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의 평일 점심 시간 때가 되면 재미있는 밀물현상을 볼 수 있다.
11시만 넘으면 음식점을 기웃거리는 정장을 말끔하게 차려입은 사람들이 보인다.
금융을 비롯한 여러 사무실이 몰려있는 여의도역 주변에는 식당들이 지하와 2,3층 등으로 구성된 건물과 비교적 덩치가 큰 여의도 백화점 같은 건물 지하 곳곳에 들여차 있지만 매번 12시가 되면 여지없이 줄이 늘어서 정장차림 군대처럼 긴 줄로 늘어선 장관을 이룬다. 그야말로 평일 점심 식구들의 대장정이 밀물처럼 만들어 지는 것이다.
이러다가도, 주말에 한번 이상 찾은 여의도를 찾은 사람들이라면 엄청난 썰물을 보게될 것이다. 5일제 근무제를 철저히 지키는 기업들이 몰려 있는 덕에 이 곳의 주말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보이던 정장부대의 북적이는 활기는 도저히 찾아볼 수 없는 것이다. 맛집이 몰려 있는 여의도이긴 하지만 주말에는 고대하던 만남을 진행할 수 없다.
직장을 옮겨 만나게 되는 후배를 오랫만에 보기 위해 미리 약속을 정하고 여의도역에 내려서 긴 자동 복도를 이용해 요즘 핫한 IFC몰 지하로 향했다.
11:20에 정확하게 만나자는 후배의 부탁에 IFC몰 지하에 자리 잡고서 홀로 테이블을 보니 아이패드가 흰색 대리석 테이블 위에 놓여져 있다
이젠 주문을 태블릿PC가 받아주고 카운터에 정보를 전달하는 초간단 AI 세대가 되어 있었다. 볶음밥이나 국수 등을 파는 식당임에도 주문 식단을 선택하고 주문버튼을 찾아내어 마무리하는 것이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간단하게 "이모, 잔치국수와 김밥이요"라고 외치면 그만인데, 태블릿PC 화면에서 내 눈은 어디로 향해야 하는지 또 손가락은 어디를 눌러야 할지 몰라서 어리둥절한다.
거의 매일 아침을 챙겨먹지 못하는 나로써는 쌀밥이 당기는 매번의 점심메뉴이다. 새벽같이 종로에서 여의도로 향하는 내 후배도 아침을 거르기 십상일터~,
그러고 보니 집에서 밥을 아침에 얻어 먹는 건 참 귀한 일이다. 아침에 일어나 별 생각없이 집을 나서고 저녁에도 늦게 들어가 밤 하늘의 별을 보면서 집에 들어오는 날이 많다. 주위를 돌아 보면 '식구'라는 이름으로 모여 산다는 것이 그다지 몸으로 다가오는 시절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