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많은 눈물 1
새벽 2시에 베트남에 도착하여 첫날 밤을 보내고, 다음 날은 여기저기 걸으며 식당을 찾았다. 한국인들이 없는 로컬식당을 몰래 뚫어놓고 나 혼자만 몰래 몰래 기분좋게 다닐 요량이었다. 모든 게 익숙치 않은 나는 제법 긴장한 상태로 베트남 거리를 거닐었다. 썩 나쁘지 않은 긴장감이었다.
긴장한 상태로 돌아다녀서 그런지, 시간이 꽤 금방 지나갔다. 어느덧 밤이 되었다. 문득 바닷가가 가보고 싶었다. 구글지도앱을 실행해서, 호텔과 가장 가까운 바다를 살펴보았는데, 호텔에서 도보로 5분이면 갈 만큼 가까운 거리였다.
파도가 넘실대는 해안가로 걸어가는 동안, 다른 국적의 여러 외국인들의 모습이 보였다. 누워서 잠을 자는 사람, 조깅을 하는 사람, 음식을 먹는 사람, 아이와 놀아주는 사람. 나는 신발이 젖지 않을만큼 바닷가 가까이 다가가서, 먼 바다를 바라보았다.
그런데, 갑자기 눈에 눈물이 고였다. 이유를 알아차릴 틈도 없이, 손쓸 틈도 없이 눈물이 흘러내렸다. 눈물은 멈추지 않고 계속 고이고 흘러내리기를 반복했다. 눈물을 흘린다는 것을 주변 사람에게 들키지 않기 위해 눈물을 닦고 싶었지만, 그럴 수가 없었다. 계속 눈물이 흘러내렸기 때문이다.
처음엔 이유없이 흐르는 눈물에 좀 놀랐는데, 눈물이 계속 흐르자, 슬퍼졌다. 내가 가여워졌다. 너무 안쓰러웠다. 인간이 느낄 수 있는 동정, 연민, 애처로움, 안쓰러움 그 모든 감정들이 느껴졌다. 그러자 더욱 슬퍼졌다. 사실 바닷가에 온 이유는 바닷바람을 맞으며 걷기 위함인데, 걷기는 커녕 고개조차 돌릴 수가 없었다. 눈물이 고여 앞이 보였다 안보였다 하는 그 시간들이 매우 느리게 가고 있었다. 가끔, 조깅을 하는 사람들이 내 앞을 스쳐지나갔다.
다행이다. 한국이 아니라서.
설사 여기서 발가벗겨지고, 모든 사람들의 조롱거리가 된다고 해도, 그대로 호텔까지 걸어가서 옷을 입고 다른 동네 호텔로 가면 그만이다. 나를 아는 사람도 없고, 내가 하는 행동이 그들에게 어떤 영향도 미치지 못한다. 그게 외국이란 곳이다. 눈물 흘리는 것 정도는 이곳에서 아무 일도 아니란 말이다.
그런데, 도대체 왜... 왜 이렇게 눈물이 흐를까? 도대체 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