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살리는 손길

주변을 둘러보세요!

by 영순

삶에 지쳐

누군가의 도움 없이는

절대로 언덕을 오를 수 없는 때가

있다.


주어진 모든 상황이,

곁에 있는 모든 사람이,

나에게 고통 그 자체인 때가

있다.


아래는 천길 낭떠러지고,

올라갈 방법이 전혀 없을 때가

있다.


이럴 때 우리 마음은,

주어진 상황의 객관성보다,

그것을 느끼는 우리의 주관성이

더욱 우리를 불행하게,

고통스럽게,

절망적이게,

포기하고 싶게

만든다.


그럴 땐,

잠시 아래를

내려다본다.


천길 낭떠러지인줄 알았던

그곳에는,

내가 서 있는 곳

한 칸 아래에서

나처럼 절망하고 있는

누군가가 서 있을지 모른다.




타인을 돕는 사람이

더 행복하다는 심리학 결과


죽음을 앞둔 사람들이

타인을 도울 때

덜 고통스러웠다는 심리학 결과들은

요즘 넘쳐난다.


하지만, 심신이 지쳐있고,

희망이 없으며,

모두 포기하고 싶은 우리 마음 공간에

심리학 결과를 믿고,

타인을 도울 자리가 있을까?



규칙적으로 운동을

우울증 환자 집단이

그렇지 않은 집단과 비교해서

훨씬 우울감을 느끼는

정도와 빈도가 낮았다는

연구 결과는 넘쳐나지만,


가장 큰 문제는

우울증 환자는

운동 자체를 할 마음이,

그럴 여력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정말 힘든 사람들에게는

심리학 결과가

아무 소용이 없는 것이다.


실험 결과에서

좋다고 밝혀진 그것을

하고 싶지 않으며,

할 여력도 없고,

고통스럽기만 하니까.....



그럼에도,

우리가 서 있는 곳

한 칸 아래에서

나처럼 절망하는 이의

손을 잡아서

내가 있는 곳으로

끌어올려야 하는 이유는

심리학 실험 결과 때문도 아니고,

타인을 도와야 한다는

이타적 도덕주의 때문도 아니다.



그를 끌어올리려고 맞잡은 손에서

따뜻한 온기를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온통 차가움 뿐이라고

생각했던 삶에서...


그를 끌어올리는 순간,

나에게 여전히 힘이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무기력한 존재라고

생각했던 삶에서...


끌어올려진 그의 표정에서

따뜻함, 희망, 열정,

기쁨, 안도, 성취를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온통 절망적인 것들만

눈 앞에 있다고

생각했던 삶에서...



혹시 아는가?


그가 나를 따뜻하게 안아줄지,

그래서 어둡기만 하던 내 가슴에

다시 좋은 것들이

피어나기 시작할지


혹시 아는가?


절대로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다음 계단을

그와 함께 서로 도우며

너무 쉽게 올라갈 수 있을지



온통 절망 뿐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의

손을 잡아

내가 있는 곳으로 끌어올리는 것은

절망뿐이기만 하던

누군가의 세상을

내가 바꾸는 것이다.


내가 그에게

기적을 일으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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