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려운 비행기 2
평온했던 마음이 갑자기 두려움과 공포로 바뀔 만큼 기체는 크게 흔들렸다. 잠시 뒤, 기내 방송이 흘러나왔다. 난기류를 만나 기체가 흔들리니 안전벨트를 꼭 매라는 것이었다.
비행기를 타면 거의 예외없이 난기류를 만나게 된다. 여러 나라의 국경을 넘나드는 그 긴 거리를 비행하면서 완전히 평온하게 간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된다. 그런데, 내 마음은 다시 반응하기 시작했다. 아무것도 아닌 진동을 다시 나에 대한 공격으로 여기고 있었다.
이러다 사고가 나면 어떻게 하지? 얼마 전에도 비행기 관련 사고 뉴스를 본 거 같은데. 속도가 빠를수록 물리적으로 받는 힘은 큰데, 이런 큰 진동으로 기체는 버텨낼 수 있을까?
문득 심리학 책에서 봤던 내용이 생각났다. 비행기 사고와 바닷가에서 상어에게 물리는 확률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희박한데, 내용 자체가 워낙 강렬하기 때문에, 그것을 상상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두려움과 공포를 가지게 된다고 한다. 자동차 사고는 상상할 수 없을만큼 자주 일어나는데도, 자동차를 타면서 누구도 두려움과 공포를 가지지 않는다고도 했다.
내 인생에서 거듭되는 불운한 일들을 몇년간 겪으면서, 나는 희망을 전부 잃어버렸고, 아주 작은 일에도 민감하고 공포스럽게 반응했었다.
한국을 떠나 다른 나라의 상공을 날고 있는데, 아직 나는 내가 있던 고문실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것 같았다. 베트남에 도착해야 고문실을 나오게 되는걸까?
힘든 상황에서 한 번에 빠져나올 수 없는 것은 힘든 상황들이 마음을 아주 오랜 시간 동안 묶어두었기 때문에, 마음은 여전히 두려움과 공포에 떨고 있어, 새로운 상황을 즉시 받아들이지 못하기 때문인것 같다. 묶여진 마음이 복잡한 매듭에서 풀려나는데도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