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지기 전 베트남에 갔습니다. #38

세번째 여행 원칙

by 영순

내 마음의 온전한 치유와 회복을 위해 여행 규칙은 더 필요했다.


"나를 위해 쓰는 돈은 아끼지 않는다."




나는 처음 입사를 하고, 같은 업종에 17년을 종사했다. 입사하고 몇달 뒤 결혼을 했고, 베트남에 오기 전까지 거의 멈춤없이 일을 했다. 따라서, 결혼 전에 나를 위해 사치를 해본다거나, 총각 시절(?)을 누리지 못했다. 그보다는 결혼을 하고 안정된 가정을 만드는 삶이 내겐 더 가치있었고 행복했기 때문이다. 결혼 생활 내내 수입의 전부를 아내에게 입금하고 용돈을 타서 썼다. 내가 완전히 고갈되기 직전까지 이런 나의 선택과 삶에 단 한번도 후회한 적이 없다.




베트남의 태양 아래 서 있는 나는 후회를 조금 하고 있다. 내가 너무 많이 안쓰럽다. 20년 가까이 일을 했으면서도, 단 한 번도 사치를 부려본 적도 없고, 내가 사고 싶은 것을 돈 생각 안하고 사본 적도 없다. 늘 검소하게, 아껴쓰며 결혼생활을 꾸려왔다. 하지만, 내가 나 자신을 바라보니, 너무 안쓰러웠고, 그런 나를 바라보니 눈물이 났다.




"나는 무엇을 위해서 20년간 가까이 그렇게 열심히 달려온거지? 난 왜 나 자신한테 한 번도 보상을 해준 적이 없지?"




이 주제는 부부싸움으로 들어가면, "그럼 나는?"이라는 아내의 멘트와 부딪혀야 한다. 나는 부부싸움으로 들어갈 생각이 없다. 한 인간으로써, 남자로써 내가 살아온 지난 17년에 대한 내 감정일 뿐이다.




베트남에서 쓰는 돈은 음식이든, 물건이든 돈을 아끼지 않기로 마음 먹고, 제일 먼저 한 일은, 랍스터를 먹는 일이었다. 베트남의 모든 것의 물가는 한국 대비 4분의 1 수준이었지만, 유일하게 랍스터는 비쌌다. 싼 인건비로 만들 수 있는 물건이 아니기 때문에 어쩌면 당연한 것이었다. 돈을 많이 쓰려고 랍스터를 먹은 것은 아니었다. 랍스터를 먹어본 적이 한 번도 없었기 때문이다.




내가 17년간 벌었던 돈은 수억원을 넘을텐데, 난 왜 랍스터 한 번을 못 먹었지? 한 번에 지출하기에는 큰 돈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일까? 절약해야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일까?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니 내가 미웠고, 내가 한심했고, 내 삶이 슬프고 가여웠다.




나는 랍스터 한 마리와 다른 메뉴 몇가지를 시켰고, 나 혼자 먹은 그 한끼 식사값은 30만원 정도였다. 먹으면서 내내 마음이 불편하고, 이래도 되나 싶은 마음이었다.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그 30만원으로 인해 행복했던 거 같지 않다. 왜 그랬나 싶은 마음에 더 가깝다. 이것은, 그동안 나 자신을 위해 무언가를 해주고, 돈을 쓴 적이 없다는 명백한 증거다.




연습이 필요하다. 나 자신에게 주는 연습. 그것을 잘 받는 연습.




한국에 돌아가서도, 가끔은 나 자신에게 주는 연습을 해야겠다. 주고 받으면서 늘 행복할 수 있도록, 아무리 힘든 시기가 와도, 나는 충분히 위로 받고 걸어왔으므로, 나 자신을 애처롭게 바라보지 않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