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고통이 줄어들도록
형~ 베트남 가는 비행기표랑 숙소는 내가 해주고 싶어. 거절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동생이 이렇게 말을 한데는 분명한 이유가 있었다. 살면서 힘든 일이 생기면, 난 언제나 고향에 내려가 동생 얼굴을 보고 동생과 술한잔 하면 힘든 게 내려가곤 했었다. 부모님 걱정하실까봐 숨겨온 많은 이야기들도 동생에게는 언제나 솔직히 말해왔었다.
하지만, 나의 삶이 힘든 것을 넘어, 고통, 고통을 넘어서 영혼을 무너뜨리는 지옥으로 향하게 되면서, 나는 연락을 하지 않게 되었고, 그 어떤 도움도 마다했다.
내가 연락하지 않고, 더 이상 고향에 내려가지 앉자, 동생이 먼저 연락을 해오기 시작했고, 심지어 내가 사는 곳으로 올테니 한잔 하자고 했다. 내가 늘 고향으로 내려갔기에, 동생은 내가 사는 곳으로 올 기회를 늘 빼앗긴 셈인데, 먼저 오겠다고 했다. 난 생각해보겠다고 했지만 확답을 주지 않고, 거절을 거듭했다.
연락을 하는 것도, 내 얼굴을 보여주는 것도, 작은 도움 하나 받는 것도 내겐 고통이었다. 지옥불에서 사랑하는 사람들의 손을 잡으면, 내가 빠져나오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지옥불로 딸려오기 때문이다.
동생이 비행기표와 숙소를 해주고 싶다고 했을 때, 나는 즉시 거절하고 싶었지만, 동생의 마음이 어떨까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둘도 없는 형제사이인데, 형이 고통스럽게 무너져가고 있는데, 형이 모든 것을 거절하면서 자신을 밀쳐낸다고 생각했을 때, 얼마나 가슴이 찢어질까 생각하니, 너무 슬프고 가슴이 아팠다.
이번엔 거절할 수 없겠다고 생각했다. 이번 한번은 동생에게 무언가를 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동생의 고통을 줄이는 길이라고 생각했다.
알았어. 내가 널 찾아가지 않은지도 오래되었고, 너의 도움도 일절 받지 않았는데, 마음이 많이 아팠겠지. 이번엔 받을게. 그러니 너무 마음 아파하지 마.
대신, 너가 원하는 방식이 아니라,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도와줄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