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스 고딘의 <린치핀>
사람은 누구나 적어도 한 번은 천재였던 적이 있다. 누구나 한 번은 어려운 상황을 헤쳐 나올 수 있는 날개를 찾고 발명하고 창조했다.
예술은, 적어도 내가 정의한 예술은, 자신의 인간성을 활용하여 다른 사람의 변화를 이끌어내고자 하는 의도적인 행동이다.
내가 천재였던 적은 없었다. 나에게 천재성은 앞으로도 오지 않을 거라 해도 상관없다. 왜냐하면,
나는 적어도 어려운 상황을 헤쳐 나올 수 있는 ‘날개’가 있으니.
그 날개는 나를 멀리멀리 좋은 데로 데려가지는 않았다. 오히려 그 반대였다.
그 날개는 더 멀리 가지 않고 내 자리를 지키게끔 해 주었다.
그 날개는 바로 글쓰기였다.
한 때 글쓰기를 거창하게 생각한 적이 있었다. 사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그랬다.
글쓰기에는 뭔가 특별함이 있어야 하고, 사람들의 주목을 끌어야 하고,
그런데
글쓰기는 나를 다른 사람으로 만들어 주지 않았다.
그래서 포기했다.
너무 지루했다. 한참 뒤, 내가 쓴 글들을 보았다. 이상하고 웃기는 글을 보면서 내가 진짜 이상하고 웃긴 사람처럼 보이기도 했다. 웃겼다. 내 글이, 글을 쓰는 내가, 진짜 웃겼다.
그래서 또 다시 썼다.
이상한 사람이었고 지금도 이상한 사람인데 그래도 뭔가를 쓰려고 애썼던 내가 애틋하고 기특하고 그랬다. 무엇보다도 에너지가 느껴졌다.
글쓰기는 그저,
나를 나로 살게 해 주었다.
나를 나로 사는 데에도 힘이 쓰인다. 가만히 있는다고 되는 게 아니었다.
나를 나로 살게 하려면, 나를 인간답게 만들어야 하는데,
인간답다는 건 어제보다 조금 나은 오늘을 보내려고 애쓰는 일이다.
그래서 글쓰기를 했다.
평범함이란, 좋은 물건이 되려고 했으나 실패한 것을 가리킬 뿐이다. – 46쪽
가만히 있으면 평범해진다. 그것은 인간답지 못하다. 그래서 나는 움직이기 시작했다.
아무도 받아들이지 않는 예술은 미완성 작품일 뿐이고 온전한 예술이 되지는 못한다. – 148쪽
일기가 아닌 ‘보이는 글쓰기’로 이 공간을 오가는 님들과 소통을 하게 되었다. 이 길을 오가는 님들 모두 예술을 추구하는 이들이라고 믿는다. 그분들에게 배우는 게 참 많다. 덕분에 나도 예술의 일부분을 엿보게 되었다.
‘보랏빛 소’가 가치 있는 제품에 대한 은유였다면, ‘린치핀’은 가치 있는 사람에 대한 은유다. 누구나 찾아서 곁에 두고 싶어하는 꼭 필요한 사람이다. – 22쪽
삼십 대에 막 들어섰을 때였다. 노력만 하면, 내가 뭔가가 될 줄 알 때였다. 내가 정한 ‘뭔가’는 내 자리에서 ‘짱 먹는 일’이었다. 사회생활은 발끝으로 축구공 오래 차기 같은 것도 아니라서 다리가 길다고, 연습을 많이 했다고 해서 짱을 먹을 수 있는 게 아니었다. 그때 내가 읽은 책은 ‘보랏빛 소가 온다’였다. 그 신선함은 이루 말할 데가 없었다. 새로운 일을 꾸준히 찾아가는 힘을 ‘보라소’로부터 받았다. 지금 그 힘을 ‘린치핀’으로 다져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잠시 넷플릭스를 꺼두고 오랜만에 종이책을 넘겨보며, 조심스럽게 날개를 펼쳐본다. 그래, 오늘도 잘 살아보자.
<린치핀>에서 제가 밑줄긋기를 한 문장을 함께 올립니다~
알라딘: 린치핀
린치핀 Linchpin
1. 마차나 자동차의 두 바퀴를 연결하는 쇠막대기를 고정하는 핀
2. 핵심, 구심점, 요체
3. 누구도 대체할 수 없는 꼭 필요한 존재, 조직의 핵심인재
(20)
어떠한 조직이든 이 모든 것을 함께 몰고 올 수 있는 사람, 차이를 만들어낼 수 있는 사람을 원한다. 바로 린치핀이다. ~ 중요한 것은 우리에게 예술가가 필요하다는 사실이다. 예술가는 일에 대한 새로운 해답, 새로운 관계, 새로운 방법을 찾아내는 천재성을 가진 사람이다.
바로 당신이다.
(22)
‘보랏빛 소’가 가치 있는 제품에 대한 은유였다면, ‘린치핀’은 가치 있는 사람에 대한 은유다. 누구나 찾아서 곁에 두고 싶어하는 꼭 필요한 사람이다.
(30)
위키피디아는 글을 완성하는 임무에 한 문장 또는 한 문단 단위로 쪼개는 미캐니컬터크(Mechanical Turk) 법칙을 최대한 활용했다.
(35)
이제, 예술가가 되는 것은 곧 성공을 의미한다.
(37)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선물, 인간성, 관계다. 그리고 이런 것들을 창조해내는 예술가가 필요하다.
(41)
린치핀은 눈에 보이는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어떤 것에 영향을 미쳐 자신만의 권력과 가치를 만들어낸다.
(43)
정말 좋은 직종이라면 꼭 필요한 사람들, 즉 린치핀으로 채워진다. 이들은 자신이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을 함으로써 차이를 만들어낸다.
(43)
그렇다면 어떤 사람이 새로운 세력이 될 수 있을까? 우선 블로거, 음악가, 작가와 같이 다른 사람의 지지나 허락을 받지 않고도 자신의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을 들 수 있다.
(45)
평범함이란, 좋은 물건이 되려고 했으나 실패한 것을 가리킬 뿐이다.
(47)
‘남들과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꼭 필요한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꼭 필요한 사람이 되는 유일한 방법은 남들과 달라지는 것이다. 남들과 다를 것이 없다면, 무수한 사람들 중 한 명일 뿐이기 때문이다.
자신의 가치에 걸맞는 것을 얻고 싶다면 무조건 튀어야 한다. 감정노동을 해야 한다. 꼭 필요한 사람처럼 보여야한다. 조직이든 사람이든 깊이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상호작용을 만들어내 자신을 알려야 한다.
(48)
어떤 경우든 린치핀은 신비로운 재능을 타고난 사람들이 아니다. 그들은 새로운 종류의 일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고 그런 일을 하기 위해 스스로 훈련한 사람이다.
(49-50)
훌륭한 선생은 우리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 학생들의 삶을 바꿀 수 있다. 우리에게는 그런 선생이 필요하다. 진짜 문제는, 대부분의 학교가 이런 선생을 원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수많은 학교들이 훌륭한 선생을 짓밟고 잘라낸다. 관료적이고 평범하고 순응하는 선생들만 조직에 남긴다.
(55)
시장이 지금 요구하는 사람은 더 인간적이고 다양한 인간관계를 맺고 있는 더 성숙한 사람이다. 열정과 활력이 넘치는 사람, 상황을 있는 그대로 볼 수 있는 사람, 우선순위를 조율할 줄 아는 사람, 불안에 떨지 않고 유용한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사람이다.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하고 혼란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사람이다. 이런 것들은 모두 선택에서 시작한다. 재능이 아니다. 우리가 마음만 먹으면 선택할 수 있는 것들이다.
(148)
아무도 받아들이지 않는 예술은 미완성 작품일 뿐이고 온전한 예술이 되지는 못한다.
(149)
사람은 누구나 적어도 한 번은 천재였던 적이 있다. 누구나 한 번은 어려운 상황을 헤쳐 나올 수 있는 날개를 찾고 발명하고 창조했다.
그런 일을 한 번 해냈다면, 또다시 할 수 있다.
예술은, 적어도 내가 정의한 예술은, 자신의 인간성을 활용하여 다른 사람의 변화를 이끌어내고자 하는 의도적인 행동이다. ~ 나는 지금 총명한 영화감독이 되라고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손만 뻗으면 잡을 수 있는 예술을 창조하라고 말하는 것이다. 왜 그런 일을 사람들은 그토록 두려워할까? 그것이 알고 싶다.
* 이미지 출처: 알라딘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221337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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