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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st in Translation Mar 05. 2016

공항에서 엿듣기

마이클 카이저, 2012년 8월 13일, 허핑턴 포스트

원문 : Eavesdropping In an Airport


최근 나는 공항의 한 좌석에 앉아 사업에 관해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때 내 옆으로 중년 남성 2명이 앉더니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비즈니스 출장을 마치고 집이 있는 미국으로 출국 대기 중 이었던 그들은 바로 이 곳에서 만난 사이였던 것 같았다. 그들은 평범한 주제를 가지고 대화를 나눴다. 이를테면 어디에 사는지, 아이들은 몇 명이고 지금 몇 살 인지 말이다. 그리고 다이어트의 필요성과 골프와 같은 취미에 대해서도 깊은 공감을 자아내기도 했다.

중년 남성들 중 한 명이 자기 아들은 지역 무용학교에서 발레 레슨을 받는다고 하기 전까지 나는 그들의 대화에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았다. 그 아들은 중학생이고 매주 강도 높은 발레 레슨을 받는다고 한다. 아버지는 아들이 스포츠 선수가 되기를 바랐지만, 지금은 발레와 같은 무용에 깊은 관심을 보이자 전폭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서 내 귀가 번쩍 트였다.

그 중년 남성의 아들이 다니는 무용학교에는 매년 발표회를 할 때마다 전통이 한 가지 있는데, 바로 학생의 아버지들이 직접 무용을 하는 행사였다는 것이다. 행사가 있기 전 아버지들은 무용학교에 몇 주 정도 직접 찾아와 무용 선생님으로부터 직접 춤을 배운다. 그 남성은 무용이 그렇게 어렵지는 않지만 한 번도 배운 적이 없었기 때문에 동작 하나하나가 매 순간 도전이라고 고백했다. 아버지들은 또한 의상을 직접 마련해야 하는데, 싸구려 의상 가게에서 원단을 가져와 그들이 직접 서로 모여서 의상의 구체적인 디자인까지 논의한다고 한다. 그 아버지는 이미 한 번 그런 경험을 한 바 있으며 과정이 매우 재미있었기에 올해 말에도 다시 참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고 나서 그는 (매우 들뜬 듯) 자신이 직접 경험한 무용학교의 전통을 계속 이야기했다. 자신들이 직접 무대에 설 때 음악이라든가, 아니면 올해 무용 공연에 입을 의상에 대해 여러 원단과 디자인 초안을 합의한다든가, 또 학교 재학생들의 공연보다 아버지들이 직접 출연하는 공연에 박수갈채가 더욱 오래간다든가의 따위였다. (I think they were clapping for our guts to go out and do this more than for our performance.)

재학생들의 아버지들이 직접 선사하는 무용 공연은 그 학교의 색다른 전통으로 분명하게 다가온다. 또한 그들은 공연에 참가함으로써 자기 자식들이 무용에 얼마나 열정적으로 연습하고 있는지를 단번에 알아차릴 수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음악이 나오는 가운데 실제로 움직임을 했기 때문이다. 그 남성은 과거 자신의 아들이 풋볼 선수가 되기를 바랐지만, 현재는 발레 수업이 더욱 많은 관심을 끌고 있다고 말했다.

잠시 나는 그 무용 학교가 보여준 창의적이고 실로 대단한 리더십에 대해 생각에 빠졌다. 학교는 재학생의 부모님을 이러한 방식으로 직접 커리큘럼에 참여시키면서, 예술을 향한 한 가족의 열정을 실질적으로 이끌어낸 것이다. 공연에 참가한 아버지들은 무용에 흥미를 보이는 자식들에게 끊임없이 지원을 보내줄 여지가 매우 높다.

하지만 그 순간은 내가 비행기에 탑승하려고 할 때 몸소 겪었던 불쾌한 시간 중 하나였다. 그 이유는 탑승 시각이 다가와 더 이상 그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무용과 관련해서 그 중년 남성의 경험담을 더 듣고 싶었다!

나는 그가 앞으로 지역 공동체 안에서 예술의 역할이나 중요성 같은 것에 문제제기를 하지 않을 것으로, 예술이 왜 사회로부터 지원을 받아야 하는지, 또 예술은 일종의 만족감이라는 점을 가지고 논쟁하려고 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제 예술은 그의 인생에 필수불가결한 요소로 자리 잡았고 그와 그의 아들은 서로 예술을 공유할 것이다.

아마도 예술을 널리 대중화하기 위해선 지원금을 타기 위한 수준 높은 스피치를 하기보다는 아버지가 무용을 많이 하도록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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