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 없는 날들에 실마리를 잡으며

슬로우 모닝이 건네는 용기

by Sori

아이들을 등교시키고 남편과 천변을 따라

30분가량 운동 겸 산책을 한다.

산책을 마치면 근처 도서관에서

세 시간 정도 시간을 보낸다.


집에 돌아와 점심을 먹으면

비로소 하루의 본격적인 일과가 시작된다.

남편은 오후 출근을 하고,

나는 아이들을 맞을 준비를 한다.


한동안 쌀쌀하던 공기가

오늘은 햇살을 따라 슬며시 영상으로 올라왔다.

천도 유난히 반짝이고,

발걸음도 한층 가벼운 아침이다.


“슬로우 모닝이 삶의 질을 높인다더니,

정말 그런 것 같아.”


“맞아, 너무 좋아.

너무 좋긴 한데… 또 도시는 도시대로,

사회는 사회대로 바쁘게 돌아가잖아.

어떻게 사는 게 맞는 건지 잘 모르겠어.”


“맞아. 정말 하나도 모르겠어.”


남편의 ‘하나도’에 실린 진심 어린 고민이 들린다.
나 또한 모를 리 없는 고민이라

금세 마음이 이어진다.


어떻게 사는 게 맞는지.

어떤 선택이 옳은지.
결국 우리는

그 실마리를 하루하루 잡으며

살아갈 뿐이다.


한편으로는 마음이 무겁다.
아직 활발히 뛰어야 할 40대 후반이고,

아이들은 더 넓은 세상을

경험해야 하는 나이니까.


하지만 수없이 ‘답 없음’에 닿아본 탓인지,

현실을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인 탓인지

오늘은 마음이 유난히 무겁지 않다.


늘 긍정적이고, 도전적이던 남편이

그렇게 ‘하나도’를 강조하며

답 없음을 인정하는 모습이

오히려 나를 위로한다.


걱정을 키우는 대신

상황을 가벼이 수용할

용기와 편안함을 준다.


받아들임은 혼란을 잠재우고

현실을 또렷하게 바라보게 하는 힘이 있다.
또렷해짐은 고민이 아니라

지금 해야 할 일을 알려주고

한 걸음이라도 나아갈 힘을 준다.


도시에 산다고 고민이 없을까.

다 알고 살겠나.

수많은 발걸음이 바쁘게 지하철을 오가며

‘이렇게 사는 게 맞나’

문득문득 생각하지 않을까.

다 비슷하겠지.


정답은 없다.
다만 나의 현실이 있고

그 안에서 내가 원하는 바람을 향해

나아가면 된다.


아이들은 아이들의 삶이 있을 것이다.

부모의 한계로 생긴 작은 결핍도

결국 그들의 몫.
그저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채워주면 된다.


불안은 또 찾아올 테지만

그때마다

오늘처럼

다시 다짐하고 싶다.


그럴 수 있도록,

마음의 길을 잃지 않고

나와 삶에 진실하게

하루하루 살기를 결심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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