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빈도
고통스러운 삶에서 도망치듯 베트남으로 떠나겠다는 형에게, 비행기표와 숙소를 해주고 싶다는 동생의 간곡한 부탁을 들었을 때, 나는 행복의 빈도에 관해 책에서 읽은 것이 떠올랐다.
심리학에서 행복은 크기보다는 빈도라고들 한다.
즉, 엄청나게 큰 좋은 일이 한 번 생기는 것보다, 작은 좋은 일이 여러 번 생기는 것이 우리의 행복도와 행복지속도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그동안 형이 연락도 안하고, 작은 도움도 다 거절하고, 만나서 술 한잔 하자는 것도 전부 거절해서 마음이 너무 아팠어. 이번 부탁은 꼭 들어줬으면 좋겠어. 비행기표랑 숙소는 내가 하게 해줘 형.
나는 대답했다.
알았어. 대신 너가 원하는 방식 말고, 형이 원하는 방식으로 해줄래? 비행기표랑 숙소 말고 형한테 돈으로 주면 좋겠어.
비행기표랑 숙소는 받고 나서 이틀이면 사라지는 거잖아. 너한테 고맙다고 할거고, 실제로 고맙겠지만, 형이 삶이 너무 힘들어서, 비행기표랑 숙소해주는 걸로는 너가 형을 생각하는 만큼, 형에게 도움이 되고 싶은 만큼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해.
하지만, 여행경비로 돈을 준다면, 나는 그 돈을 쓰면서, 하루에도 몇번씩 니 마음을 생각할거야. 베트남은 물가가 싸다고 하니, 니가 준 돈이 떨어지는데 한참의 시간이 걸리겠지. 매일 아침, 쓸만큼만 지갑에서 꺼내서 하루를 살거고, 다음날 다시 지갑에서 꺼내는 행동을 반복할거야. 계속 니 생각이 날거야. 니 마음도. 그러니, 더도 말고 니가 생각했던 딱 그 금액만큼 현금으로 줘.
그러면 여행하는 내내 행복할거 같아.
알았어 형. 부탁 들어줘서 정말 고마워. 베트남 출장 다녀오는 직원이 있는데 부탁해서, 달러랑 베트남 동으로 모두 바꿔놓으라고 할게. 정말 고마워. 이런거라도 할 수 있게 해줘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