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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담 Jan 03. 2024

특별하게 느껴지는 새해를 맞으며

이제 무직자입니다만...

지나간 연도마다 의미를 부여하곤 했었다. 

학창 시절에는 성적이나 친구 관계와 관련된, 사회인이 되어서는 속한 직장에서의 성장 가도에 대한 것이 주를 이루었고, 진진이가 태어난 이후에는 진진이의 자라남이 큰 부분을 차지했다. 


2023년은 여러 가지 의미로 나와 우리 가족에게 많은 변화를 가져다준 해이지만, 왠지 모르게 내 기억에서 좀 지워내 버리고 싶다. 무난하게 40대 중반을 달려가다가 뒤통수를 얻어맞았다 생각이 되기도 했고, 많은 일들이 내가 계획한 대로 흘러가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던 시간들이었으며, 한 번씩 나 스스로 "패배자"의 기분이 들기도 했던 것 같다. 긍정보다는 부정의 느낌이 더 많았는데, 그 기억들이 오래 머릿속에 각인될까 두렵다. 그래서 평범한 일상에서도 굳이 행복을 더 찾아내려고 애쓴 듯하다. 


2023년 12월 31일의 해(sun)와 2024년 1월 1일의 해가 다를 리는 없겠지만 마지막 날 잠을 청하는 침대에서 내 기분이 홀가분했던 이유이기도 하다. 아... 드디어 지나가는구나. 


올 한 해는, 좀 가볍게 살고 싶다. 너무 깊이 생각하지 말고, 촘촘히 계획하지 말고, 다가오는 상황에 즉흥적으로 대처하며 하하 호호 즐겁게 지내고 싶다. 이제 소속된 직장도 없고, 쳐내야 할 업무도 없고, 달성해야 할 과제도 없으니, 내 작지만 소중한 세계인 "가정"에 집중하며 엄마의 삶, 아내의 삶을 살아내고 싶다.


계획하지 않는 것도 노력해야만 하는 내 성격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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