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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담 Jan 06. 2024

무직자에게도 너무 중요한 수면 습관

잠의 DNA

"왜 잘 못 잘까?"


라는 질문에, 내 답은 한 가지이다.


"생각이 너무 많아서..."



간밤에도 10시 50분부터 청한 잠이 12시, 1시에도 들어지지가 않았다. 남편은 잠이 오지 않아도 잠을 청해 보라는데, 눈을 가만히 감고 있으면 과거와 현재, 그리고 (대부분) 미래에 닥칠 일들이 실타래가 되어 데굴데굴 머릿속을 굴러다니고, 정신은 더 맑아지게 된다. 


결국 또! Netflix의 New Release 중 2004년 영화인 "Under the Tuscan Sun"을 선택하여 우아하고 매력적인 배우 Diane Lane과 이탈리아의 이국적인 배경에 뿍 빠져 버렸, 을 이루진 못했다. (내 기준 잠을 못 잤다는 것은 총 수면 시간이 2~3시간에 불과하거나 1~2시간마다 깨어났다는 것을 의미한다)


회사 다닐 때는 잠을 못 자게 되면 그다음 날 업무에 지장이 있을 거라는 부차적 걱정에 더 힘겨웠다. "회사에 다니지 않는다"="집에서 논다"라는 잘못된 공식이 머릿속에 정립되어 있었기에 비직장인(?=무직자)게는 불면이 큰 이슈가 아닐 거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퇴사 이후에도 다채로운 인생의 이벤트가 많은 나에게, 여전히 불면은 큰 부담이다. 오늘도 어김없이 같은 시간에 일어나 가족의 아침준비와 내 활동준비를 해야 하는 것에 체력적으로 정신적으로 격을 느꼈다.


머리가 베개에 닿는 순간 잠이 든다는 사람, 잠 자기 직전이 가장 행복하다는 사람, 깨우지 않으면 하루종일이라도 잘 수 있다는 사람 건강한 잠순이 잠돌이들이 주위에 많은 반면, 부모님은 여태껏 나처럼 잠에 대해 예민하신 걸 보니 잠 잘 자는 유전자는 따로 있는 게 맞나 보다. 사 다닐 때는 아침마다 서로의 수면의 질에 대해 확인하던 부모님께 "낮에 낮잠 좀 주무시면 되지 왜 걱정이시냐" 했었는데, 이제 내 일이 되다 보니 오히려 회사 다닐 때보다 더 신경이 쓰이게 된다.


잘 자려면, 수면 직전 디지털 기계와 멀어지고 조용한 분위기를 유지한 후 일정한 시간에 잠을 청해야 한다고 한다. 눈을 감은 후 온몸에 힘을 뺀 상태에서 머리끝부터 온몸을 타고 내려가며 에너지가 '해파리'처럼 빠져나가는 상상을 하다 보면, 발 끝까지 닿기도 전에 잠이 들어 버린다고도 한다.


많고 많은 "잘 자는 방법"을 실천하기 전에 내 머릿속 걱정부터 내려놓자. 일어나지 않을 일에 대한 걱정, 향후 최소 2주 이후에 일어날 일들에 대해서는 머릿속에서 지우자. 그리고, 오늘 잘 못 자면 내일 자도 되니 너무 잠의 총시간에 집착하지 말자. 뻔한 사실이지만, 또 되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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