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까지 왔습니다.
대학교 1학년때, 내 자취방에서 함께 살던 앵무새 아리
늦은 밤 레포트를 쓸 때도,
시험공부를 하느라 정신이 없을 때도
녀석은 내 어깨위에서 털고르기를 하고
머리카락이나 귓볼을 간지럽히기도 하고
졸기도 했다.
마음 아프게도 1년을 살다 떠난 녀석이지만
지금도 사진을 보면 녀석이 살아있는 듯 하다.
우리의 삶에는 우리를 아프게 하고,
우리를 무너뜨리고, 우리를 배신한 사람만
가득한 것처럼 보일 때가 있다.
하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면,
지금 내가 여기까지 걸어오는데,
모두 자신만의 역할을 충실히 했다.
사랑스럽게, 따뜻하게, 아름답게
인생이라는 책 한권에
행복한 몇 페이지를 살다 떠난 많은 사람들,
많은 것들에게 진심으로 고마움을 전한다.
글과 사진 - 영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