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지기 전 베트남에 갔습니다. #40

그 많은 눈물 2

by 영순

끝없이 흐르는 눈물과 함께 나 자신에 대한 여러 감정이 같이 흘러나왔다. 연민, 안쓰러움, 애처로움, 동정, 가엾음.


뒤이어 타인에 대한 여러 감정이 쏟아져 나왔다. 나에게 상처를 주고, 함부로 대하고, 곤경에 빠뜨리고, 일을 망치고, 고집을 피웠던 그들에 대한 원망, 미움, 분노.




그 감정들을 오롯이 느끼면 내가 버틸 수 없어 지금껏 끝없이 누르고 모른 척 하며 살았다. 하루에도 몇 번씩 올라오는 그 감정들이 나를 집어삼키지 못하도록 눌렀다. 그런 감정이 올라오면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 어떻게 해소해야 하는지 나는 누구에게서도 배운 적이 없다. 저명한 정신과 의사의 책에도, 유명한 강연가의 영상에도 정확한 해법은 없었다. 그저 왜 해야 되는지만 끊임없이 말할 뿐이었다.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는 사람은, 자신이 아는 수준에서 말하고 행동하게 된다. 나에게 그것은 부정적 감정을 누르고 마치 내 안에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대하는 것이었다. 내 마음이 이상 징후를 보였을 때, 정말 아프다고 외쳤을 때 치료는 못해줄 망정, 적어도 파스 정도는 붙여줬어야 했다. 그렇게 외면하면서 괜찮다 괜찮다 억누를게 아니었다.



나는 그 바다에서 멈추지 않고 자그마치 2시간을 울었다. 눈물이 2시간 동안 흘렀다. 1시간쯤 지났을때 갑자기 겁이 났다. 눈물을 1시간 흘려도 되는 걸까? 눈에 뭔가 이상이 생기는 건 아니겠지? 지금쯤 눈물을 참고 그냥 호텔로 돌아갈까?




그런데 문득 내 마음에서 처음으로 소리를 들은 것 같다.


"지금은 그러지 말라고. 지금은 눈물이 다 나올 수 있도록 내버려 두라고."




그래서, 나는 바닥에 앉았다. 그렇게 1시간을 더 울었다. 그렇게 나는, 세계적으로 유명하다는 그 바다에서, 태어나서 처음으로 그렇게 많이 울었다.


2시간쯤 되었을때, 더이상 눈물이 나지 않았고, 나 자신에 대해 느낀 부정적 감정들, 타인에 대해 느낀 부정적 감정들이 모두 함께 멈추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