에 감명을 줄 수 있는 유명 인사들에게 작성을 부탁하기 마련이다. 우리는 전직 대통령, 학교 이사회 임원, 올림픽 출전 선수의 서명이 담긴 추천서를 정기적으로 받는 편이다. 하지만 그들의 추천서는 지원자가 과연 어떤 사람인지를, 혹은 대학 공동체의 한 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는지를 알게 해주는 새로운 시각을 우리에게 제공해주지 못한다.

하지만 그 편지는 너무나 특이했다.

고등학교 건물 관리인은 자신의 편지에서 그 학생의 다트머스 대학 입학 지원과정에서 꼭 도움을 주고 싶다는 의지를 피력했는데, 그 이유로 학생의 따스한 친절함을 예로 들었다. 이 학생은 학교의 모든 경비원과 관리 책임자의 이름을 알고 있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그는 아무도 없는 교실에 들어가서 켜진 불을 끄고 나오고, 복도에 있는 학교 모니터 요원들에게도 매일 아침마다 일일이 인사를 먼저 건넸다. 또한 그는 친구들이 다 나가고 나서,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교실 정리를 도맡았다. 학교 건물 관리인이 언급하기를, 이 학생은 직급이나 인기, 혹은 영향력과 상관없이 학교 구성원 모두로부터 존경을 받고 있다.

지난 15년 동안 3만 명의 지원자들의 서류를 검토한 나이지만, 학교 건물 관리인이 직접 작성한 추천서를 그전까지는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 관리인의 추천서는 나로 하여금 그 학생이 살았던 삶의 궤적을 비추는 새로운 창을 발견하게 해주었다. 그 어떠한 등급이나 점수가 언급되지 않았음에도 말이다. 나중에 뉴잉글랜드 공립학교 졸업 예정인 이 학생은 입학위원회의 만장일치로 다트머스 대학에 합격했다.

재능이 출중하고 영민한 학생들의 수는 엄청나게 많지만, 그들을 위한 자리는 극소수에 지나지 않는다. 이로 인해서 학생들이 겪는 고통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입학위원회 수장으로서 일을 할 때 학생에게 입학 불허를 알려줘야 하는 책임감을 통감하기 때문에 나는 "유감스럽게도 귀하의 지원이..."라는 글귀가 얼마나 파괴적인 문장인지를 몸소 깨닫고 있다.

대학 입학위원회가 지원자의 진정하면서도 실체가 보이지 않는 무형의 자질을 보다 효과적으로 인식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할 때까지 우리는 학생들 간의 차이를 구별하기 위해 아주 사소한 것에도 집중해야 한다. 종종 부적절한 이메일 주소가 지원자의 수려한 에세이보다 더 많은 것을 함의할 때도 있다. 여름의 대학교 투어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지원자가 자신의 아버지에게 하는 언행은 SAT 점수만큼 등락에 커다란 영향을 주기도 한다. 그리고, 내가 학교 건물 관리인으로부터 깨달았던 것처럼, 전혀 기대하지도 않았던 사람이 한 지원자의 자질과 성격을 진심 어리게 표현한 것은 전직 대통령이나 유명 골프선수가 쓴 틀에 박힌 추천서보다 우리에게 더욱 뜻깊게 다가올 수가 있다.

이 글 덕택에 내년 입학 시즌에는 아마도 고등학교 건물 관리인들이 쓴 추천서가 대량으로 배송되어 올 것이다. 하지만 유명 대학에 입학하고 싶어 하는 학생들이 선생님과 학교의 중요 직책에 있는 사람에게 신경 쓴 것과 똑같이 창문을 닦아주거나 문을 관리하는 사람에게도 신경을 써준다면 나는 이런 트렌드가 앞으로도 계속되기를 희망한다.

대학교는 리더십과 수업 성적뿐 아니라 관용(너그러움)의 정신도 보여줄 가능성이 높은 인재들을 선별하고, 그들의 성장을 반드시 촉진시켜야 한다. 아이를 출산 후 엄마가 된 나도 그 전과는 다르게 지원자를 다른 시각에서 검토한다. 나 역시도 지금으로부터 17년 후에 펼쳐질 아들의 대학 입학 열풍에 참여하지 않을 수가 없을 것이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나서 대학에 입학할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내 아들이 뉴저지의 한 공립학교 주차장에서 그래놀라 과자가 담긴 용기를 직접 주러 온 그 학생의 사려 깊은 언행을 닮기를, 자신이 속한 공동체의 모든 사람들로부터 깊은 존경을 받는 뉴잉글랜드의 그 고등학생처럼 성장하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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