썬바이저로 불행을 가리세요!

막을 수 없으면 살짝 가리세요!

by 영순

오늘은

해가 뜬지 얼마 안되서

운전을 하고 어딘가를

갈 일이 생겼다.


해가 눈으로 직접 들어와서

운전을 할 수가 없었다.


얼른 썬바이저를 내렸다.




나는 보통,

해가 뜬 직후에

출근을 하지도 않고,

해가 지기 직전에

퇴근을 하지 않아서,

운전하면서 해가

직접 눈에 들어오는 경우는 거의 없다.


오늘처럼 특별한 일이 있는 경우만

그러하다.




해가 뜬 직후에 출근을 하는 동안,

해를 마주 하는 방향으로

운전을 하는 경우,

해 자체를 없애 수는 없다.


우리가 삶을 살면서,

힘듦과 고통 자체를 없앨 수 없는 것도

이와 같다.



하지만, 살짝 썬바이저를 내려서,

조금만 해를 가려도,

눈으로 직접 들어오는

햇빛은 피할 수 있는 것처럼,



우리 삶도 그러하다.




우리가 부족하고

우리가 모자라서가 아니라,

사는 것 자체가

여러가지로

고통받을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하지만, 고통 전체를 가리지 않고,

약간만 가려도,

큰 고통을 피해갈 수 있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고통 자체를 회피하고,

행복을 비롯한 좋은 것만

추구하다보면,

그 자체가 또 다른 고통을

불러들이기 마련이다.


도달할 수 없는

불가능한 목표이니까.




나이가 들면서,

어깨 통증,

허리 통증,

목 통증은

얼마만큼 안고 가는 거다.


나이가 점점 들어가면서,

어깨, 허리, 목이 새털처럼

가벼운 사람은 없다.


친구처럼 같이 가는 거다.

살살 달래면서.


우리 삶도,

고통도,

불행도 마찬가지다.


어느만큼은

같이 가는거다.



이런 사실을 알아가고,

이런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이

현명하게,

멋지게,

나이드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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