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를 안아보고 엄마랑 말도 했다.
몇 년 만에 엄마를 만났다.
엄마는 품도 따뜻했고, 말소리도 또렷했다.
나를 보러 오시라는 말에 엄마는 또렷이 말했다.
"그럼 와야지. 돈이 얼마가 들어도 와야지."
삼일 째 몸 상태가 좋지 않았다.
하루 종일 코를 풀어 대다 급기야 오늘은 머리도 멍하고 온 몸이 나른해졌다.
주말을 맞아 남편, 아이들과 나가 외식을 하고 몇 시간 장을 보고 들어와서는 손도 씻지 않고 옷만 벗은 채 침대에 쓰러졌다.
그리고 잠이 들었다.
남편이 입으로 약을 넣어 주었다.
엄마는 내가 중국에서 유학하던 학교 밖 스낵 바 같은 곳에 앉아 계셨다.
엄마 옆에는 내 친구가 앉아 있었다. 작고 여린 어깨의 그 친구는 우리 엄마 옆에서 훌쩍이고 있었다.
나처럼 엄마, 아빠가 모두 안 계신 친구다. 엄마는 친구의 어깨를 부드럽게 감싸며 따뜻하게 위로해주셨다.
엄마! 하고 불렀다.
엄마가 언제 왔지? 엄마가 여기까지 어떻게 오셨지?
보고 싶은 엄마가 눈 앞에 계신 것을 보자 기분이 날아갈 듯했다.
엄마에게 달려가 안겼다.
엄마 품 안은 따뜻했다. 나처럼 엄마도 아빠도 없는 그 친구에게 미안할 정도도 엄마의 존재가 강하고 따뜻하게 느껴졌다.
엄마가 너무 실제처럼 느껴져서 좋았다. 이루 말할 수 없을만큼 좋았다.
엄마! 하고 또 불렀다.
엄마가 또 오셨네! 내가 고등학교 다닐 때 입었던 새하얀 반팔 블라우스를 입은 엄마가 보였다. 이제 불편한 숙소 생활을 청산하고 집을 옮길테니 여기에 오래 오래 계시다 가시라고 말하고 싶었다.
"엄마! 이제 우리 방 구할 거야. 중국은 방값이 아주 싸니까 걱정하지 않아도 돼요. 그럼 한 달은 있다가 가세요. 그러니까 또 오셔야 해요. 비행기 값이 얼마더라? 한 4,50만원 쯤 하나?"
유학 때 비행기 값이 무서워 오지 못하셨던 엄마가 또 그러실까 걱정이 되었다. 비행기 값은 내가 해 드릴테니 걱정하시 마시라고, 엄마가 안 된다고 하실까봐 얼른 말을 쏟아냈다.
그런데 엄마의 대답은 예상과 정반대였다.
몇 백이 들어도 다시 와야지. 당연히 다시 와야지.
엄마랑 한 달도 넘게 지낼 수 있다니!
엄마가 해 주신 밥을 한 달도 넘게 먹겠구나!
지난 18년 간 엄마가 없어서 느꼈던 슬픔과 서러움이 모두 사라지는 것 같았다.
너무 행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