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틴 맥기, 2012년 8월, 패스트 컴퍼니
원문 : Why Your Brand Should Piss Someone Off
당신이 강력하고 확실한 브랜드 포지션닝에 다가갈수록, 당신을 싫어하는 일군의 그룹이 생겨날 가능성이 높다. 빌 코스비(Bill Cosby, 미국의 유명 코미디언)가 그랬던가.
“성공하는 방식은 잘 모릅니다. 다만 실패하는 방식은 모든 이들을 재미있게 하는 것이라는 점을 잘 알고는 있죠.”
"I don't know the key to success, but the key to failure is trying to please everybody."
몇 년 전에 [And1]이라는 인터넷 웹사이트는 이러한 전제에 매우 극단적인 사례를 보여준 바 있다. 미국 NBA를 테마로 한 의류회사인 [And1]은 브랜드명에 숨겨진 의미를 재차 강조하면서, “그것이 무슨 의미인지를 깨닫지 못한다면, 우리 제품(신발)을 구입하지 말아주셨으면 합니다."라고 소비자에게 과감하게 선전포고를 했다.
방금 언급한 예는 ‘모든 사람들을 만족시킬 단 하나의 방법은 여러 의제에 매우 논쟁적인 스탠스를 취하지 않는다.'라는 구절의 뜻과 거의 흡사하다. 만약 당신의 정체성이나 개성을 타인에게 맞추고자 한다면, 그 누구도 당신에게 좋은 호감을 가지고 있지는 않을 것이다. 당신은 그 누구에게도 공격하지 않을 테고 대립하려고도 하지 않는다. 단순히 당신은 중요해지지 않는다. 이것이 정말로 당신이 꿈꾸던 운명이던가?
비즈니스 업계에선 모호한 포지셔닝은 곧 취약한 브랜드를 의미한다. 주위 사람들로부터 사랑받기를 원한다면, 내가 아닌 다른 사람들 중 일부는 나를 싫어한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사업을 늘리고 새로운 고객을 확보하고자 혈안이 되어 있는 가운데 미래의 잠재 고객층에 있어 많은 사람들을 신중하게 무시하려는 일종의 뻔뻔함을 가져야 한다는 얘기다.
In business, a dull existence means a weak brand. If you want some people to love you, you’ve got to accept that others may hate you. With your company clamoring for new customers and more business, it takes a certain amount of nerve to deliberately ignore people that many within your organization might consider prospects.
나이키(Nike)의 올림픽 광고 중 논쟁에 휩싸였던 사례를 살펴보자. 지난 1996년 미국 애틀랜타 하계올림픽 때 이 기업은 "은메달을 딴 게 아니라 금메달을 놓친 거야.”(You don’t win silver, you lose gold)라는 문구를 내세웠다. 선정적이었을까? 음.. 그럴지도 모른다. 확실한 포지셔닝이라고? 네 말이 정말 옳아! 나이키는 뻔뻔하게도 승리에 대한 이정표를 세웠고 올림픽 경기장에서 어떤 사업도 하지 않기에 비난받기도 어려웠다. 솔직히 나이키의 광고는 역사상 가장 민감한 구절도 아니었다. 아마도 나이키는 다시 캠페인을 하려고 했을 것이다. 실상은 아니었지만…
여러 가지로 혼합된 문화에서 하나의 흠을 찾을 수 있을까? 당연하다. 그렇다면 이것은 모든 이들을 위한 문화라 할 수 있을까? 당연히 아니다. 당신은 기업과 브랜드가 어디서 존재하고 있는지를 정확히 아는가? 대부분 힘주면서 '맞다'고 얘기한다.
미국 도시 라스베이거스(Las Vegas)는 그것을 하지 않는 법을 보여주는 사례다. 물론 그것을 올바르게 하는 것을 보여주는 더 좋은 사례가 있기는 하다. 지금으로부터 몇 년 전 라스베이거스의 정책 입안자들(brain trust)은 실패를 맛보았다. 그들은 발전하고 있는 라스베이거스를 가족 중심의 엔터테인먼트 허브로 탈바꿈시키는데 만만의 준비를 마쳤다. 이것을 주도했던 사람들은 노력에 맞게 적당한 성공을 일궜다. 어린아이들을 위한 놀이시설은 넘칠 정도로 만들었지만, 궁극적으로 도시에서 거둬들이는 수익 대부분은 어른들을 위한 시설이었다. 5성급 호텔, 테마 여행, 비싼 정식의 가능성을 타진한 그들의 통찰은 옳았지만, 이것이 라스베이거스의 브랜드를 건강하게 바꿀 것이라는 전망은 매우 순진무구한 생각에 그치고 말았다.
그 시점부터 몇 년이 지난 후 그들이 새로운 캠페인을 펼치고 있는 순간으로 테이프를 빨리 감아 보자. “라스베이거스에서 벌어지는 일은 그 누구도 모른다.”(What happens in Vegas, stays in Vegas)라는 구절은 구식 광고의 전형적인 행태를 보여주지만 라스 베가스의 브랜드를 정확히 보여주는 정수라 할 수 있겠다. 현재 라스베이거스는 어른들을 위한 공간이다. 상품의 스펙은 과거와 달리 더욱 복잡해졌지만, 브랜드 포지셔닝은 과거와 똑같다.
라스베이거스는 모든 이들을 위한 도시는 절대로 아니다. 나이키도 모든 고객들을 위한 브랜드가 절대로 아니다. 애플, 메르세데스, 버진, 레드 불, 팍스 뉴스, W 호텔, 스누키, 킴 카다시안 등 강인하고 무엇인가에 초점을 맞춘 브랜드들 모두가 어느 단계에서는 애정/증오 동력을 동일하게 창출해낸다.
당신이 (지금) 누구이고 무엇이지에 충실하라. 당신이 내놓고자 하는 상품(서비스)의 질을 끊임없이 향상시키고 발전시켜야 한다. 당신의 브랜드와 제품(서비스)이 작동되는 프로세스에 충실하라. 라스베이거스의 주요 고객층이 아니라는 점에서 당신이 열을 받는다면 괜찮다. 아마 당신은 그 고객층이 아닐 뿐이다. 라스베이거스 지역 신문에 당신이 왜 열 받는지를 설명하는 일종의 독자투고를 한다면 더욱 좋은 방법이다. 진짜 고객층을 가지는 라스베이거스의 브랜드 가치를 향상시켜주는 꼴이기 때문이다. 당신이 분노하도록 되어 있다.
이스턴 마운틴 스포츠(이하 EMS)는 브랜드 포지셔닝 방식을 자포자기한 소매점이라 할 수 있다. EMS는 순수하게 아웃도어 열혈 마니아층을 타깃으로 한 아웃도어 의류 회사였다. 그러나 여러 사업을 벌이면서 돈을 많이 벌게 되자, 창립 37년이 지난 이 회사는 결국 대중적인 아웃도어 의류회사로 재포지셔닝을 하고 만다. 판매점 진열대에는 양모 재질의 부드럽고 누구나 가까이하기 쉬운 의류가 가득했다. 이쯤 되면 놀라울 것도 없다. 새로운 '나도 따라 할래~' 전법은 시장에서 통하지 않았고 많은 수익도 안겨다 주지 못했다. 2003년이 돼서야 새로운 CEO로 승진한 짐 만저는 자기 회사를 '등산용 로프(climbing rope)가 끊겼다.'라고 묘사하기도 했다.
만저는 포지셔닝(그는 결코 이 단어를 뱉어본 적이 없었다)을 이해했고, 자신의 회사도 달라져야 한다는 점도 이해했다. 최근 들어서 그는 진정한 소매상의 품격을 재구축했고 회사 조직이 유지 가능한 범위 내에서 열혈 아웃도어 문화를 다시 한 번 창조하면서 EMS를 과거의 영광이 찬란했었던 시절로 되돌리고자 노력하고 있는 듯하다. SUV 자동차를 끌고 다니는 사커 맘(soccer mom, 애들 교육을 위해 몸소 운전까지 하시는 우리의 어머님)들은 EMS 매장을 들르지 않는다. 그들은 괜히 쓸데없이 진중하고 품질만 높은 상품에 진절머리가 난다. 그러나 '등산'이라는 개념을 다시 확고히 다진다면, 사커 맘들은 EMS 매장을 자기 집처럼 생각할 것이다.
(...)
당신을 소위 '매스 마케터'라고 부르자.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은 아마도 “지랄하고 있네”, 혹은 “이것은 나한테 적용되지 않아"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어쩌면 둘 다 동시에 생각하고 있을지도 모르고. 만일 당신이 시장을 100% 점유하고 있고 지구촌 모든 사람들이 매일 당신네 제품을 구입하고 있다면, 남을 열 받게 하는 행위는 어쩌면 제 살을 갂아내리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만일 당신이 세계 제패를 꺼린다면, 주요 고객층과 더불어 그들이 왜 우리 제품에 애정을 보이는지를 알아야 한다. 이와 더불어 그러한 애정을 버리는 사람들의 존재가 곧 이익이 될 수 있음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약간 직관에 반대되는 얘기일 수도 있겠지만, 타깃을 좁혀 나갈수록 더 많은 것을 잡을 수 있다. 타깃을 좁혀 나가는 브랜드는 그렇지 않은 브랜드보다 상대적으로 무엇인가를 더욱 효율적으로 어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극렬하게 대비를 보여주는 방식은 괜찮다. 비록 자유분방하고 매력적으로 보이더라도 중간 길로 여행하는 것은 무조건적으로 나쁘다. 사람처럼 브랜드도 회사가 가지고자 하는 것으로부터 정의 내려져야 한다. 하지만 브랜드는 또한 회사가 가지고자 하지 않는 것으로부터도 정의 내려져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