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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st in Translation May 01. 2016

미술 작품을 평가하는 인공지능

아메드 엘가말, 2015년 8월 2일, 뉴스위크 

원문 : What Makes a Picture Great? There's an Algorithm for That


파블로 피카소의 [아비뇽의 여인들]부터 에드바르트 뭉크의 [절규]까지,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이목을 집중시킬 수 있는 특별한 요소가 있다면, 그것은 대체로 무엇이고, 미술사에서 하나의 표준으로 여겨질 정도로 상징적인 작품이 된 이유는 또한 무엇인가?


우리가 명화라고 평가하는 작품들 대다수는, 그것을 직접 만든 예술가들이 그간 시도하지 않았던 기술이나, 형식, 혹은 스타일을 포함시켰기 때문이다. 여기에 해당되는 예술가들은 창의적이면서도 혁신적인 솜씨를 발휘했는데, 당시로부터 몇 년간은 동료나 비평가들로부터 비웃음을 당하기도 했었다. 


전문가들은 인류 역사를 통틀어 이런 혁신을 불러일으킨 예술가들을 작품의 평가나 거래액을 가지고 재조명해왔다. 하지만 명화 속에 숨겨진 창의적인 수준을 인공지능(AI)이 과연 수량화할 수 있을까?


미국 럿거스 대학의 예술인공지능센터에서 나와 동료들은 어떤 그림이든지 간에 그 속에 숨겨진 창의성을 가늠할 수 있는 새로운 알고리듬을 학계에 제안한 바 있다. 미술사를 자세히 다루면서 그림 속의 문맥을 고려하는 수학적 알고리듬이었다.


연구 말미에 우리 연구팀은 수많은 그림들을 가지고 작업을 하면서 미술사학자들이 표현 수단에 있어 명작이라고 평가했던 것들에 알고리듬이 존재해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일련의 결과를 통해서 우리는 오직 인간만이 창의성을 측정하는 것이 아니라, 이제는 컴퓨터가 그런 역할을 대신할 수 있고, 오히려 더욱 객관적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How is creativity defined?


물론, 알고리듬은 아주 중요한 질문 하나와 긴밀하게 연관되어 있다. "창의성을 어떻게 측정 및 수량화할 수 있는가?"


이런 질문은 그간 인류 역사에서 오랫동안, 그리고 지금까지도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다. 대중은 한 사람(시인이나 최고경영자), 한 작품(조각이나 소설), 아니면 한 아이디어에 "창의적"이라고 종종 말한다. 


우리는 이번 연구에서 작품의 창의성에 주목했다. 작품의 고유한 독창성과 그에 따른 장기간의 영향력을 강조하며 창의성의 가장 일반적인 정의를 이용했다. 


이것은 엠마뉴엘 칸트가 독창성과 "본보기(exemplary)"라는 두 가지 요소를 강조하면서 내세웠던 예술적 천재성(artistic genius)과 매우 유사했다.


또한 나를 포함한 럿거스 대학 연구진은 마가렛 보든(Margaret A. Boden)이 주창했고, 세계적으로 널리 통용되는 역사적 창의성[H-Creativity]과 개인/심리적 창의성[P-Creativity]이라는 개념 등 현대적 기준도 적용시켰다. 


우리의 예전 연구에서는 범위를 좀 더 넓혀 미술사가 아닌 인류 역사의 범위 안에서 참신성과 유용성을 가지고 작품들을 평가했었고, 작품을 그린 화가들이 지녔던 참신한 아이디어도 추가적으로 수치화했었다. 


Building the algorithm


컴퓨터가 확실하게 계산하기 위해 연구진은 15세기부터 20세기까지 제작된 그림들을 데이터화한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수많은 그림들로 이뤄진 네트워크를 사용하면서 우리는 각각 작품들의 독창성과 후세 영향력에 대해서 추론을 하기 시작했다. 


작품들을 가지고 일련의 수리적 변형을 가하면서 우리는 예술의 창의성을 수량화하는 데 있어 나타나는 문제점이 네트워크의 중심성 문제의 변이(a variant of network centrality problem)로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을 포착했다. 사회적 상호작용 관련 분석, 유행성 분석, 혹은 구글 검색을 할 때 널리 쓰이는 알고리듬이 보통 이런 종류에 해당한다. 예를 하나 들어보자. 구글 크롬에 접속한 뒤 온라인 검색을 하면, 구글은 페이지들로 이뤄진 광대한 네트워크를 빠르게 탐사하면서 검색어와 가장 연관된 각기 다른 페이지를 보여주는 알고리듬을 사용하는데, 이것 역시 내가 앞서 말한 종류와 똑같다. 


어떤 종류이든지 간에 인풋과 매개 변수와 연동되지 않는 알고리듬은 세상에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연구에서는, 인풋을 알고리듬이 작품을 분석할 때, 색, 질감, 관점, 그리고 대상 등을 고려하는 것으로 정했다. 매개 변수는 창의성의 기준을 적용했다. 독창성과 후세의 영향력만을 기준으로 삼았다. 


미술사에서 알 수 있는 명화 관련 지식이나 배경을 부호화(encoded) 하지 않은 채 알고리듬은 자체적인 결론을 내렸다. 시각 분석과 디테일을 고려하는 것만으로도 우리의 알고리듬은 작품들을 엄격하게 평가했다.



Innovation identified


1700 가지의 유명 작품들을 컴퓨터로 분석하면서 우리 연구진은 주목할 만한 결과 몇 가지를 찾아냈다. 예를 들어서, 알고리듬은 에드바르트 뭉크의 [절규]에 대해서 19세기 동시대의 다른 작품들과 달리 상당히 높은 점수를 주었다. 물론 이것은 누구나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뭉크의 [절규]는 표현주의 작품들 가운데서 가장 탁월한 그림이면서, 20세기 내내 가장 많이 복제된 그림이기 때문이다. 


알고리듬은 1904년~1911년에 그려진 작품들 가운데서 피카소의 [아비뇽의 여인들]에도 가장 높은 점수를 매겼다. 알고리듬의 점수는 미술사학자들이 내세웠던 주장과 매우 흡사하다. 그들은 평평한 화면(flat picture plane)과 원시주의의 요소로 인해서 피카소의 이 작품은 매우 혁신적인 걸작이고, 결국 피카소 후기에 나타나는 큐비즘의 직접적인 전조가 되었다고 주장했다. 


또한 알고리듬은 카즈미르 말레비치가 1915년, 절대주의 초기 시절에 발표한 그림들에 대해서도 창의적인 부문에서 높은 점수를 매겼다. 당시 피카소의 큐비즘이 휩쓸던 예술계에서 남다른 형식으로 유명해진 작품들이었다. 1916년~1945년에 공개된 작품들 가운데서 알고리듬에 의해 높은 평가를 받은 예술가들은 피에트 몬드리안, 조지아 오키프 등이 있었다. 


물론 우리의 컴퓨터 알고리듬이 높은 점수를 줬던 작품들과 미술사학자들이 그간 평가했던 것과 일치하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예를 들어서, 알고리듬은 도메니코 기를란다요의 [최후의 만찬]을 평가했는데, 추후에 공개된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비슷한 작품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점수를 주었다. 다 빈치 경우에, 알고리듬은 [성 세례 요한]을 그의 여타 다른 종교화보다 가장 높게 순위를 매겼다. 흥미롭게도, 그의 [모나리자]에 대한 알고리듬의 점수는 그렇게 높지 않았다.


Withstanding the test of time


미술사학자들이 공통적으로 평가 내린 것과는 약간은 다르게 알고리듬은 자체적인 결과를 보였기 때문에 우리는 한 가지 의문점이 들었다. 알고리듬이 제대로 작업을 수행했다는 것을 과연 우리는 어떻게 알 수가 있을까?


그래서 우리는 실험을 추가적으로 단행했다. "타임머신 테스트"라고 명명된 이 실험에서 우리는 각각의 작품들의 제작 연도를 임의적으로 과거나 미래로 바꾸었다. 그러고 나서 다시 컴퓨터 알고리듬을 실행해 창의적인 부문에 있어 재평가를 실시했다. 


인상주의, 후기인상주의, 표현주의, 그리고 큐비즘에 해당되는 작품들을 중세시대인 서기 1600년대로 연도를 설정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 작품들은 창의성에 대해서 매우 높은 점수를 얻었다. 이와 반대로 제작 연도를 1600년대로 설정한 신고전주의 작품들은 후한 평가를 받지 못했다. 이는 컴퓨터 알고리듬이 제대로 인식을 못한 까닭이다. 왜냐하면 신고전주의는 르네상스에 대항해서 나타난 풍조이기 때문이다.


참고로 르네상스와 바로크 스타일의 작품들의 제작 연도를 서기 1900년대로 바꾸자, 알고리듬은 이들 작품에게 낮은 점수를 주었다.


우리의 연구가 미술사학자들의 일자리를 자칫 빼앗을 수 있는 기회로 여겨지지 않기를 바란다. 인간의 눈보다 컴퓨터의 알고리듬이 더욱 나은 평가를 할 수 있다는 주장도 유지하려는 것도 더더욱 아니다. 


우리 연구진은 그저 인공지능에 의해 동기를 부여받았을 뿐이다. 인공지능에 관한 연구와 조사에 있어 궁극적인 목표는 인간과 비슷한 지각과 인식을, 그리고 지적 능력을 갖춘 기계를 발명하는 것이다. 


지각과 인식, 그리고 지적 능력을 가지고 창의성을 평가하는 과정은 매우 도전적인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우리의 연구 결과는 획기적인 발전이나 다름없다고 믿는다. 기계 역시 인식할 수 있고, 시각적으로 분석도 가능하며, 인간처럼 그림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We believe that judging creativity is a challenging task that combines these three abilities, and our results are important breakthrough: proof of a machine can perceive, visually analyze, and consider paintings much like humans c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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