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루어지지 않더라도

결심으로 나아갈 수 있다면

by 영무

흘러내리는 생각을 하염없이 종이에 적어나가니

펜이 조각한 생각은 마지막 문장으로 모습을 드러낸다.


내 얼굴을 잡고 단호하게 말하던 네 선명한 표정과

처음 듣는 말이 날 크게 흔들어서 시작된 일이다.


다이어리에 남은 것은 내가 중요한 결심을 타인에게 넘겨버리고 눈을 감아버렸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


결심과 관련된 글 조각이 떠올라 앨범을 뒤졌다.


한참을 내리다 보니

글 조각과 함께 날 돌아보는 네 사진을 발견한다.


오직 너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내겠다는 마음으로

다짐한 수많은 결심이 있었다.


네가 떠난 뒤로 슬픔은 많이 흐려지고,

요즘의 나는 그전으로 돌아왔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네가 떠난 뒤에 난 결코 그전과 같을 순 없었다.

그 사실을 너무 잘 알고 있었는데 인정할 용기가 없었던 걸까.


말라가는 몸에도 언제나 빛나는 눈을 가진 너,

사진 속에서도 너는 여전히 날 선명히 쳐다보고 있다.


영원히 사랑할 너는 나를 현재로 데려온다.


그때 기꺼이 결심하던 내 마음은 뭐였을까,

그날의 감정을 떠올린다.


내 얼굴을 잡아준 네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잠들었다.

24.02.15.



해야 하는 걸 알지만 마음이 서지 않아 모르는 척 뒤로 미뤄둔 일, 다들 있으신가요?


그럴 때 결심이 필요합니다.

이 마음의 결과가 어떨지는 중요하지 않아요.


해내겠다는 마음으로 현재를 살아가는 일,


사랑하는 존재들이 현재에서, 과거에서 저를 도와 결심의 순간을 맞이합니다.


오랫동안 뭉개던 마음이 모양을 갖추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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