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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담 Jan 09. 2024

학원가 평일의 풍경

나도 이렇게 공부했었나?

이번에 중 2가 되는 아이가 처음 학원가에 입성했다. '아이의 행복권이 중요하다', '선행은 우리 아이에겐 필요 없다', '공교육의 힘을 믿어보자' 등등, 나름 나만의 소신을 가지고, 아이가 과한 학업 스트레스에 노출되지 않게 신경 쓰며 키웠다. 초등학교 4학년때부터, 수학은 일주일 2~3회 중년의 경험 많으신 선생님과 현행 과외를 시켰고, 영어도 MZ 세대 교포 선생님과 스피킹 위주의 과외만 했다. 본인이 원하는 예체능은 마음껏 하게 하며, 중 1까지 키웠다.


그 결과?


본격적으로 내신이 공식화되는 중2를 앞두고, 이름 있는 대형학원은 보내고 싶어도 보낼 수 없다는 사실을 이제야 깨달았다. 초등 고학년부터 대형 학원의 시스템을 올라탄 아이들의 노력 사이에, 우리 아이의 자리는 없었다. 나름 외국에서 국제학교를 다니며 잘한다고 생각했던 아이의 영어 실력은 학원 테스트에서는 발휘되지 못했다. 행복하고 자유롭게 키우자던 나의 소신마저 아이의 지독한 사춘기와 섭식장애 앞에서 무릎 꿇고 말았으니... 남들 다 하는 건 다 해보는 것이 정답은 아니더라도 적어도 평균은 건진다는 진리를 다시 한번 체감했다.


그래서 방학을 앞두고, '소수 정예', '개별 진도', '맞춤 지도'를 지향하는 중소형 학원에 비싼 교습비를 지불하게 되었다.


학원에 보낸 첫날, 아이를 라이드 해 준 후 근처 커피숍에 들어가니, 모! 두! 라이드 후 아이를 기다리는 듯한 엄마들이 테이블을 차지하고 있다. 삼삼오오  모여 문제집이나 새로 바뀐 학원 선생님에 대한 토론을 하기도 하고,  혼자 핸드폰 보며 아이를 기다리기도 하는.. 이 낯선 풍경에 한 동안 머리가 멍해진다.


이게 우리 아이가 최소 5년 겪어야 할 학원가의 풍경이라니. 창밖으로 내리는 눈은 속절없이 예

쁘기만 한데, 긴긴 시간을 학원에서 보내야 할 아이의 마음이 왠지 모르게 안타까워 나도 모르게 얼굴이 굳는다.


그렇지만,

한국에서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이여!

적절한 시기에 학원에 보냅시다.

(아마, 나처럼 자유를 추구하는 엄마들은 많질 않아, 이 조언에 해당하는 분들은 극히 드물지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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