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지기 전 베트남에 갔습니다. #8

고통스러울수록

by 영순

"이런거라도 하게 해줘서 고마워."라는 동생의 카톡을 보고 눈물이 차올라 견딜 수가 없었다. 펑펑 울었다.




그동안 내가 너무 힘들고 고통스러워서, 그런 모습을 보이는 것도 싫었고, 도움을 받아서 같이 무너지는 것도 싫었기에, 더 깊은 곳으로 숨어서 혼자 고통받았는데, '이런거라도 할 수 있게 해줘서 고맙다'는 동생의 말에 참았던 눈물이 터져버렸다.




자식이 고통받는데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부모, 자식을 위해서 눈이라도 빼서 줄 수 있는 그 부모가 아무것도 할 수 없이 고통받는 자식을 바라보기만 하는 심정은 얼마나 가슴 찢어질까?




이런 생각에 머무르니, 그동안 나를 바라보며 지독하게 아팠을 엄마, 아버지, 동생이 떠올랐고, 내 가슴은 무너져 내렸다. 자책과 후회가 밀려들었다.




동생이 주는 것을 내가 받음으로써, 동생의 고통이 줄어들었다고 생각하니, 내 고통도 줄어드는 것 같았다. 나의 문제는 하나도 해결되지 않았고, 동생에게 받는 얼만큼의 돈은 내게 아주 작은 영향만 미칠 뿐인데 말이다.




삶의 여러가지 문제로 너무 고통스러울 때는, 그 문제가 해결되기 전에는 고통을 끝낼 방법이 없어보인다. 아니, 절대적으로 그렇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사랑하는 사람의 고통을 줄여주는 것만으로도, 내가 가진 문제와 전혀 상관없는데도 내 고통이 줄어드는 것을 보고,


나는 다짐한다.




너무 힘이 들때는, 사랑하는 사람으로부터 멀어져서 동굴속으로 들어가는 게 아니라, 가끔 그들에게 폐를 끼치더라도, 그들에게 기대서 그들이 좀 힘들더라도, 그렇게 하는 것이 모두의 치유에 큰 힘을 발휘한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