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vitacura Mar 24. 2022

중국 웹소설 번역

탐색은 계속된다

웹소설의 맛을 보고 있는 중이라고 하는 게 맞겠다. 확실히 중국 웹툰/웹소설 번역시장이 게임시장만큼 크고, 앞으로도 커질 것이 확실해 보이는데, 이 분야가 내게 맞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확신이 들지 않는다. 

물론 2월과 3월 일이 거의 없는 상태이므로, 분야를 가려 번역을 하는 것이 더 맞지 않다고 해야하겠다, 슬프게도. 그래도 길게 보고 전문 분야를 개척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지루하지만 꾸준히 이런 저런 분야에 도전하고 있다. 

웹소설 번역은 내게 잘 맞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번역을 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듯 나도 책을 좋아하고, 문학작품 번역을 동경한다(나도 한샤오궁韓少功의 <귀거래> 만큼 번역할 수 있는 날이 올까?!). 국어국문을 전공했고, 문학 작품은 아니지만, 도서 번역 경험도 있으므로 웹소설 시장 진입 자체는 어렵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 

현실은? 진입을 어디까지 보느냐에 따라 다른 것 같다. 샘플 번역을 의뢰 받는 것까지 본다면 예상대로 진입이 어렵지 않았지만, 작품을 의뢰 받는 것까지 본다면 예상과 달리 진입이 어렵다. 오늘로 웹소설 샘플 번역만 네 건째이다. 웹툰까지 포함하면 다섯 건째다. 다섯 번째 샘플 테스트이니 네 번은 미끄러진 것이다. 

글 잘 쓰는 고수들은 어디에나 있으니, 글로 먹고 사는 직업의 일종인 번역가 중에 글쟁이가 어디 한 둘이겠는가. 그 뻔한 사실을 요즘에야 절실히 느끼고 있다. 고상한 문학 작품도 아니고, 젊은 사람들이 가볍게 읽고 소비하는 장르의 번역이 어려울 게 있겠느냐 했던 자만 섞인 자신감은 점점 작아지고 있다. 

문학동네에서도 웹소설이 번역되어 출간되는 세상이다(문학동네는 2016년 중국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젊은 인터넷 작가 신이우辛夷塢의 웹소설 <약속의 날應許之日>을 번역출간했다). 세상의 속도는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  

별 수 있나, 부지런히 따라가는 수밖에. 번역가로 생존하기 위해 할 일은 계속 추가된다. 

작가의 이전글 낭(狼)과 패(狽)를 아셨나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