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려운 비행기 1
30년전 처음 비행기를 탔을 때는 약간 무서우면서 많이 신기했고, 이후로는 별 감흥이 없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달랐다. 비행기 바퀴가 움직이기 시작하자 조금 두려웠고, 지면에서 떠올랐을 때는 꽤 두려웠고, 비행기가 크게 속도를 높이며 45도로 기체를 들어올려 고도를 높일 때는 무서웠다. 귀가 먹먹해졌을 때는 약간의 공포감이 생겨났다.
왜 그럴까? 비행기를 오랜만에 타서 그런가? 아니다. 그럼 왜 그러지? 주변을 둘러봐도 누구도 나같은 사람은 없는 것 같았다. 이미 잠든 사람, 영화를 보는 사람, 책을 보는 사람들만 보일 뿐이었다.
비행기가 적정 고도에 도달하고, 다시 수평으로 날기 시작하자, 내 마음은 좀 진정이 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생각해봤다. 방금 느꼈던 그 감정들에 대해서.
내가 아무리 노력해도 내 사업을 망쳐가는 직원들, 악화되기만 하는 자식의 사춘기, 아내와의 갈등이 떠올랐다. 처음에는 내가 노력해서 바로 잡을 문제들이라고 생각했다. 그 다음에는 보통의 노력으로 안되는 정말 힘든 문제라고 생각했다. 더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마지막에는 나는 절대로 해결할 수 없는 재앙이라고 생각했고, 나는 그 모든 재앙으로부터 너무나 무기력하게 당하는 존재라고 생각했고, 그렇게 반복해서 각인해갔다. 베트남으로 떠날 당시는 모든 것이 더 나빠질 수 없을만큼 최악이었다.
내 마음은 너무 어두워져 있어, 비행기의 이륙 과정에 만들어내는 움직임, 소리, 떨림을 나에 대한 공격이라고 느낀 듯 하다. 혼자 걷던 어두운 골목에서 끔찍한 일을 당한 사람이, 다음 날 부스럭거리는 나뭇잎에도 소스라치게 놀라듯 말이다.
아무것도 아닌 비행기의 움직임에 이렇게 두렵고 공포스러울만큼 내 마음이 엉망이 되었다고 생각하자, 그들에 대한 분노, 원망, 미움이 소용돌이 쳐서 내 마음에 멀미가 날 것 같았다.
두어시간 정도 지났을까? 갑자기 기체가 엄청나게 흔들리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