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자신을 지켜내야만 했었습니다
레아 세이두, 2017년 10월 11일, 가디언
원문: 'I had to defend myself': the night Harvey Weinstein jumped on me
하비 웨인스타인 같은 남자들을 저는 매일 만나게 됩니다. 저는 지난 10여 년 간 수많은 영화에 출연했고 칸(Cannes) 영화제에서 수상을 할 정도로 운이 매우 좋았습니다. 영화는 제 삶입니다. 그리고 저는 영화업계가 여성을 모욕하는 모든 종류의 방식을 잘 알고 있습니다.
제가 하비 웨인스타인을 처음 만났을 때, 그가 과연 어떤 사람인지를 알게 되기까지 그리 긴 시간은 걸리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한 패션쇼에 있었죠. 웨인스타인은 매력적이었고, 재미있고 영리했지만, 꽤 오만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나와 술 한잔을 같이 하기를 원했기 때문에 우리는 그날 밤에 보기로 약속을 잡았습니다. 이 약속은 영화 관련된 공적인 일과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웨인스타인은 다른 의도를 품었고, 저는 그것이 무엇인지 확실히 깨달았습니다.
웨인스타인이 묵고 있었던 호텔 1층 로비에서 우리는 다시 만났습니다. 당시 그 사람 곁에는 젊은 여비서가 있었습니다. 그날 저녁 내내 웨인스타인은 저를 집적거렸고, 마치 고기 덩어리를 쳐다보듯이 제 몸을 바라봤습니다. 그는 영화 배역 논의 때문에 저를 만나는 것처럼 행동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가 지랄(bullshit)한다고 느꼈습니다. 저는 그 사람의 눈동자를 보면서 단번에 알아차렸습니다. 그는 아주 호색한 표정을 지었습니다. 그는 섹스를 하고 싶어 자신의 권력을 악용하고 있었습니다.
술 한잔 하자며 와인스타인은 저를 그의 호텔방에 초대했습니다. 우리는 같이 올라갔습니다. 거절하기가 참으로 어려웠던 이유는, 그가 엄청난 힘을 지닌 사람이었기 때문입니다. 모든 젊은 여배우들은 그에게 겁을 먹습니다. 이윽고, 와인스타인의 젊은 비서가 떠나자 우리 둘만 남게 되었습니다. 그때부터 그는 이성을 잃기 시작했습니다.
소파에 앉아서 얘기를 나눌 무렵에 와인스타인은 키스를 하려고 제 몸 위로 달려들었습니다. 그때 저는 제 자신을 지켜야만 했었습니다. 그는 큰 키에 뚱뚱한 체형을 지녔습니다. 그래서 그에게 저항하고자 초인적인 힘을 발휘하며 발버둥을 쳤습니다. 완전히 혐오스러운 기분을 느끼며 저는 그의 방을 곧바로 빠져나왔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가 두렵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그가 어떤 사람인지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날 밤 이후로 저는 와인스타인을 다른 곳에서 몇 번 더 봤습니다. 우리는 동종업계에 있기 때문에 그를 피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저는 그만의 작업 방식(operates)을 지켜봤습니다. 틈새를 찾아내는 방법부터 상황을 무사히 빠져나갈 수 있는지 알아보고자 여성들을 테스트하는 방법까지 말입니다.
또한 와인스타인은 "안 된다(No)"라는 답변을 듣는 걸 싫어합니다. 저는 그와 함께 레스토랑을 들른 적이 있었는데, 테이블을 잡지 못하자, 오히려 화를 내며 담당자에게 "너는 내가 누군지 알아? 내가 바로 그 하비 웨인스타인이야."라고 윽박질렀습니다. 그는 이런 부류의 사람이었습니다.
와인스타인과 저녁을 먹을 때마다 저는 자신이 얼마나 많은 할리우드 여배우들과 섹스를 했는지에 대해서 그가 떠벌리는 광경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또한 그는 몇 년 동안 여성혐오를 저에게 말로써 배출했습니다. "살 좀 빼면 더 나을 거야."라고 그가 말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이로 인해서 저는 엄청난 충격을 받았습니다.
어느 날 밤에 저는 영국 영화 및 텔레비전 예술대상 시상식(BAFTA)이 열렸던 런던에서 와인스타인을 또 봤습니다. 그때 그는 한 젊은 여성을 꼬시고 있었습니다. 메트 라이프 볼에서 볼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는 또 다른 젊은 여성에게 섹스를 하자고 설득하고 있었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그가 무엇을 하고 어떤 말을 하는지 알 수가 있었죠.
이것이 제가 제일 혐오하는 부분입니다. 모든 사람들이 하비 웨인스타인의 정체를 알고 있었지만, 그 누구도 그를 제지하지 않았습니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이런 짓을 해왔지만, 그가 자신의 커리어를 계속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이 정말로 믿기지 않습니다. 그는 엄청난 권력을 지니고 있었기에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꿀 수 있었습니다.
영화업계에서는 자신의 위치를 악용하는 영화감독들이 있습니다. 그들이 유명할수록, 힘을 악용할 수 있는 방법을 알게 됩니다. 하비 웨인스타인의 경우는 신체적으로, 다른 감독들은 언어적으로 힘을 행사했습니다. 영화업계에 있으려면 여성들은 아주 강해져야 한다고 요새 종종 느끼곤 합니다. 왜냐하면 이런 남성들과 마주하게 되는 경우가 빈번하기 때문입니다.
생애 처음으로 영화감독으로부터 부적절한 언사를 받았을 때는 제 나이 20대 중반쯤이었습니다. 제가 정말로 좋아하고 존경하는 감독님이었습니다. 단둘이 있게 되자 그는 저에게 "너랑 섹스하고 싶어, 널 따먹고 싶구나."라고 말했습니다.
그 감독님은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말을 했었습니다. 저는 화가 났습니다. 저는 제 일을 하고자 노력했고, 그 후로 그는 저를 불편하게 대해주었습니다. 그는 자신의 작품을 연출할 때마다 출연 여배우들과 잠자리를 가졌습니다.
저와 작업한 또 다른 감독은 며칠 동안 섹스 장면만 계속 촬영했습니다. 그는 우리의 발가벗은 몸을 계속 지켜봤고, 관음증 환자처럼 매번 재촬영을 지시했습니다. 너무나 역겨웠습니다.
또 어떤 감독은 저를 키스하려고 했었습니다. 마치 웨인스타인이 했던 것처럼요. 저는 그날도 물리적인 힘을 다해 그를 밀쳐냈습니다. 그와 섹스를 하고 싶지 않은 여성이 저라서 그런지 몰라도 그는 마치 미친 사람처럼 다녔습니다.
만약 당신이 영화업계에서 일을 하는 여성이라면, 당신은 매번 싸워야 합니다. 왜냐하면 이 업계는 여성혐오가 가득하기 때문입니다. 왜 월급은 평등하지 못할까요? 왜 남성들이 여성들보다 훨씬 더 많이 버나요? 이에 대한 이유 따위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할리우드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여성을 지나치게 요구합니다. 여배우에게 가해지는 아름다운 형벌을 한번 생각해 보십시오. 모든 여자 배우들은 30세가 되면 보톡스 주사를 맞습니다. 그들은 완벽해져야 합니다. 이런 이미지는 너무나 괴기하고, 나중에는 여성들을 착취하는 기제로 사용될 것입니다.
영화업계는 성적 매력이 있는 여성들에 의해 운용이 됩니다. 당신은 반드시 성적 매력을 키워야 하며, 사랑스러워야 합니다. 하지만 그러한 모든 매력을 꼭 키울 필요는 없습니다. 심지어 영화업계의 남성들이 반드시 갖춰야 할 매력이라고 주장하더라도 꼭 가질 필요는 없습니다. 저는 생각하고 소망합니다. 우리가 언젠가 변화를 직접 볼 수 있기를. 오직 진실과 정의만이 우리를 앞으로 나아가게 만들어주기 때문입니다.
Lea Seydoux is a French actor. She was awarded the Palme d'Or at the Cannes film festival for her film Blue Is the Warmest Colou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