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슬포슬 한 맛
열다섯 번째 빵.
소보로 빵은 이름을 말하기만 해도 입모양이 동그래져 부드러운 느낌이다. 동그란 빵 위에 포슬 한 모양의 쿠키 도우가 올라간 빵. 주변을 둘러보자면 40대 위 분들의 애정을 듬뿍 받고 있는 듯하다. 빵을 좋아하는 아빠도 카스텔라를 좋아하는 할머니도 소보로 빵을 좋아하신다. 엄마는 모든 음식을 고루 좋아하셔서 패스.
소보로 빵 위의 포슬포슬한 쿠키 반죽은 땅콩크림으로 만들어진다. 소보로빵을 만들어 보기 전까진 무엇으로 만드는지 가늠할 수 없었다. 어쩐지 묵직한 고소함이 있더라니. 아빠가 고등학생일 때 땅콩버터를 워낙 좋아하여 할머니가 꼭 한통씩 집에 두셨다고 한다. 아빠는 소보로 빵의 땅콩버터에 끌린 것일까. 달콤하고 고소함의 주인공은 땅콩버터였다.
나는 소보로빵을 그리 좋아하지 않았다. 하지만 갓 구워져 나온 소보로 빵을 보고는 반할 수밖에 없었다. 흰 우유와 함께 먹으면 마음이 포슬포슬 해 지는 것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