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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vitacura Dec 09. 2021

엄마, 죽지 말고 나랑 같이 살아요.

내가 태어난 이유 중 하나

엄마가 아빠도 없이 그 고단한 세월을 어떻게 견디고 버텼을까 하는 생각을 그 세월을 지나면서도 했고, 지금도 한다. 엄마는 스물 일곱이 되던 해 남편을 잃었다.  오랜 병간호로 몸은 지쳤고, 가산도 대부분 사라지고 없었다. 아이들은 어리고 여렸다. 그 어리고 여린 아이들을 의지 삼아 죽지 않고 살았다는 엄마의 말씀을 지난 30년 간 난 분명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 마음을 다 헤아릴 수 있겠느냐만 분명 나와 동생이 엄마의 그 고단하고 버거운 삶을 지탱해준 힘이 되었을 거라고 믿었다. 


그런데 그 마음을 난 아이들을 낳을 때까지 온전히 이해했다고 말할 수 없을 것 같다. 아이들이 내게 주는 힘, 용기, 사랑, 행복, 위로, 그 모든 걸 어떻게 한 두 마디 말로 설명할 수 있을까. 더구나 막막한 앞날을 함께 헤쳐 갈 남편도, 의지할 부모도 없이 혼자였던 엄마에게 나와 동생이 준 위로는 대체 어느 정도였을까, 감히 상상도 할 수 없을 것 같다. 엄마에게 그런 힘을 주었다는 걸 느낀 순간 내 자신이 너무 대견하고 특별하게 느껴졌다. 엄마에게 죽지 말고 같이 살자고 붙잡아 주려고 내가 태어났구나. 


엄마가 되고 나니 엄마가 더 그립다. 이젠 떠나보내야 하는데, 그러고 싶지가 않다. 보이든, 보이지 않든 계속 내 옆에 두고 싶다. 내 옆에, 내 동생 옆에서 전처럼 우리를, 우리가 만든 가족을 보아주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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