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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앤지 Oct 30. 2021

내가 인종차별주의자라고?  그렇다 해도 할 수 없어.

쉐어메이트를 구하는 나에게 한 친구가 I 국가 출신인 아는친구가 방을 구한다고 어떠냐고 물어왔다.


“나 I나라 사람이랑은 같이 살고 싶지 않아.”

라고 단번에 거절했더니,


“ 너 인종 차별하냐?”

라면서 같은 외국인이면서 왜 그러냐는 눈빛을 보낸다.


그래서 말했다.


내 얘기를 듣고도 내가 인종차별주의자라고 한다면 난 그냥 인종차별주의자 할래.




내가 뉴질랜드에서 일했던 호텔에 비수기였던 2월부터 6월까지 I 나라 사람들이 매주 적게는 50여 명에서 많게는  250여 명이 그룹 투어를 와서 일주일 정도씩 머물다 갔었다.

(내가 그 호텔에서 3년을 일했으니 평균보다 살짝 높게 잡으면 약 만 명 정도의 그 나라 사람들을 만났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내가 겪은 그 나라 사람들에게서 나타난 공통적인 생활방식과, 식습관, 심지어 자식교육방법까지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 그 부분들까지 언급하면 한 나라에 대한 지극히 개인적인 부정적 선입견을 전파하는 것 같기도 하고 무엇보다 너무 길어질 거 같으니 할많하않.


할랄(Halal)이나 채식주의자들이 많고 그들의 전통 음식을 먹기를 선호해서 그룹 투어에 본인들의 요리사를 대동하고 호텔 주방 한편을 쉐어하는 식으로 진행했었는데 아침은 호텔 조식을 이용하였다.


그 나라 사람들 특유의 고개 짓과 거만함을 넘어선 비상식적인 언행들은 같은 나라 출신이었던 레스토랑 매니저가 직원들이 태어나 처음 겪는 그들의 몰상식에 몰상식을 더한 행동들에 종종 어떻게 응대해야 할지 몰라 얼이 나가 있을 때마다 그들에게 끊임없이 경고하고 틈틈이 우리에게 사과를 했지만 일주일이 지나면 또 다른 사람들로 구성된 그룹들이 찾아와 또 기발한 방법으로 색다르게 우리를 빡치게 했다.


이를 테면,


내가 양손가득 뷔페에 채울 음식을 들고 가고 있었는데 한 사람이 나에게 와서 말했다.


I 나라 손님: “이 빵 내가 바닥에 떨어뜨렸는데 버려줄래?”

나: “아 잠깐만 기다려주면 내가 이거 내려놓고 받을게.”


그러자 그 사람은 내 발 밑에 빵을 던지며 말했다.


“그냥 내가 여기 바닥에 둘 테니까 니가 집어서 가져가 그럼.” ( I put this down here. you pick it up later then.)


'WTF...'


운수가 더럽게도 안 좋은 어느 아침,

그 나라 무리 중 한 아저씨가 무리해서 접시를 들고 가다가 바닥에 떨어뜨려 요거트를 온 사방에 묻힌 적이 있었다.

불행히도 내가 지나가고 있었고 내가 괜찮냐고 하면서 내가 치울 테니 그냥 가라고 했다.


그렇게 내 눈에 안 보이는게 차라리 낫다며 주변 수습을 하고 있는데 그 아저씨가 휴지를 들고 다시 나타난 것.

이미 당할 대로 당한 나였지만, 나도 한낱 인간인지라...


‘설마 드디어 내가 본 이 나라 사람 몇 천명 중에 양심이라는 걸 장착한 사람을 드디어 만나는 건가…?’


하며 늘 이들이 체크인 함과 동시에 내 마음에서 체크아웃되는 ‘인간적인 기대’가 빼꼼 고개를 내밀었는데 이 아저씨는 가져온 휴지로 자기 구두에 묻은 요거트를 닦은 뒤 바닥을 정리하고 있는 내 앞에 버리고 가버렸다. 미안하다거나 고맙다는 말을 그들에게 듣는 건 일찍이 포기.

그러면 그렇지… 개미 눈물만큼의 기대도 하면 안되는 종속들이었어...


아니 휴지 받은 곳에서 닦고 버리면 될 것을 굳이 내가 있는 곳으로 수고롭게 와서 주저앉아 바닥을 닦고 있는 내 앞에 버리고 가는 저의는 뭘까? 무릎을 꿇다시피 하고 바닥을 닦고 있는 내 눈앞에 고의로 던져진 휴지 뭉텅이를 본 그 순간의 기분은 정말...


이 외에도 일반 고객들도 다 같이 이용하는 뷔페 음식들을 자꾸 손으로 집어먹어대는 바람에 컴플레인이 들어와서 tong 사용하시라고 한마디 했다가 “내가 영어 너보다 잘하니까 이래라저래라 하지 마.” 라며 공개적으로 얼토당토 없는 삿대질을 당하거나, 레스토랑에서 빌려간 식기에 커리를 비롯 본인들이 이것저것 먹어 놓은 것들을 화장실 세면대에 쌓아두고는 룸서비스를 간 나에게 설거지하고 가라는 등의 듣도 보도 못한 무례함을 너무도 당당하게 늘어놓는 그 나라 사람들이 돌아가면서 채워지는 매년 3~4달 동안은 정말이지 기존에 내가 살던 세상에 존재하는 멸시, 천시, 무시와는 차원이 다른, 창의적이고 기괴한 언행들로 먼지만도 못한 나를 체험하는 시기였다.


한 특정 국가의 사람들을 만명 가까이 접하며 어쩔 수 없이 관찰하게 되면서 ‘국민성’에 대한 생각을 안 할 수가 없었다. 물론 개개인의 차이는 분명히 있겠지만 그들 중 인격적으로 좀 더 융화될 수 있는 사람일지라도 전반적으로 내 일행의 무례함을 당연하게 넘기는, 내 일행의 몰지각함으로 내가 무언가 얻는 것으로 나의 양심이 선택적으로 작용을 한다면 그렇게 묵인되는 그 얄팍한 도덕심 역시 그들의 국민성이라고 여겨지게 되었다.


그 나라 사람들 만명 중에  딱 두 명 만났다.  
자연스러운 일상과 일반적인 상식, 개인적인 대화와 농담의 공유가 가능한 사람을.


내가 그 호텔에서 일하면서 만났던 그 나라 출신인 2명의 매니저들이다.

아이러니하게도 그 매니저들은 내가 일했던 매니저들 중 손꼽히는 좋은 상사들이었다. 내가 손님으로 겪으면서 알게 된 그 나라 사람들의 안 좋은 성향들은 거의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그들이 떼로 몰려오는 겨울이 되면 그들의 행동을 제지시키고 그들의 언행으로 상처받은 우리를 달래 주느라 비수기지만 누구보다 바쁘게 보내던 매니저였다.   



사실 내 친구의 친구가 나를 무시하고 상처를 준 것이 아니라는 것은 안다. 그렇지만 나는 지금 다 쏟아내지 못한 사건들까지 더해서 그 나라와 관련된 모든 것에 거부감이 있는 것을 부정할 수 없다.

죄 없는 직원들을 노골적으로 힐난하고 종 부리듯이 대했던 그 만 명 정도의 사람들로 인한 데이터로 그들의 문화를 더 이상 가까이하고 싶지 않게 된 나를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종차별주의자'라고 한다면 나는 더 이상 할 말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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