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렌 게이머만, 2016년 2월 18일, 월스트리트 저널
원문 : Business Looms Larger in Art Classes
새내기 미술 전문가는 굳이 미술에 관련된 전문가라고 할 수 없다. 대학에서 미술사를 전공하고 졸업한 과거 선배들은 상징적 표현, 사회적 맥락, 그리고 양식 등을 연구했지만, 요즘 시대의 젊은 전문가들은 미술 자체를 대할 때 최소한 '가격'이라는 개념에 더욱 많은 신경을 쓴다.
The new art expert is not necessarily an expert in art. Art-history students used to tackle questions of symbolism, social context, and style in art, many young scholars are at least as focused on prices as they are on the art itself.
최근에 들어와서 많은 수의 학부생, 대학원생들은 전통적인 미술사 학습법을 고수하려고 하지 않는다. (여기서 질문, 라파엘로와 도나텔로 가운데 누가 먼저 태어났을까?) 이들은 미술사의 지식보다는 미술 작품의 사고파는 행위, 즉 거래에 집중하고 있다. 작년 가을, 윌리엄스 컬리지(Williams College)는 새롭게 개설되는 미술 경영 수업의 일환으로 학교 미술관에 작품 구입을 위한 예산 2만 5천 달러를 책정한 바 있다. 수업을 듣는 학생들은 작품을 직접 구입할 기회를 갖게 되었는데, 작품의 투자 전망에 대해서 발표를 하고, 가격 협상에 대해 거래 방법을 설명했다.
"미술시장이 매우 중요해졌다. 비록 시장은 일촉즉발이지만 흥미롭기 때문에 학생들이 여기에 관심을 가지는 것"이라고 경제학과 교수인 스티븐 쉐파드가 말했다. 그는 학교 미술관의 큐레이터인 케빈 머피와 공동으로 수업을 지도하고 있다.
하버드대학 경영대학원 산하 미술연구회는 학생 30명을 마이애미 비치의 아트 바젤(Art Basel in Miami Beach)로 견학을 보낸다. 이 프로그램은 5년 전에 시작되었고 학생들이 미술계의 네트워킹을 쌓을 수 있도록 유도하는, 일종의 연례행사이다. 요금 300달러를 지불하면 웬만한 행사장의 VIP 출입이 가능하고, 현지 관광은 물론 특별 강의나 기타 제반 사항까지 제공받는다. 학교에서 공지가 뜨면 대부분 첫 주에 마감된다. 창업을 갓 해낸 졸업자들이 포함된 견학 프로그램 지원자들은 미술계의 최신 동향을 몸소 깨우치기를 원한다.
"전통적으로 말이죠... 미술사 전공으로 석박사 학위를 받는 것은 과거에 필수조건이었습니다."라고 미술연구회 공동 회장인 안나 라진스카야가 운을 뗐다. 그녀는 "하지만 지금은 추세가 달라지고 있어요. 미술관이나 기타 예술단체를 운영하는 사람들은 경영 수업을 이수한 예술대학 학생들이나 완전히 다른 영역에서 직무 경험을 쌓은 지원자들을 뽑으려고 합니다."라고 말했다.
미술계의 몇몇 노련한 베테랑들은 미술사 학습에 있어 경영과 관련된 실제적 지식을 추구하는 것은 미술시장에 갓 진입한 학교 졸업생들로 하여금 미술 작품 지식을 거의 습득하지 못한 채 그저 시장의 동향을 예측하기 위해 미술의 점잔만 빼는 용어들만 사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술계에 빠르게 진입한 신진 부류 가운데 지식의 깊이가 상당한 사람들이 있을 거라 생각하지 않습니다."라고 뉴욕의 아쿠아벨라 갤러리의 예술감독인 마이클 파인드레이가 말했다. "미술계로 오려는 사람들은 반드시 자신만의 신념과 통찰력, 그리고 개인적인 경험에서 비롯된 취향을 지녀야 합니다. 이것은 소더비(Sotherby)나 크리스티(Christie)에서 몇 달 동안 현대미술 몇 점 팔았다고 해서 생기는 것이 아닙니다."
미술작품 감별에 있어 돈을 중요하게 여기는 풍조는 일찍부터 있었다. 파인드레이는 어느 중년 남성의 이야기를 말해주었다. 그는 자신의 10살짜리 아들과 같이 어느 아트 페어에 왔었는데, 여기서 제일 비싼 작품이 무엇인지를 파인드레이에게 물어봤다고 한다. 그 이유는 자신의 아들이 그것을 보고 싶어서였다.
미술시장 기획이나 관련 프로그램들은 증가 추세에 있다. 소더비의 미술 전문교육기관이 마련한 2015년 석사 과정 교육 프로그램의 참가자 수가 기록적으로 증가했다. 전 세계에서 온 학생들의 수는 2014년에 비교해 약 10%가 늘어났다. 지난 1969년 영국 런던에서 창립된 이 기관은 중국의 북경대학교와 협연을 맺으면서 첫 번째 석사과정을 개설했고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도 최근 2년 동안 학사 과정의 교육 프로그램 3가지를 제공했다.
"우리의 의도는 기업 고용주들이 미술사에 정통한 지식을 갖추면서 엑셀 스프레드시트를 전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구직 지원자들을 원하고 있다는 사실에 맞춰져 있다."고 소더비의 미술 전문교육기관에서 글로벌 마케팅을 총괄하는 조나단 프라이드랜버가 말했다.
크리스티는 올해 미국 뉴욕에서 미술과 법률, 그리고 경영과 연관된 새로운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할 계획이다. 이것은 미술과 상업(commerce)이 적절하게 혼합된 커리큘럼을 지니고 있는데 몇 년 전부터 영국 런던에서 실시했던 것과 비슷하다. 학부 프로그램은 소더비가 소유한 몇몇 교육기관에서 담당한다. 이와 더불어 석사과정 프로그램은 뉴욕의 근현대 미술사와 더불어 최신 전 세계 미술시장 동향과 투자도 함께 다룬다. 크리스티와 소더비 프로그램들은 결연 관계를 맺은 대학과 주 정부가 공인한 학위를 제공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