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칭 타칭 욕심쟁이인 소담. ('욕심쟁이'보다 '욕심장이'에 더 가까울 듯하다)
가만히 있어도 머릿속에 사고 싶은 것들이 둥둥 떠다닌다. 옷이며 가방은 말할 것도 없고, 요즘에는 반짝이들에도 눈길이 간다. 나이가 들어 손과 목이 허전하면 '없어 보인다'길래, 더 크고 더 번쩍 거리는 것에 관심을 기울인다. 타고 다니는 차마저도, 몇 년 단위의 위시리스트가 있을 정도이니... 숨기고 있는 내 속내를 드러내 버린다면, 물정 모르는 남편은 "사라 사" 할 것 같으나, 우리 부모님은 두 눈을 질끈 감으실 것이 분명하다.
올 한 해 "무엇이든 덜 사기"를 목표로 정하고, 주위에서 "미니멀 ***"로 시작하는 주제가 나오면 일단 귀 기울이고 있다.
전직 아사히 신문 기자였던 이나가키 에미코씨가 쓴 책 '퇴사하겠습니다'를 재미나게 읽었던 차, 그 이후 출판된 '먹고산다는 것에 대하여'를 도서관에서 발견하고 망설임 없이 집어 들었다. 미니멀리스트인 에미코 씨는 어떻게 간소하게 먹고살까 궁금했다.
에미코 씨는 심플하게 이렇게 정리한다.
사람들은 풍요로운 삶을 위해 필사적으로 살고 있지만 그 풍요로운 삶이 진짜로 필요한 것은 아닐 것이다.
맛있는 음식을 필사적으로 찾아다니지만, 정작 우리 몸은 한 끼에 200엔 하는 간소한 식사를 원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사람이 먹고사는데 그리 큰돈이 필요하지 않은 다는걸 깨달으면, 인생이 다른 빛깔을 띄고 다가올 것이다.
맛있는 음식을 먹고 싶어서 안달하며, 그 맛을 즐기지 않으면 벌 받을 것만 같아 필사적으로 헉헉대는, 맛이 과잉된 이 세상에서, 소박한 음식만으로 행복을 느낀다면 진정 자유로울 수 있을 것 같다. 먹는 것뿐 아니라 가진 것에 대해서도. 그리고 내가 추구하는 삶의 목적에 대해서도.
좋은 곳으로 여행하고 유행템을 가지고 맛있는 것을 먹어야 얻을 수 있는 도파민적 행복은 지양하고, 일상의 행복, 이웃과의 나눔, 소소한 발견에 내 신경을 더 집중하자고 다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