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흥이 없습니다.
취준생 시절 어느 오후,
불이 꺼진 방안으로 햇살이 스며들었다.
딱 하나 뿐인, 넥타이와 와이셔츠
저 넥타이를 매고, 저 와이셔츠를 입고
출근하는 꿈을 꾸었다.
너무도 간절히.
취직만 되면, 세상에 더 바랄 것이 없다고 생각했다.
나는 넥타이를 매고, 와이셔츠를 입고
17년을 일했다.
그토록 바라던 취업을 이루고 17년간
넥타이를 맸다는 이야기인데,
취업의 기쁨은 17년 중 1-2주나 될까 싶다.
전혀 기억 나지 않는다.
그토록 간절히 바라던 것을 가졌는데도
기쁨은 간절함에 비례하여
크다거나 오래가지 않았다.
지금은 와이셔츠와 넥타이가
거추장스러울 뿐이다.
나는 지금, 너무도 간절하게
다른 것들을 원하고 있다.
시간이 다시 수십년이 흐르면,
지금 가지고 싶은 것도
넥타이와 와이셔츠 취급을 받을텐데 말이다.
세상에 나처럼 또 어리석은 사람이 있을까.
글과 사진 - 영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