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라 윈프리, 2018년 1월 7일, NBC
원문: Oprah Winfrey Receives Cecil B. de Mille Award at the 2018 Golden Globes
고마워요, 리즈. 1964년에 저는 밀워키에 있는 엄마의 집에서 리놀륨 바닥에 앉아서 제36회 아카데미 시상식 남자주연상 시상을 하러 나온 앤 밴크로프트(Anne Bancroft)를 TV로 지켜보던 어린 소녀였습니다. 밴크로프트는 봉투를 열었고, 역사적으로 회자될 단어 5개를 발표했습니다. "수상자는 바로 시드니 포이티어입니다(The winner is Sidney Poitier)." 이윽고 무대 단상으로 올라온 그 사람은 제가 기억하는 한 가장 우아한 남성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검은 피부에 하얀색 넥타이. 그는 주위 사람들로부터 축하를 받았습니다. 저는 흑인 남성이 저렇게 축하를 받고 있었던 장면을 그전까지는 한 번도 본 적이 없었습니다. 당시의 시상식 장면이 한 어린 소녀에게 과연 어떤 의미를 부여했는지를 저는 그간 수도 없이 설명하고 다녔습니다. 남의 집을 청소하는 고된 일과를 마친 후 지칠 대로 지쳐서 현관문을 열고 들어오는 엄마를 싸구려 소파에 앉아 지켜볼 수밖에 없었던 그 어린 소녀 말입니다. 제가 그때 유일하게 할 수 있었던 행동은, 영화 [들백합(Lilies of the Field)]에서 보여준 시드니 포이티어의 대사를 인용해 그대로 표현하는 것이었습니다. "아멘, 아멘, 아멘, 아멘."
1982년에 시드니 포이티어는 바로 이 자리인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 공로상인 '세실 B. 드밀 상'을 수상했습니다만, 여기서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흑인 여성으로는 최초로 제가 그 상을 수상하는 지금 이 순간을 수많은 어린 소녀들이 지켜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영광입니다. 저에게는 크나큰 영광이면서, 그 어린 소녀들과, 그리고 저에게 영광을 주거나 도전정신을 심어주거나, 아니면 저를 지탱해주거나, 이 자리까지 오는 여정을 가능하게 해 준 위대한 남성 및 여성 동료들과 오늘밤을 함께 공유할 기회가 주어져 정말로 감사합니다. A.M. 시카고에서 저에게 기회를 준 데니스 스완슨. 퀸시 존스는 쇼를 진행하던 저를 보더니, 영화감독 스티븐 스필버그에게 추천을 해주었습니다. 영화 [컬러 퍼플]에서 저는 소피아 역으로 등장했습니다. 또한 제 친구인 게일과 더불어 저의 든든한 버팀목이었던 스테드먼도 생각납니다.
할리우드외신기자협회에도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우리는 요즘 언론이 공격받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또한 언론은 우리가 불의나 부패에 스스로 눈을 감아 버리는 상황에 직면하지 않게 끊임없이 헌신을 하며 절대적인 진리를 추구한다고 믿습니다. 폭정에도, 희생에도, 비밀에도, 그리고 거짓말에도 눈감지 않도록 해줍니다. 작금의 혼란스러운 시대에서 우리 스스로가 탐사를 해야 하는 이 시점에서, 언론이 그 어느 때보다도 더욱 중요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저는 진실을 당당히 말하는 것이야말로 우리 모두가 가질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도구라는 점을 덧붙여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특히 저는 언제 어디서나 당당하고, 홀로 당차게 외칠 수 있는 자세를 가지는 동시에 각자의 개인적인 이야기를 공유하는 수많은 여성들이 자랑스럽고, 저 또한 그들로부터 많은 영감을 받았습니다. 지금 이곳에 있는 여러분들도 가자의 이야기를 말해주었기 때문에 당연히 축하 받아야 한다고 봅니다. 그리고 2017년, 올해는 우리가 하나의 이야기로 만들어졌습니다.
물론 이 이야기는 영화업계에 영향을 주는 데 지나지 않습니다. 문화, 지역, 인종, 종교, 정치, 그리고 일터를 초월하는 하나의 공통된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오늘밤 저는, 마치 저의 엄마가 항상 그래 왔던 것처럼, 부절히 지속되었던 억압과 폭력을 견디면서 자식들에게 밥을 먹이고, 돈을 벌어 청구서를 지불하고, 각자의 꿈을 향해 달려온 모든 여성분들께 감사함을 표하고 싶습니다. 우리는 앞으로 이 여성들의 이름을 기억하지 못할 수도 있을 겁니다. 그들은 가정주부나 농장 인부로서 일을 합니다. 그들은 공장이나 레스토랑에서 일을 합니다. 그들은 학계에서, 엔지니어 파트에서, 의료계나 과학계에서도 일을 합니다. IT 업계와 정계, 그리고 기업 내에서도 그들은 일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올림픽에 출전해 경기에 나서거나, 군대에 소속되어 복무를 하기도 합니다.
레시 테일러(Recy Taylor)라는 여성이 있었습니다. 제가 아는 분입니다. 여러분들도 이 이름을 꼭 알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1944년 레시 테일러는 어린 아내이자 엄마였습니다. 하루는 앨라베마 주 애브빌(Abbeville)에 위치한 교회에서 예배를 본 후 집으로 돌아가던 도중에 그녀는 무장한 여섯 명의 백인 남성에 의해 납치당해서, 강간을 당했고, 눈이 가려진 채 도로의 한쪽 구석에 버려졌습니다. 교회에서 집으로 가는 길에 벌어진 사건이었습니다. 그 백인들은 입 밖으로 한 마디라도 한다면 죽여버리겠다고 그녀를 협박을 했지만, 당시 전미유색인지위향상협회(NAACP)에서 일하던 로자 팍스(Rosa Parks)에 의해서 레시 테일러의 이야기는 보고되었고, 정의를 추구하려는 사람들이 나타나 경찰 수사를 이끌어냈습니다. 하지만 짐 크로우(Jim Crow)의 시대에서 정의는 또 다른 선택사항이 되지 못했습니다. 그녀의 인생을 망가뜨린 백인 남성들은 제대로 기소된 적 조차 없었습니다.
레시 테일러는 10일 전에 숨을 거뒀습니다. 빛나는 98세 생일을 막 맞이했을 때였습니다. 우리 모든 여성들이 그래 왔듯이, 레시 테일러도 무자비하고 힘이 센 남성들에 의해 망가진 사회 문화 속에서 그래도 오랜 삶을 지탱해왔습니다. 너무나 오랫동안, 남성들의 권력에 대한 불편한 진실을 기어코 얘기하려는 여성들의 목소리는 들리지도, 믿어지지도 않았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시간이 다가왔습니다. 말을 할 시간이 다가왔습니다(the time is up)!
이제 우리 여성들의 시간입니다. 그리고 저는 레시 테일러가 세상을 떠나기 직전에, 자신의 진실이, 혹은 그때도 그랬고, 지금도 역시 고통을 받는 이 시대의 수많은 여성들의 진실이 앞을 향해 함께 나아간다는 점을 알았었길 희망합니다. 테일러 사건이 벌어진 11년 후에 몽고메리의 한 버스에서 백인들처럼 좌석에 앉기로 결심한 로사 팍스의 가슴속 어딘가에 새겨진 그 진실도 마찬가지였을 겁니다. 그리고 작금의 "미 투(Me too)" 운동을 결심한 모든 여성들의 가슴속에도 새겨져 있을 겁니다. 또한 "미 투" 목소리를 경청하기로 선택한 모든 남성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제 경력 가운데서, 그나마 제가 가장 잘했다고 자부하는 것은, 영화와 TV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서 남성과 여성의 진실된 언행을 가지고 얘기를 했다는 겁니다. 사람들은 어떻게 부끄러워하고, 어떻게 서로를 사랑하고, 어떻게 분노를 표출하고, 어떻게 실패를 하고, 어떻게 물러서고, 어떻게 인내하고, 결국 어떻게 이 모든 것을 극복하는지에 대해서도 저는 말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습니다. 인생이 우리에게 던지는 가장 추한 것을 겪고, 이를 이겨낸 사람들을 저는 그간 인터뷰를 하거나 묘사를 했었습니다. 그들이 가지고 있었던 공통점 하나는, 제일 어두운 밤일지라도, 밝은 아침에 대한 희망을 꼿꼿이 유지하고 있었다는 점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지금 이 방송을 보고 있는 수많은 어린 소녀들에게도 새로운 날이 곧 올 거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마침내 새로운 날이 도래한다면, 그것은 수많은 위대한 여성들과, 이곳에 모인 사람들과, 그리고 몇몇의 존경스러운 남성들이 다함께 의지를 고수하고 어려운 싸움을 계속하면서 결국 사회의 리더가 되어 그 누구도 "미 투" 운동을 다시는 벌이지 않는 시대를 만들었기 때문일 겁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