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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영미 Jan 04. 2017

쯔위, 네가 있어 참 좋아

이미지 출처 : http://blog.naver.com/gusalddk55/220754884914



사 Vs. 자


 학생들은 이 두 개의 발음을 헷갈려한다.

 그러다가 결국, 똑같이 발음한다.

 자자, 자자, 자자, 자자, 자자

방법을 달리 하는 수밖에 없었다.

그리하여 다른 글자를 보여주었는데,


샤샤샤


기적이 일어났다.

가르쳐 주지도 않은 이, “샤샤샤”를,

그러니까 자자자, 도 아니고, 쟈쟈쟈, 도 아닌 “샤샤샤”를

학생들은 너무나도 정확하게 발음하는 것이었다.

이 모든 것이 트와이스, 특히 쯔위(周子瑜[周zhou/子zi/瑜yu]) 덕분이다.


타이완 뉴스에서는 쯔위의 한국 활동을 시시콜콜 알려준다. 쯔위가 한국말로 인터뷰를 하든, 노래를 하든, 춤을 추든, 쯔위에게 벌어지는 모든 일을 보여주는데, 그것이 연예정보 프로그램이 아닌 일반 뉴스에서 자주 보여준다는 점이 신기하기만 했다. 많은 타이완 아이들이 쯔위를 꿈꿀 것이고, 쯔위를 보며 한국 생활을 동경해 마지 않을 것이다.




사실 쯔위 때문(덕분?)만은 아니다. 어릴 때부터 런닝맨과 각종 한국 방송 프로그램을 봐 온 아이들이기에 한국 연예인들이 꽤 가깝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이며, 한 번쯤은 경험해 보고 싶은 한국 생활을 몇몇 프로그램을 통해 대리만족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떡볶이를 한 번도 안 먹어보고도 그 맛을 묘사할 수 있고,

찜질방에 한 번도 한 가보고도 양머리와 맥반석 계란을 알며,

‘전주’ 하면 ‘비빔밥’이 아닌

"전주는 인피니트 성규 오빠의 이에요", 라며 큰소리로 대답을 한다.


몇 해 전, 꽤 알려진 드라마 한 편을 이 곳 카오슝에서 촬영했다. 당시 우리 학생들이 대거 촬영 스태프로 동원되었다. 한국어 전공자가 아니었지만, 모두 한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학생들이었다. 그 일을 전후로도 대만 곳곳에는 한국의 예능프로그램이나 드라마를 촬영했고, 학생들은 꾸준히 통역 일을 맡게 되었다. 한국어를 배워 실제적인 상황에서 보탬이 되는 일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러한 일은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여기에는 두 가지 문제점이 있었다.

첫 번째, 학생들이 적당한 보수를 받고 일을 하는지의 여부이다.

누구나 일한만큼의 정당한 대가를 받아야 할 권리가 있고, 아르바이트와 봉사활동은 엄연히 구분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학생들은 정당하게 보수를 받기도, 혹은 그렇지 않기도 했다. 학생이라고 해서, 그 특정 분야를 동경한다고 해서 일한 만큼의 보수를 받지 못한다면, 그것은 결국 어느 쪽에든 손해나 손실이나 상처가 된다. 단기적, 장기적 관점에서 모두 그러하다.


아직도 많은 젊은이들이 세상물정을 잘 모르고, 나이가 어리고, 경험이 부족하고, 때로는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온힘을 다해 실질적인 업무에 참여했음에도 불구하고 적절한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다. 나는 그것을 한국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보고 있다.


두 번째, 학생들의 꿈이다.

“한국에 가서 연예인이 될래요.”라며 조언을 구하는 학생들도 종종 있다. 안타깝게도, 나는 그런 학생들에게는 딱히 해 줄 말이 없다. 잘 알아보고 하세요, 혹은 한국어를 더 잘해야 돼요, 라는 말 정도이다.

그런데 보다 구체적으로 자기가 하고자 하는 일을 밝히는 학생들이 사실 더 많다.


한국학과 대학원 진학(타이완에는 한국어학과가 있는 대학은 정치대학교와 문화대학교뿐이다. 카오슝국립대학교에는 동아시아학부 내에 한국어조(組)가 있다)

한국 유학 계획

한국어 교사 희망

한국 기업에 취업

번역 및 통역 업무


이렇게 콕 짚어 말하는 학생들에게는 한국어능력시험 준비나 추천서, 학교 소개 등 좀 더 구체적인 도움을 줄 수는 있다. 그 또한 몇 안 되는 한국어 담당자가 전담하기는 어렵고, 학교 측에서 모두 준비하기도 어렵다. 학생들이 장래를 보다 구체적이고 현실적으로 계획할 수 있도록 관련 전문가와의 교류 또한 필요하다. 그 구체적인 방식에 대해서는 앞으로 진지하게 고민을 해 봐야 할 것이다.


난 이 년 전에 한국의 아이돌을 좋아하기 때문에 한국어를 공부하기 시작됐다. 매일 열심히 드라마를 보면서 공부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난 뒤 지금 그냥 아이돌을 좋아하니까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진짜 한국에 대한 관심이 많이 생겼으니까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 한국어를 더 잘 하고 싶어서 한국 친구과 대화 연습도 많이 하고 봉사활동도 많이 참여했다. 활동을 통해서 난 친구도 많이 사귀있다. 앞으로도 한국어를 열심히 공부하고 기회가 있으면 한국에서 취직하고 싶다.

(학생의 글을 그대로 실었습니다. 물론 학생에게 공개해도 좋다는 허락도 받았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무엇보다도,

타이 젊은이들의 꿈을 실현해 하는 길목에 함께 있어 좋다.

그들과 동행하며,

‘가 볼 만한 길’ 혹은 ‘가도 괜찮은 길’을 알려 줄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겠다.

내가 20대에 바랐던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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