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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st in Translation Jan 11. 2018

아시안 여성에 집착하는 극우 성향의 백인 우월주의자들

오드리아 림, 2018년 1월 6일, 뉴욕타임스

원문: The Alt-Right's Asian Fetish


극우 성향의 백인 우월주의자들은 "황열(Yellow Fever)"을 앓고 있다. 그 황열은 바로 아시아 여성 페티쉬다. 그래서 참으로 혼란스러운 조합이다.


신 나치 웹사이트인 [데일리 스토머]의 창립자 앤드류 앵글린(Andrew Anglin)은 "내 어린 여자친구(my jailbait girlfriend)"라고 부르는 필리핀 여성과 함께 있는 영상을 과거에 올린 적이 있었다. 현지 대형 쇼핑몰 안에서 이 커플은 시시덕거리면서 돌아다닌다. 백인 국수주의자인 리처드 스펜서(Richard Spencer)는 아시아계 미국인 여성들과 연달아 데이트를 했다고, 상대방 가운데 한 명이 밝혔다. (참고로 스펜서는 백인 국수주의를 받아들이기 전에 있었던 일이라고 주장한다)


우익 보수 성향의 사회운동가인 마이크 서노비치(Mike Cernovich), 작가 존 더비셔(John Derbyshire), 그리고 대안 보수 운동의 상징인 카일 채프먼(Kyle Chapman, 그는 캘리포니아 주 버클리에서 열린 트럼프 반대 시위에서 참여자들을 향해 길쭉한 납 막대기(a lead-filled stick)를 휘두른 사람으로 유명해졌고, 결국 그는 하나의 유행(meme)이 되고 말았다), 모두가 아시아에서 이주한 이민자들의 후손과 결혼했다. 대안 우파의 온라인 포럼에서 한 호사가가 언급을 했듯이, 아시아계 여성과 데이트를 하는 건 사실상 백인 우월주의자의 통과의례로 여겨진다.


2016년 11월에 틸라 테킬라(Tila Tequila)가 나치식 경례를 하는 사진이 찍혀 입소문이 난 적이 있었다. 테킬라는 짧게 방영된 MTV 리얼리티 쇼 [바이섹슈얼 틸라]로 스타로서 베트남계 미국인 여성이다. 그녀는 리처드 스펜서가 운영하는 백인 우월주의 싱크탱크인 국가정책연구소의 콘퍼런스가 열리기 전날 밤에 한 식사자리에서 나치의 거수경례를 했던 것이다. 다음날 콘퍼런스에서 스펜서는 미국은 원래 "우리 자신과 자산을 위해 건설된 백인 국가"라는 점을 청중에게 각인시킨 바 있다. 


현재 대안 우파의 혼란스러운 양상은 아마도 어느 정도는 사실이다. 신 나치 뉴스 웹사이트에서 한 네티즌이 만약 아시아 여성과 잠자리를 가졌지만, 그럼에도 백인 우월주의자가 될 수 있는지를 묻는 게시물을 올렸다. 그 후, 그는 양 측으로부터 뜨거운 분위기 속에서 수십 가지의 답변을 받았다. 하지만 백인 우월주의와 아시아계 여성 페티쉬 간에는 아무런 모순이 없다.


이런 상관관계는 두 가지의 유명하지만 근거 없는 인종적인 믿음을 기초로 한다. 첫 번째는 소위 "소수민족 모범(model minority)"라고 불리는 사회적 관념이다. 아시아계 미국인들은 보통 성실하고 엄청난 성취에 미국 사회 주류에 완전히 편입될 만큼 행동을 똑바로 한다는 이미지가 있다. 만약 아시아계 사람들이 '소수민족 모범'에 속한다면, 또한 이것이 유색인종의 입장에서 백인의 주류 사회에 받아들여질 수 있는 방법이라면, 어쩌면 백인 우월주의자들로부터도 받아들여질 수 있는 방법이 또 하나 있을 것이다. 


두 번째 맹목적인 믿음은, 아시아계 여성은 (체제) 순응적이면서도 성욕이 강하다는 점이다. 백인 우월주의자들이 가지는 페티쉬는 이러한 종류의 믿음이 복합적으로 내재되어 있고, 미국 사회가 좀 더 다양성을 강조하면서, 특히 백인 국수주의자들은 이것을 "백인 대학살"이라고 비난하는 상황에서, 백인 우월주의자들의 사회적 목표 안에서 갈등을 촉발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새로우면서도 불편한 진실이라고? 백인의 권력을 유지하려면 순백(white purity)에서 약간의 절충안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백인 우월주의자들이 가득한 만찬 자리에서 그런 경례를 했다는 건, 다소 뒤틀린 방식이기는 하지만, 미국 사회에 동화되고 싶어서 한 건 아닐까? 아니면, 그녀에게 기대되는 이미지를 완전히 전복하려고 했던 행동이었을까? 나는 테킬라의 터무니없는 행동, 백인 우월주의를 지향하는 젊은 남성들 가운데서 그저 한 명의 일원으로 있으려 했던 그녀가 당혹스러울 뿐이다.


하지만 테킬라의 사진은 또한 나의 어린 시절을, 백인이 대다수였던 학교에 다니면서 흥미롭고, 냉담하면서도 주위로부터 사랑을 받길 원하는 어린 14세의 소녀를 떠올리게 만들었다. 무의식적으로, 나는 그러한 자세가 또래의 다른 아시아계 학생들과 거리를 두는 것이고, 특히 공부를 잘하고 모범적인 이미지에서 탈피를 하려는 시도라고 직감했다. 한 친구가 나보고 아시아인이 아니라고 말을 했었을 때 나의 시도가 성공했다고 느꼈다. 내가 백인 같다고 말했다. 왜냐하면 "너는 매우 쿨하니까."


수업을 제치고 학교 앞 뜰에서 담배를 피우며 보들레르(Baudelaire)의 시를 읊으면 마치 주위 사람들은 나를 매우 흥미롭게 바라볼 테고, 자연스럽게 아시아인 선입견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취지에 사로잡혔을 때 나는 그때까지만 하더라도 고도로 문명화된, 선진 기술을 갖춘, 뛰어난 지능을 갖춘 아시아계 민족으로부터 탈출하려는 시도는 결국 백인 우월주의 사상에 사회적 뼈대를 이룬다는 점을 전혀 알지 못했다. 하지만 백인 우월주의자인 크리스 캔트웰(Chris Cantwell)의 일본 한자 문신과 찰스턴 찰스턴 흑인교회 난사 용의자인 딜런 루프(Dylann Roof)의 아시아인들은 "백인과 위대한 연합을 맺을 수 있다"는 지레짐작 사이에서 우리는 역사적으로 악명 높은 백인 우월주의자들과 현실이 궤를 같이 한다는 점을 알게 된다. 


"나는 중국인이나 일본인이 우리보다 열등하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라고 아돌프 히틀러(Adolf Hitler)가 1945년에 말했다. "그들은 이미 선진화된 문명을 이룩했으며, 그래서 나는 우리보다 그들의 과거가 더욱 뛰어났다고 자랑스럽게 말할 수 있다."


학자인 엘렌 D. 우(Ellen D. Wu)는 자신의 저서인 [성공의 유색인종, the Color of Success]에서 미국 내 소수민족 모범 신화는 20세기 중반에 시민권을 획득하려는 아시아계 이주민들의 처절한 분투로 인해 크게 자리 잡았다고 진단했다. 그 전까지만 하더라도, 미국 내 아시아계 사람들은 대부분 중국의 시골에 있는 변변찮은 가문의 이주자들이었다. 당시 미국의 백인들은 이런 중국인들을 타락한 민족이라고 생각하며 집단 린치를 가했고, 차별 요소가 가득한 법안과 사회적 양식을 체계화하면서 그들을 도심에서 멀리 벗어난 외곽 지역에 집단으로 거주하며 학교도 따로 다니도록 만들었다. 엘렌 D. 우는 이를 "짐 크로(Jim Crow) 법의 사촌 뻘"되는 조치라고 묘사했다.


하지만 엘린 D. 우의 연구에 따르면 중국계 이주민들은 미국 사회에 쉽게 편입하고자 자신들의 이미지를 근면 및 성실하고, 순종적이며, 가족 중심적인 성향이라고 스스로 구축했다. 외국으로 삶의 터전을 옮기고자 엄청난 희생을 강행한 이주민들이 몰려 사는 지역에서 이런 경향은 그리 드물지 않다.


하지만 시민권 운동이 절정에 다다르게 이르기 전에, 미국은 이미 고학력에 기술 숙련 아시아계 이주민들을 위한 특혜를 제공하기 시작했고, 그들은 고분고분하고 똑똑하다는 이미지를 보다 강화시켰다. 백인 정치인들도 이에 동조하면서 소수민족이 소위 '아메리칸 드림'을 이룰 수 있는 올바른 사례로 아시아계를 꼽았다.


엘렌 D. 우 교수는 흑인들의 가난은 그들의 퇴폐적인 민족성이 원인이라고 하면서 미국 전체에 강력한 영향을 끼친 정책 논문인 [모이니한 보고서]가 1965년에 발간되기 직전, 저자인 다니엘 패트릭 모이니한(Daniel Patrick Moynihan)이 사상가들과 정치가들이 모인 자리에서 중국계, 그리고 일본계 미국인들이 불과 25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유색인종(colored)"라고 여겨졌지만, 지금은 어떻게 성과를 거두고 있는지를 강연한 사실을 발견했다. 모이니한은 그 자리에서 "그들이 더 이상 '유색'이 되고 싶지 않다는 제 말이 틀린 걸까요?"라고 물었다.


현실에서는 아시아인들이 백인이라고 치부되는 적은 거의 없고, 소수민족 모범 신화는 오히려 아시아계 미국인들 간의 어마어마한 차이점을 모호하게 만든다. 게다가, 신화는 다양성은 존중하되, 흑인은 반대한다는 미국 내 백인 자유주의자들의 목소리를 강화시킨다. 결국 이런 경향은 누가 선한 사람인지를 판별하고, 통과된 사람에게 기본적인 존엄성과 동등한 권리를 제공하는 백인 주류 미국 사회의 권력을 법제화한다.


소수민족 모범 신화는 위험하면서도 제한적인 아이디어를 도출한다. 그 가운데 하나는 꾸준하게 자행되는 대안 우파 세력의 여성혐오와 페미니즘 반대의 핵심 사상이다. 백인 여성의 주요한 문제점은, 아시아계 여성 페티쉬를 가지는 대안 우파 남성들이 쭉 얘기했듯이, 너무나 페미니스트적인 언행을 보인다는 것이다. 이와 반대로, 아시아계 여성들에게는 자연스럽게 성적으로 남편에 도움을 주려는(serve) 이미지가 있고, 날씬하고, 피부가 희고, 아담하며, 서구적 여성성의 규범을 준수하려는 경향이 있다고 그들을 바라보고 있다.


아시아 대륙에 갑작스럽게 나타난 미국의 전후(postwar) 군사적 개입 안에서도 이런 선입견은 뿌리를 단단히 내렸다. 1945년 미국 군대가 일본에 주둔한 이후, 미국인 군무원의 허가 아래 현지에서 대대적인 사창가가 생겨났다. 더글라스 맥아더(Douglas MacArthur) 장군이 1946년에 규제를 공식적으로 발표하기 전까지 사창가들은 수만 명의 일본 여성들을 고용했다. 


한국도 1958년(6.25 한국전쟁이 종식된 이후)까지 추산된 수치만 약 3만 명이 넘는 여성들이 매춘에 관련되었고, 그 가운데서 절반 넘게는 미국 군대 주변에 위치한 소위 "캠퍼스타운(campustown)"에서 일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베트남의 성 산업은 주로 미국인들이 운영하는 술집 주변을 중심으로 널리 퍼져 있는데, 베트남 전쟁 때 번창하기 시작했다. 유순하고 고분고분하다는 아시아계 여성들의 선입견은 그래서 지금까지 사라지지 않고 있다. 섹스 광고와 온라인 포르노에서 나타나는 이미지보다 더욱 명백한 것은 없다. 


잡지 [플레이보이]의 모델이자 TV 리얼리티 쇼 진행자이자 래퍼로 활동을 시작하고, 그래서 미국 내에 몇 안 되는 소수의 아시아계 여성 연예인인 틸라 테킬라도 이런 선입견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다. 내가 과거에 "소수민족 모범" 신화에서 탈피하려고 했던 노력과 똑같이 그녀도 지금 섹시하고 음란한 아시아계 여성이라는 자신의 이미지를 반대하고 있을까?


하지만 내가 14살 때 "백인 같다"라는 얘기를 들은 직후, 역설적으로 마치 선한 백인 동성애자 친구가 나를 두고 "게이샤 소녀"라는 별명을 좋은 의미로 붙여준 것 같은 심정이 들었다. 내가 섬세해서 그랬던 게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게이샤 소녀라는 별명은 내면의 조롱(joke)이 되었고, 내가 좋아하는 또래 남자들을 끌어들이는 여성적 특성을 상징하기도 했지만, 나는 그것을 제대로 소유한 적이 결코 없었다. 그 조롱에 빠져들수록, 나는 순응했다는 것을 의미했다. 그 후에 나는 모든 방식을 활용해서 "소수민족 모델" 이미지를 쫓아버리고 온갖 노력을 했다. 하지만 나는 일련의 인상적인 성취를 가지는 게 주변으로부터 존경을 받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믿음을 완전하게 지운 적은 단연코 없었다.


그저 극우 성향의 남성들이 아시아계 여성에 대한 페티쉬를 심어주는 여러 선입견들을 가지고 있는 것만은 아니다. 선입견은 정치적 스펙트럼 곳곳에 존재하고, 우리의 인생 모든 순간에 영향을 끼친다. 그저 침실에서만 나타나지 않고, 미국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표현되는, 일본 애니메이션 속 금발 머리에 파란 눈동자의 남자주인공이나 성적으로 엄청나게 왕성한 여자주인공으로도 나타난다.


놀이공원에 있는 요술거울(fun-house mirror)은 나에게 좀 더 똑똑하고, 영리하고, 귀여워지기를 바라고, 이왕이면 같은 기대를 받을 시에는 백인들보다 더욱 많은 성취를 이뤄내기를 요구한다. 그래서 나의 데이팅 어플 계정에 쪽지함을 보면 아시아 여성 페티쉬를 암시하는 쓰레기 메시지들이 가득 쌓여 있다. 하지만 고맙게도, 나는 그것들을 상관할 필요도 없고, 정의내려 질 필요도 없다. 그리고 나에게 도움이 된다면, 무엇이든지 간에, 나는 이러한 선입견들을 보다 강화할 필요도 있다. 대안 우파에 소속된 남자들을 사귀는 아시아계 여성들이 나아갈 방향도 바로 이것이다. 하지만 그 누구도 이 놀이공원이 백인이 아닌 모든 사람들을 착취하도록 체계적으로 고안되었다는 진실에서 벗어날 수 없다. 중요한 함의다. 이것을 읽지 못한다면 리처드 스펜서의 코멘트는 때로 달콤하게 들릴 것이다.


"아시아계 소녀들에게는 뭔가 특별한 게 있습니다."라고 스펜서는 웹진 [마더 존스]에 기고했다. "그들은 귀엽습니다. 그들은 영리합니다. 그들은 뭔가 타고난 게 있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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