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산드라 울프, 2016년 3월 3일, 월스트리트 저널
원문 : John Urschel: From the NFL to MIT
"피타고라스 정리를 얼마나 자주 쓰시나요?"라고 볼티모어 레이븐스의 존 어쉘(John Urschel)이 나에게 물었다. 어쉘은 일상생활에서 수학공식을 자주 사용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학기부터, 191cm 140kg에 육박한 체구의 그는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에서 수학과 박사과정을 시작했다.
올해 24세인 어쉘은 매우 희귀한 선수다. NHL에 등록한 선수들 가운데 대학에서 박사과정을 이수하는 사람은 어쉘 혼자다. 또한 이번 MIT 수학 박사과정을 이수하는 학생들 가운데서도 프로 운동선수는 역시 그밖에 없다. NFL 볼티모어 레이븐스에서 선수 생활을 3년째 이어가고 있는 어쉘은 매우 전도유망한 선수로 평가받는다. 그래서 레이븐스와 그는 4년 기간에 총 240만 달러짜리 계약을 맺었다. 그는 시즌이 끝나고 나서 스펙트럴 그래프 이론(Spectral Graph Theory)나 수치선형대수학(Numerical Linear Algebra), 혹은 머신러닝(Machine Learning) 등을 배울 예정이다.
MIT에서 어쉘이 공부할 과목들은 비전공자들에게는 설명하기가 참으로 어렵다고 말한다. "스펙트럴 그래프 이론을 사람들에게 설명하는 것은 그리 잘 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 대신, 머신러닝에 대해서는 자주 얘기를 한다. 머신러닝은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해 미래를 예측하는 기술, 쉽게 말해서 컴퓨터가 스스로 생각하는 법이다. 대학원생들이 평가 및 심사하는 학술지에도 논문을 몇 차례 기재한 그는 자신이 꼽은 최고의 논문으로 지난 2014년 '대수학과 그에 따른 응용'이라는 학술지에 실린 "스펙트럴 그래프의 양분과 연결성(Spectral bisection of graphs and connectedness)"이다. 왜냐하면 이 논문에서 자기의 이름이 들어간 이론이 들어가 있기 때문이다. "어쉘-지카타노프 이론"이 바로 그것이다.
존 어쉘은 캐나다 마니토바 주 위니페그에서 외과의사인 아버지와 변호사인 어머니 밑에서 태어났다. 그리고 펜실베이니아 주립대학에서 응용수학에 흥미를 느낀 그는 이때까지만 하더라도 그리 특출 난 학생이 아니었다고 한다. "수업 시간이 너무나 지루해서 졸기도 했고, 한 번도 집중한 적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교수님들도 저에게 관심을 보이지 않으셨고요."라고 그는 회고했다. 자신의 선택에 부모님께서는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았다고 말한 그는 이어서 이렇게 말했다.
"하고 싶은 것을 하려고 했던 소년들 가운데 한 명이 바로 저였습니다. 그 누구한테도 조언 같은 것을 구하지도, 심지어 제가 하는 일이 옳은 것인지도 묻지 않았습니다. 지금도 저는 그렇게 살고 있습니다."
"I was always one of those kids who just did what they wanted and didn't really ask for advice or whether that was OK, " he says. "I think I'm still that way."
어쉘은 중학교에 들어가고 나서 미식축구 선수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는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는데, 머리가 매우 큰 나머지 적합한 크기의 헬멧을 도저히 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고등학교로 진학하고 나서 그는 본격적인 미식축구 선수의 길을 밟았다. 학교를 졸업하려고 하자 그에게는 프린스턴, 스탠퍼드, 그리고 펜실베이니아 주립대학으로부터 입학 관련해서 연락을 받았다. 그는 최종적으로 펜실베이니아 주립대학을 선택했다. "고등학교를 다녔을 시절에 교장선생님께서 펜실베이니아로 진학하는 것은 바보 같은 짓이라고 말했습니다. 거기를 가면 제가 프로 운동선수로 활약하지 못할 것이라는 게 그의 이유였죠. 하지만 저는 결국 '운동'과 '대학'이라는 것에서 최고를 획득하는 선수로 성장하게 되었습니다." 대학 졸업반일 때 어쉘은 윌리엄 V. 캠블 트로피를 손에 거머쥘 수 있었다. 이 트로피는 하이즈만(Heisman) 상이라고 불리는데, 매년 대학 미식축구리그 최고의 선수에게 수여하는 것으로 매우 유명하다.
때때로 어쉘은 두 가지의 작업에 한창이다. 그는 '플레이어스 트리뷴'에 통계에 기반한 스포츠 칼럼을 기고한다. 플레이어스 트리뷴은 현직 스포츠 선수들이 글을 쓰는 온라인 잡지 플랫폼이다. 또한 그는 미국 프로스포츠의 여러 종목들의 승패 기록 수치를 분석하고 있다.
자신을 향해 대대적인 공세를 펼치는 라인백커들(linebackers, 수비를 할 때 러시와 패스를 주로 하는 역할)과 싸워 물리칠 때 알고리즘이나 수학공식을 머릿속에 실제로 떠올리지는 않더라도 수학은 자신의 운동에 도움이 된다고 어쉘은 생각한다. 수학이 일반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것은 무엇일까? 이에 대해서 그는 "당신의 인생을 지탱해 줄 수리적 이해력을 성장시키는 데 도움을 준다(to foster the growth of quantitative aptitude, which really carries you through life)."고 말했다. 수학 실력을 갈고닦으면서 그는 경기를 할 때마다 생각을 보다 빨리 정리하고 , 더욱 세분화된 결정을 내릴 수 있었다. "당신이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까지" 도달 가능했다.
최근에 들어서 미식축구는 선수들의 부상과 격렬한 운동 때문에 여러 사람들로부터 비판을 받는 상황이다. 특히 두부 손상(head trauma)은 심각한 문제라고 한다. 어쉘은 작금의 현실을 이해하고 부상의 위험성을 인정한다고 말했다. 그도 작년 8월 트레이닝 캠프 때 꽤 심한 뇌진탕으로 고통받았고, 결국 몇 가지 의료 검사를 통해 부상의 심각성을 진단받았다. 두통과 불면증이 없어지기까지, 그리고 런닝을 할 때 구역질이 완전히 사라지기까지 약 3주의 시간이 걸렸다고 어쉘은 말했다. 고등 수학 공부를 하기 위해서는 1~2달 정도를 푹 쉬어야만 했다.
어쉘의 관점에서 미식축구는 복싱 경기와 비슷하다. "대중은 미식축구 선수의 뇌진탕에 대해서는 유난을 떱니다. 하지만 복싱 경기에서 선수가 뇌진탕을 입으면 뭐라고 하지는 않습니다."라고 그는 말했다. "복싱 경기에서는 뇌진탕 입는 것이 일반적이고, 그것이 경기의 한 부분이라고 여기는 사람들의 자연적인 본능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NFL 시즌일 때 어쉘의 일상은 미식축구를 중심으로 돌고 돈다. 하루에 8시간 동안 운동하고 또 운동을 한다. "일반적인 사무직원의 업무 시간과 비슷하다고 보면 됩니다." 그는 훈련장에 나가고, 연습을 하고, 경기를 녹화한 영상을 시청하고, 다시 연습을 한 다음에 회의에 참석한다.
지금처럼 시즌이 아닐 때도 어쉘은 매우 바쁜 생활을 보내고 있다. 현재 그는 보스턴 외곽에서 살고 있는데, 대학원에서 수업을 마치고 홀로 과제를 풀기 전까지 그는 언제나 학교 체육관에 들러 체력관리 트레이너 지도 하에 강도 높은 운동을 한다. 저녁에 집으로 돌아가면서 그는 러시아어를 공부하는데, 학교 커리큘럼에서 요구하는 외국어 프로그램을 이수하기 위해서다.
어쉘은 또한 펜실베이니아 주립대학의 비상근 조사연구원이라는 직책을 수행하고 있는데, 1~2달에 한 번씩은 자신의 사무실에 들른다. 굳이 아무것도 안 하고 쉬어야 할 때가 있다면 온라인으로 체스 게임을 두는 어쉘이다.
존 어쉘은 자신의 미래를 항상 개방적인 마음가짐으로 기다린다. 훗날 그는 수학과 교수나 연구원, 혹은 수학과 관련된 직업을 선택할지도 모른다. 미식축구에 대해서 그는 "제 몸이 지탱하는 이상, 프로선수로 계속 활동하고 싶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그는 수학자로 불리기를 원할까? 아니면 미식축구 프로선수로 불리기를 원할까? "미식축구를 좋아하는 사람들한테는 미식축구 선수로, 수학을 좋아하는 사람들한테는 수학자로 불렸으면 합니다."라고 그는 답했다. "미식축구와 수학계 사람들 말고요? 그러면 미식축구 선수 겸 수학자로 불렸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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