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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글 Feb 24. 2024

시금치는 못참지!

재료별 초간단 집밥 메뉴 제안 5탄: 시금치

   시짜 들어가는 시금치도 안먹는다지만


     시월드의 횡포에 질린 많은 며느리들은 '시'짜 들어가서 시금치도 안 먹는다고 하지만 시댁에 가서도 신생아처럼 먹놀잠 (먹고 놀고 자기)에 충실한 불량 며느리인 나는 시댁가는 것도 좋아하고 시금치도 좋아한다. 특히, 시어머님의 시금치 무침과 시금치 된장국은 나와 우리 겨울이의 최애 음식이다.

    시금치는 영양가도 좋고 맛도 좋지만 뿌리와 줄기 사이사이에 낀 흙과 이물질들을 꼼꼼히 씻어내고 뿌리도 다듬어야 하는 손이 많이 가는 재료여서 장보러 갈 때마다 싱싱한 시금치를 보면 살까 말까 한참을 째려보고 고민하게 된다. 사와서도 냉장고 야채칸에 넣어놓고 빨리 해먹어야 하는데 하고 스트레스를 받기도 한다.

    그래서 귀차니스트인 나는 주제파악을 잘하고 있어 왠만하면 잘 안사고 싶지만 겨울은 시금치가 달큰해지는 계절! 귀찮아도 먹어야 한다. 먹여야 한다.  더구나 차디찬 겨울바람을 이겨내며 자라 단맛이 한껏 올라온 뿌리가 빠알간 포항초는 못참지!    


 

시금치 손질법 


    시금치는 뿌리와 단단한 밑둥을 잘라내고 물에 담궈 살살 흔들어주고 물을 버린다. 이 과정을 2~3번 정도 해서 흙을 완전히 제거된다. 끓는 물에 소금 한 티스푼 넣고 시금치를 1분 정도 데친 후 건져서 찬물에 헹구고 물기를 짜내고 한 뿌리를 세네등분으로 쪼갠다.

    시금치가 싸고 맛있을 때 2~3단씩 사다가 이렇게 손질해서  바로 요리에 사용할 것 빼고 나머지는 한번 요리할만큼씩 지퍼백에 넣어 냉동칸에 넣어두면 반찬거리 없을 때 요긴하게 써먹을 수 있다.  




시금치 카프레제 샐러드


    시금치로 해먹을 수 있는 가장 간단한 요리 중 하나인 시금치 카프레제 샐러드!

데칠 필요도 없이 잘 씻은 시금치 반단 정도 먹기 좋게 가위로 잘라주고

토마토,생모짜렐라 치즈도 슬라이스해서 올려준 뒤,

발사믹 소스 뿌려주면 끝.

발사믹소스가 싫다면 오리엔탈 드레싱을 뿌려도 좋다.

오리엔탈 드레싱은 시판제품을 써도 좋고 집에서도 간단히 만들 수 있다. (올리브유 1큰술 반, 진간장 2큰술, 꿀 1큰술, 레몬즙 (없으면 식초) 1큰술, 다진 마늘 반 큰술,  깨소금 약간 넣고 잘 섞어주면 완성!)  

브런치로 먹어도 좋고 와인안주로 좋은 시금치 카프레제 샐러드 완성!


 


시금치된장국


냄비에 물 1리터, 코인육수 2알 넣고 끓으면 손질해둔 시금치 한단 넣는다.

된장 2큰술, 다진마늘 반큰술 넣고 끓이다가

마지막에 대파 한 뿌리 송송 썰어서 넣고 불을 끈다.  

고춧가루 반 큰술 또는 청양고추 다진걸 넣으면 살짝 매콤하니 더 맛있지만 아이들과 먹을거라 생략!

한 냄비 끓여두면 저녁에 먹고 다음날 아침 식사까지 든든하게 해결할 수 있어서 겨울에 배추된장국만큼이나 자주 끓여먹는다.


시금치무침과 김밥


깨끗이 씻어둔 시금치는 끓는 물에 소금 한 꼬집 넣고 데쳐서 찬물에 헹구고 물기를 꼭 짠다.

소금 1티스푼, 다진 파 한 큰술, 참기름이나 들기름 한 바퀴, 깨소금 솔솔(원하면 다진 마늘 반 티스푼 추가)

이렇게만 넣고 조물조물 무쳐도 시금치가 달아서 달고 꼬숩다. 소금으로만 간을 해서 깔끔한 맛이 난다.   

    

    시금치무침은 들어가는 양념에 따라 다양한 변주가 가능하다.

소금 대신 참치액이나 국간장을 한 큰술을 넣어주면 조금 더 으른 입맛의 시금치 무침
소금 대신 된장 1티스푼 넣으면 시금치 된장무침
소금 대신 고추장 1티스푼, 매실액 1티스푼 넣으면 시금치 고추장무침이 된다.



    시금치무침은 밥반찬으로 먹어도 맛있지만 시금치무침을 만드는 날은 왠지 집김밥이 땡긴다.

당근 채썰어서 기름두른 팬에 볶아주고

김밥햄 끓는 물에 데쳐 팬에 굽고

계란지단 부쳐서 썰고

단무지 썰어서

참기름과 깨소금으로 간한 밥, 곱창김과 같이 내면 우리집 단골메뉴인 각자 싸먹는 셀프김밥!

    소고기 소보로와 양념간장도 곁들인다. (계란, 시금치 넣고 양념간장 뿌려먹는 것이 나의 훼이버릿!)  주부경력 14년이 무색하게 아직 김밥을 짱짱하게 말아서 써는게 힘들어서 우리집은 취향존중이라는 미명 아래 이렇게 먹고 있다. 히힛! (왜 내가 싸는 김밥은 속도 많이 넣고 꾹꾹 눌러서 말아도 썰어보면 속 빈 강정 마냥 헐거워서 썰다가 망가지는게 절반인지 모르겠다)



밥반찬으로도 브런치로도 좋은 시금치 달걀볶음


달걀 3개 깨서 휙휙 저어놓고 깨끗이 씻은 시금치 한 줌은 길이로 절반 정도 자른다.

후라이팬에 올리브유 두르고 다진 마늘 1티스푼 넣은 뒤 시금치를 넣어 볶는다.

시금치가 숨이 죽으면 한쪽으로 밀어두고 약불로 줄인 뒤, 계란을 붓는다.

계란이 살짝 익기 시작하면 젓가락으로 저어주면서 스크램블을 만들고 시금치와 섞는다.

소금 1티스푼, 후추 갈갈해서 마무리!

여기서도 양념에 따라 두 가지 버전의 요리가 가능하다.

올리브유 대신 버터로 볶으면 브런치와 곁들이기 좋고

소금 대신 간장이나 굴소스와 참기름을 넣으면 밥반찬 또는 덮밥으로 먹기에 좋다.


시금치 베이컨볶음


    달걀대신 베이컨 (또는 소세지)를 넣으면 시금치베이컨(또는 소세지)볶음이 된다.

베이컨 3줄 먹기 좋게 잘라두고 시금치 한 줌은 길이로 절반 정도 자른다.(양파있으면 반개 정도 채썰어둔다.)

후라이팬에 올리브유 두르고 다진 마늘 1티스푼 넣은 뒤  넣은 뒤 베이컨 또는 소세지넣고 볶다가

양파를 넣고 투명해질 때까지 볶은 뒤,

마지막으로 시금치를 넣고 숨이 죽을 때까지 볶는다.

베이컨, 소세지가 짭짤해서 따로 간을 하지 않아도 맛있지만 맛을 보고 취향에 따라 소금으로 간을 한다.




    이렇게 해서 밥반찬으로 먹어도 좋고 파스타를 삶아서 넣고 소금, 후추로 간을 하면 시금치오일파스타가 된다.  여기다 시판 크림소스를 부으면 시금치 크림파스타.  파스타 대신 밥을 넣고 같이 볶다가 굴소스와 참기름으로 간을 하면 시금치베이컨볶음밥이 된다.

시금치 오일 파스타



잡채


    시금치, 당근, 양파, 당면만 있어도 초간단 잡채가 된다. 아이들이 당면을 좋아해서 가끔 이렇게 해먹는다.

우선 당면 한 줌 찬물에 불려두고

당근 반개, 양파 반개 채썰고, 시금치 한 줌 길이로 절반 정도 잘라둔다.

올리브유 두른 팬에 당근볶다가 양파넣어서 볶고 마지막으로 시금치 넣고 숨이 죽을 때까지 볶다가 불 끈다.

당면은 끓는 물에 간장 1큰술과 참기름 조금 넣어 3분 정도 끓여준 뒤 체에 받쳐 물기 빼고 찬물로 여러번 헹군 뒤, 당면을 볶아둔 야채에 투하하고 만들어둔 양념을 넣고 잘 섞어주면 잡채 완성!


소고기 불고기 만들 때 사용했던 간설파마후깨참 주문을 또 소환할 시간!

간설파마후깨참은 간장, 설탕, 파, 마늘, 후추, 깨, 참기름의 줄임말인데 비율은 간장 2: 설탕 1: 파, 마늘 0.5 나머지는 입맛에 맞게 넣으면 된다.  간장과 설탕 비율이 2대 1이라는 것만 기억하고 나머지는 입맛에 맞게 조금씩 가감한다.

잡채 양념은 진간장 4큰술, 설탕 2큰술, 마늘 1티스푼, 후추 톡톡, 참기름 한 바퀴, 깨소금 솔솔

여기서 킥은 굴소스 반 스푼 정도 넣어주기!

(고기를 넣고 싶으면 잡채용 돼지고기나 소고기에 만들어둔 양념 한 큰술 덜어서 넣고 볶아둔다.)



시금치무침과 소고기 소보로에 달걀 스크램블 얹어서 만든 삼색소보로덮밥/남은 잡채로 만든 잡채밥


채소계의 비트코인


    채소가격은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또 명절을 앞두고도 채소값이 치솟는다.  그래서 요즘 우스갯 소리로 애호박을 채소계의 비트코인이라고 부르던데 시금치도 만만치 않다. 쌀 때는 한 단에 천원에서 이천원 하다가 명절 앞두고는 한 단에 만원까지 가격이 뛰기도 하고 눈이 많이 오거나 한파가 몰아칠 때도 시금치 (뿐 아니라 다른 야채들도) 가격이 급등한다.  비트코인이든 시금치든 쌀 때 싸야 제 맛! 포항초가 맛있는 겨울에도 싸게 구매할 수 있는 날들은 정해져 있으니 싸고 싱싱한 포항초나 섬초를 보면 2~3단 정도 일단 집어들고 와서 많이 먹어두고 손질해서 냉동칸에도 넣어두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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