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슨 스트로더, 2017년 5월 8일, 애틀랜틱
원문: The Rise of Cafe Churches in South Korea (first appreared in the Atlantic)
부목사가 기도를 드리면서 지난 주일예배의 시작을 알리자 전자키보드와 어쿠스틱 기타의 진가가 발휘되기 시작했다. 그는 속사포 쏘듯이 말을 빨리 내뱉었는데, 여기에 있는 복음주의 성향의 교회 신도 20명은 예배 진행 속도와 보조를 맞추고자 노력했다. 자신들의 신앙을 널리 알리는 내용의 사도신경(the Apostle's Creed)을 암송하기 직전이다.
예배가 진행되는 공간은 서울 중심에 위치해 있다. 그리고 이곳은 한국의 대형교회로부터 빠져나온 신도들을 유혹(lure)하는 수천수만 개의 소규모 개신교 예배당 가운데 하나다. 보다 끈끈하면서도 긴밀한 종교적 공동체를 갈망하고, 그 속에서 카푸치노 한 잔을 먹기를 바라는 열망도 함께 충족시킬 수 있다는 점을 (젊은 신도들에게) 강조한다.
이 교회의 이름은 '지저스 커피(Jesus Coffee)'이다.
"한국에서 교회와 카페는 운영에 있어서 가장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어요."라고 올해 42세인 담임목사 겸 카페 바리스타인 안민호가 말했다. "교회와 커피를 합치면 상호보완적으로 양쪽에 다 도움이 된답니다."
현재 한국의 종교인들은 불교 신자(15.5%), 개신교도(19.7%), 가톨릭 신자(7.9%), 그리고 무신론자로 크게 4가지로 나뉜다. 개신교를 믿는 엄청 많은 사람들 가운데서 여러 복합적 기능을 지니는 "카페 교회"가 최근 몇 년 동안 급격히 인기를 끌고 있다. 이런 풀뿌리 조직은 거대하고, 계급 구조를 가지며, 특정 교인들에게 일상이나 다를 바 없는 대형교회와 독특한 대조를 이룬다. 한국의 주요 기관들, 정치 영역이나 종교 영역, 양측 다 대중으로부터 불신의 눈초리를 받는 상황이다. 오늘날의 대형교회들은 부정부패에 연루되어 세간의 이목을 끈다. 서울에 위치한 여의도순복음교회는 등록 신도만 하더라도 80만 명에 육박해 전 세계에서 제일 큰 교회로 성장했지만, 2014년에 교회 돈 1천2백만 달러(약 133억 5천 만원)를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정치는 어땠을까. 자신의 아버지도 국가 수장을 역임했던 보수 진영의 박근혜 전 대통령은 엄청난 규모의 뇌물 스캔들의 총체적 주범이라는 게 밝혀지면서 탄핵되었고, 현재 감옥에 수감 중이다.
안민호가 운영하는 카페 교회를 방문하는 고객들은 옆 건물의 유명 커피 브랜드 프랜차이즈의 가격보다 1달러(약 1,200원)가 싼 라테를 마시면서 기독교 문학 선집을 빌려 읽을 수가 있다. "기도실"이라고 마킹이 된 목재로 만들어진 창고에는 십자가 위에 달려 있으며 중앙에는 책상 하나가 있다. 책상에는 성경책에 놓여 있다. 에스프레소 기계와 산업용 원두 그라인더 뒤에, 카페 맨 끝쪽에 창문 없는 공간은 성소(sanctuary)로 사용되고 있다.
안민호는 한국에서의 개신교가 "너무나 제도화되었다"는 점에 실망감을 느낀 자신과 비슷한 생각을 가진 새로운 사람을 환영한다고 나에게 말했다. 실망감은 20~30대 젊은 개신교도 청년들 사이에서 공유되는 정서다. 한 보고서에 따르면 젊은 개신교도들이 보다 조직적으로 운영되는 종교기관에 환멸감을 느끼며 그간 다녔던 교회를 떠나는 사례가 급속도로 많아지고 있다.
그리고 이들 가운데 많은 비율의 젊은이들은 어른 세대와 같은 정치적 입장을 가지지 않는다.
"50세가 넘는 개신교 신도일수록 선거에서 보수적인 선택을 할 경향이 높습니다."라고 지저스 커피에서 예배를 마친 후 아이스 바닐라 커피를 막 마신 3명의 어린 자식들을 가진 올해 40세의 이씨(Mrs. Lee)가 말했다. "우리는 그들과 생각하는 게 달라요."
세대 간의 분열은 일반적인 총인구 사이에서 균열이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는 점을 반영한다. 갤럽 조사에 따르면 이번 주 화요일 있을 선거(대선)에서 60세 이상의 유권자들 대다수는 북한에 강경 정책을 수립할 것 같은 보수, 혹은 중도 후보를 선택하고, 30대 유권자들은 부정부패를 확실히 척결할 수 있는 진보적인 후보를 좋아하면서, 그에게 표를 준다고 답했다. 실제로 한국의 조사기관인 리얼미터가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의 27.5%가 후보자의 "뿌리 깊은 부정부패를 해결할 의사"가 가장 결정적인 선택 이유라고, 18.5%는 "국가 안보와 자유민주주의를 보호하는 의사"가 가장 중요하다고 답했다.
"꽤 오랫동안 선거 때마다 '몰표 집단(voting bloc)'으로 의사를 표현한 미국의 복음주의 개신교도와 달리 한국의 복음주의 개신교도는 그렇게 집단적으로 표를 행사하지 않는다. 또한 이들의 선거 투표 패턴은 매우 복잡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곳의 정치인들은 그들을 언제나 주목한다. 왜냐하면 유권자들 가운데 복음주의 개신교도의 비율이 상당하기 때문이다."라고 데이비드 할로란 럼스데인은 자신의 저서 [아시아에서 복음주의 기독교와 민주주의]에서 썼다. 과거 한국에서 열렸던 주요 선거에서 투표와 관련된 종교적 영향력을 묻는 설문조사는 미비했지만, 인터뷰 조사에 따른 결과를 바탕으로 그는 "한국의 기독교인들은 '종교적 소속감'보다는 '지역주의'에 더욱 많은 반응을 받는다."라고 말했다.
널리 공유되는 정치적 이념으로 인해 한국의 개신교도들은 그간 우파 진영에 있어 여전히 믿을 만한 후원자들이었다. 성공만을 추구하는 복음과 공산주의에 대한 완고한 반대는 한국의 복음주의 목사들에게 있어 절대적인 요소다. 이로 인해서 그들은 친비즈니스적인, 그리고 북한 정치인의 반하는 자세를 추구하게 된다.
가난과 전쟁의 시절을 기억하는 한국의 특정 세대는 목사들의 반공적인, 친자본주의적 설교에 적극적인 반향을 내보낸다. 하지만 간접적으로나마 평화와 부의 시대에 성인이 된 젊은 세대에게 있어 성공을 추구하는 신앙은 "마법과 똑같은 효과를 가져다주지 않는다."라고 앙토니 수사(한국명: 안선재)가 설명했다. 그는 아주 오랜 기간 내내 한국의 종교적 운동을 지켜봤고, 가톨릭과 개신교도에게 다 해당되는 떼제 에큐메니컬 수도원 공동체(Taize ecumenical monastic community)의 구성원이기도 하다.
따라서, 이번 한국의 대선에서는, 이미 흠이 있는 보수진영이 기독교인의 투표에 행사력을 발휘하기가 어렵다. 박근혜의 스캔들, 특히 사이비 종교의 지도자이면서 1970년대 젊은 그녀에게 다가가 자신이 암살된 육영수와 소통을 할 수 있다고 말한 최태민과 연관이 있었다는 사실이 완전히 밝혀지자 한국의 기독교도는 크나큰 충격을 받았다. 최태민과의 멘토링은 그의 딸인 최순실과 박근혜의 우정을 촉진시켰다. 최순실은 후에 정부의 중요 문서에 불법적으로 접근했고, 한국의 여러 대기업들로부터 수백만 달러 규모의 기부금을 강탈한 혐의로 기소되었다.
최신 설문조사에 따르면, 인권 변호사로 활동했고 진보적인 스탠스를 취하는 민주당의 후보인 문재인이 한때 사업가로 활동을 하다가 정치인으로 직업을 바꾼 후 보수적인 유권자들까지 포섭하고자 중도 성향의 정당을 만든 안철수 후보를 가까스로 이기고 있다.
홍준표 주지사는 3위를 기록하며 이들 후보를 뒤쫓고 있다. 그가 있는 정당은 박근혜가 탄핵된 이후로 정당의 이름을 자유한국당으로 이름을 바꿨고, 전직 대통령과의 연관성 때문에 명성이 실추되었기 때문에, 2008년부터 정권을 잡은 이후로 처음으로 청와대로 계속 대통령을 배출할 가능성이 그만큼 줄어들 것이다.
종교적으로 독실한 유권자는 세 명의 후보 모두가 다 끌리지 않는다.
미국과 달리 한국의 정치인들은 자신이 믿는 종교를 대외적으로 말하지도 않고 선거 캠페인에도 활용하지 않는다. 만약 공개적으로 말을 한다면 상당수의 유권자들의 표를 잃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the New Koreans]의 저자인 마이클 브린이 답했다. "종교는 화제가 안 되는 경향"라고 설명한 브린은 이어서 한국의 대통령이 되기를 꿈꾸는 후보들은 "자신이 모든 한국인들의 대통령으로 되기를 바라는 마음자세를 유지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마이클 브린은 하나의 예외를 두었는데, 서울 강남에 위치한 보수적인 대형교회에서 장로로 있었던 이명박이 대통령으로 당선된 사실이다. 당시 이명박 정권에서의 야당은 그 교회가 정부에 엄청난 영향력을 끼친다고 연일 공세를 펼쳤다.
한국의 1천2백만 명의 개신교 신도를 대표한다고 주장하는 보수적 단체인 한국기독교총연합회(Christian Council of Korea)는 이번 선거에서 어느 특정 후보를 지지한다고 말하지 않을 것이라는 공식 성명을 최근에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이 단체는 유권자들이 권리를 행사할 때 "국가 안보"를 꼭 유념해달라고 부탁했다.
대통령의 부정부패 스캔들의 관점에서 현상을 비추어 본다면, 이에 대해서 앙토니 수사는 한국의 젊은 세대가 마음속에 품는 의구심은 오로지 정치인이나 대기업 CEO에게만 향해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한국의 커다란 기독교 교단의 등록 신도가 왜 점차 줄어드는지 알려주는 단서다.
"대부분의 대형교회들은 돈과 권력에 얽힌 나머지 구렁텅이에 빠져 허우적거린다."라고 말한 앙토니 수사는 이어서 "왜 젊은 세대가 이런 교회에 매력을 느껴야 하나?"라고 되물었다.
이미 청와대에서 퇴출된 전직 지도자와 그녀가 속한 정당에 대해서 일부 목사들의 꾸준한 옹호와 지원은 더욱 진보적인 신앙을 믿는 사람들을 되찾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올해 3월에 한국 언론은 안양에 위치한 은혜와진리교회를 이끄는 조용목 목사가 서울 중심가에서 열린 박근혜 탄핵 비판 시위에 교회 신도들을 관광버스 한 대에 태우며 참여를 종용했다고 보도했다. 이 보도에 나오는 소식통의 얘기에 따르면, 조 목사는 설교시간에도 박근혜의 혐의가 "다 거짓"이라면서, 이 땅의 모든 애국자들이 기도를 드리며 하나님께 기적을 내려달라고 말해야 한다고 얘기했다. 언론의 보도는 은혜와진리교회에 다니는 많은 젊은이들이 목사에 등돌리고 떠나는 것을 촉발시켰다.
지난달에 실시된 미주크리스천신문포럼의 설문조사에서 일부 목사들은 신도들에게 생각 이상으로 많은 영향력을 끼친다고 답했다. 조사 결과, 19~60세 개신교도 1,028명 가운데 약 80%는 목사의 설교가 투표에 영향을 미칠지 묻는 설문에서 "아니오"라고 답했고, 65%는 교회가 정치적 입장을 나타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자신들이 자주 방문하는 카페 교회도 의혹에 그다지 자유롭지 않다고 생각하는 젊은이들이지만 선거철이 막바지에 이르자 이번 대선이 한국 사회에 공공연히 퍼진 부정부패의 고리를 일제히 끊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기대했다. 왜냐하면 서울의 몇몇 교회들은 직접 카페를 운영하지만 수익을 당국에 보고하지 않는다고 언론이 폭로를 했었기 때문이다. 아이러니하게도, 부정부패에 대한 이들의 염려는 대형교회와 박근혜의 친족의 불신을 나타내는 체제적 상징뿐 아니라 기존의 교회에 제대로 대항하고자 만들어진 종교적 풀뿌리 운동을 한동안 괴롭힐 수도 있다.
지저스 커피를 창립한 목사 안민호는 자신의 역할을 대해서는 설교시간에 선거를 주제로 얘기하지 않고, 세금을 제대로 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기독교도가 정신적 보수성과 정치적 진보성 사이에 "균형을 잡을 줄 알아야" 한다고 덧붙여 말하면서, 대선을 앞둔 유권자들은 사회 정의와 향상된 경제적 안정을 심각하게 고려한 후에 이번 화요일에 표를 행사할 거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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