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간단 집밥메뉴 4탄 돼지고기
아이들이 있는 집에는 고기반찬이 빠질 수 없다. 어릴 때부터 돈가스 빼고는 돼지고기는 안 먹고 냄새 안나고 연하고 비싼 소고기= (투플이나 원플) 한우만 먹는 입 짧은 우리 첫째 겨울이 덕분에 집안 기둥뿌리가 반쯤 뽑힌 상태라 더 이상 소고기만 먹이다가는 집이 주저 앉을 것 같아서 돼지고기, 닭고기도 많이 먹인다. 다행히 둘째 여름이는 돼지고기, 닭고기도 좋아하고 첫째 겨울이도 크면서 식성이 좋아지고 편식이 없어졌다.
오늘은 돼지고기를 이용한 초간단 집밥 메뉴들을 소개해본다.
삼겹살이나 목살 대비 가격도 싸고 불고기감을 사면 고기가 얇게 썰어져 있어 빨리 익고 지방이 고르게 분포해서 맛도 좋다. 돼지 앞다릿살 한 근 사다가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르고 소고기 양념에도 써먹었던 간설파마후깨참 주문을 여기도 활용한다.
고기에다가 진간장 (또는 쯔유) 6 큰술, 설탕 3큰술, 다진 파 2큰술, 다진 마늘 2큰술, 후추 팍팍, 챔기름 한 바퀴 또르르 해서 조물조물 무쳐준다. 여기서 꿀팁! 진간장 대신 쯔유 (우동간장)을 넣으면 더 감칠맛 나고 입에 쫙쫙 붙는 돼지불백이 된다. 센 불에서 젓지 말고 바닥에 양념이 살짝 눌을 때까지 둔 뒤 고기 아랫면이 갈색이 나면 재빠르게 바싹 볶아주기! 이렇게 하면 단짠단짠 매력 넘치는 돼지불고기! 밥 위에 얹어주면 돼지불고기 덮밥! 쌈채소와 쌈장, 된장찌개까지 곁들이면 기사식당 스타일 돼지불백!
진간장 (또는 쯔유) 4 큰술, 고춧가루 1큰술, 고추장 1큰술, 설탕 3큰술, 다진 파 2큰술, 다진 마늘 2큰술, 후추 팍팍, 챔기름 한 바퀴 또르르 섞어주면 맵단맵단 제육볶음이 된다.
삼겹살을 후라이팬에 구우면 기름이 사방으로 튀어 청소하기 힘들다. 통삼겹이나 통목살을 사서 에어프라이어로 구우면 겉바속촉 통삼겹 바베큐가 된다. 양파 썰어서 깔고 통삼겹이나 목살 올리고 허브솔트 솔솔 뿌려 에어프라이어 190도에 15분 돌리고 뒤집어서 10분 돌리면 겉바속촉 통삼겹 바베큐보쌈 완성! 참~ 쉽죠? 이때 아스파라거스, 토마토 버섯 등을 같이 넣어서 구워도 맛있다. 고기가 한 김 식으면 썰어서 낸다.
스모크 바베큐 소스에 재워두었다 구우면 양식 냄새 나는 통삼겹 스모크 바베큐가 된다.
돼지 등갈비 두 줄 사다가 찬물에 30분 정도 담가둔다. 사올 때 잘라진 걸 사오거나 정육점에 잘라달라고 말하면 조리하고 먹을 때 편하다. 큰 냄비에 물이 끓으면 월계수잎, 통후추와 등갈비를 넣고 데치다가 불순물이 끓어오르면 불을 끄고 물을 버리고 등갈비를 찬물에 헹군 뒤, 큰 볼에 등갈비 담고 시판 바베큐소스 (나는 폰타나 바베큐소스 이용) 듬뿍 뿌려 버무려둔다. 30분쯤 둔 후, 에어프라이어에 등갈비를 넣고 180도로 10분 돌리고 뒤집어서 10분 더 돌려주면 패밀리레스토랑에서 파는 립바베큐! (에어프라이어 사양에 따라 시간은 달라질 수 있으니 양념이 타는지 중간중간 지켜보고 다 조리된 후 맛을 보거나 잘라보고 덜 익었으면 더 돌려준다.)
시간이 없을 때는 고기 사와서 찬물에 담가뒀다 데치는 과정을 생략하고 바로 양념 묻혀서 구워도 좋다.
아이들 반찬으로도 어른들 맥주 안주로도 딱이어서 이 요리를 할 때는 웨지감자도 같이 만든다. 감자를 웻지 모양으로 잘라서 위생봉투에 올리브유, 허브솔트, 감자를 넣고 주물주물 해준 다음에 에어프라이어 감자튀김 모드 (180도에 15분, 뒤집어서 5분) 구워주면 된다. 귀찮을 땐 시판 냉동감자튀김을 사용하기도 한다.
등갈비 두 줄 (그냥 돼지갈비도 오케이!) 사다가 등갈비 바베큐 만들 때와 같이 찬물에 담갔다가 데쳐준다.
물 종이컵 한 컵, 진간장 8큰술, 참치액 2큰술, 설탕 3큰술, 미림 2큰술, 다진 마늘 2큰술, 후추 팍팍, 참기름 또르륵 해서 양념 만들어서 냄비에 물 500밀리와 등갈비, 양념까지 붓고 끓인다. 여기서 꿀팁! 집에 사과즙이 있으면 설탕을 반으로 줄이고 사과즙 한 봉지 넣어주거나, 사과 반개 갈아넣어주면 더 맛있다.
당근, 무도 썰어서 넣어주고 (감자가 있으면 감자를 넣어도 맛있다) 야채가 말캉하게 익을 때까지 끓여주다가 녹색채소들 (브로콜리나 시금치, 대파) 넣고 조금 더 끓인 후 불끄면 밥도둑 등갈비찜 완성! 살코기 발라서 야채랑 국물이랑 같이 밥 위에 얹어주면 아이들도 잘 먹는 한 그릇 요리 돼지 등갈비덮밥이 된다.
돈까스는 에어프라이어용 냉동 제품을 애용하지만, 방학 때는 시간 때우기용 요리활동 겸 끼니 해결을 위해 홈메이드 돈까스도 만든다. 돼지 등심에다 밀계빵 (밀가루-계란물-빵가루) 순서대로 묻혀주는게 정석이지만 애들에게 이걸 시켰다가는 부엌 바닥에 계란물이 줄줄 흐르고 사방이 밀가루 범벅이 될 것이 뻔하므로 물반죽을 하기로 한다.
돈까스용으로 썬 등심이나 안심 한 근 사다가 고기망치나 포크로 콕콕 두드려주고 소금, 후추를 살살 뿌려둔다. 튀김가루 반 컵, 물 1/3 컵, 계란 1개 깨서 저어서 물반죽을 만들어서 집게로 고기를 물반죽에 담갔다가 빼서 빵가루를 손으로 꾹꾹 눌러가며 묻혀준다. 기름에 튀기는 게 제일 맛있긴 하지만 번거로우니깐 올리브유 스프레이를 돈까스 앞 뒷면으로 칙칙 넉넉하게 뿌려주고 에어프라이어에 180도에 15분, 뒤집어서 10분 돌려주면 수제 돈까스 완성! 돈까스 소스 뿌리고 양배추에 케요네즈 (케첩+마요네즈) 소스 뿌려서 밥이랑 같이 한 끼 해결!
돼지 안심 한 근 사다가 5센티 정도 크기로 썰어서 냄비에 고기가 잠길만큼 물 넣고 물이 끓으면 월계수잎, 통후추 몇 알과 고기를 넣고 끓이다 불순물이 뜨면 물을 버리고 고기를 한번 찬물에 헹궈준다.
진간장 반 컵, 물 1리터, 설탕 5큰술, 맛술 2큰술, 후추 톡톡톡 뿌려주고 고기를 넣어 센 불에서 끓이다가 간장물이 끓어오르면 불을 중불로 줄이고 연근, 당근 썬 것, 미니 새송이을 넣어주고 30~40분 정도 푹 삶아준다. (냉장고에 남은 야채 털어서 넣었는데 보통은 삶은 메추리알, 달걀을 많이 넣음) 그리고 마늘 10개 정도 편 썰어서 넣어주고 꽈리고추가 있으면 넣어준 후 (아이들이 매워할까봐 안넣었는데 넣으면 훨씬 맛있음!) 10분정도 끓인다. 식힌 후에 고기를 결대로 찢어서 국물과 함께 보관하면 반찬 없을 때 바로 냉장고에서 꺼내먹을 수 있는 든든한 밑반찬이 된다.
모아놓고 보니 돼지를 목살부터 앞다릿살, 등갈비, 삼겹살, 등심, 안심까지 이것저것 엄청 해먹었다.
돼지들아~ 너무 많이 잡아먹어서 미안해! 덕분에 우리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라고 있어. 고마워!
근데 소에서 돼지로 바꿔서 살림살이 좀 나아졌나 하면 그건 또 아니다. 우리집 기둥뿌리는 왜 아직 흔들리고 있을까? 돼지들아! 오늘 밤엔 내 꿈에 나타나줄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