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 선택 1
한국 음식을 먹지 않기로 결정하자 설레기 시작했다. 베트남 음식 맛은 어떨지, 제일 맛있는 음식은 무엇일지, 한국에 가서도 그리운 음식은 무엇이 될지 모두 궁금하고 기대되었다.
맥주를 즐겨먹는 나는, 베트남에 머무르는 동안 마실 맥주도 선택해야 했다. 이 역시 기대와 설레임을 가져왔다. 한국에서 즐겨먹던 맥주는 한국에서 만든 맥주였기에, 베트남에서는 베트남 맥주를 먹어야 했다. 베트남에는 베트남에서 만든 맥주와 수입 맥주가 있다. 수입 맥주는 한국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그런 브랜드의 맥주였다. 나는 베트남에서 만든 맥주를 먹기로 결정했다.
저녁 식사를 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편의점에 들러서, 베트남 맥주를 종류 별로 하나씩 모두 샀다. 베트남 글자로 쓰여진 건과일 칩을 2개 샀다. 호텔로 돌아와 샤워를 하고, 탁자 위에 과일칩 2개를 뜯어놓았다.
사실, 샤워를 하는 내내 베트남 맥주의 맛이 어떨지 기대하는 마음에 콧노래가 절로 나왔다. 나의 신경은 온통 맥주의 맛에 가 있었다. 드디어 냉장고를 열고, 각기 다른 브랜드의 맥주 중 무엇을 제일 먼저 먹을지 결정해야 했다. 첫 캔을 집어들기 전까지 맥주를 훑어보는 그 짧은 몇 초의 순간이 얼마나 행복했는지 모른다.
첫 캔을 꺼내서 캔을 땄다. 캔 따는 소리와 살짝 새어나오는 가스 소리에 미소가 절로 나왔다. 그리고 시원하게 한모금 들이켰다.
캬~ 시원하다.
그리고 맥주 맛은 이상했다. 풀 맛이 났다. 한국이었으면, 즉시 내가 먹던 맥주를 시켰을 것이다. 도저히 먹어줄 수가 없는 맛이었다. 그런데도 기분이 좋았다. 나에게는 아직 여러 캔이 더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나의 기대감은 조금도 사그라들지 않았다. 아직 마지막 캔까지 까지 않았으므로. 한국이었으면 한모금 먹고 버렸을 그 맥주를 난 다 먹었다. 풀 맛이 나는 그 맥주는 도저히 먹어줄 수 없는 맛이었지만, 두번째 맥주의 맛을 기대하면서 나는 첫번째 캔을 다 마셨다.
내내 행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