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지기 전 베트남에 갔습니다. #49

고수 6

by 영순

전날 반미의 다른 식재료와 섞어서 맛본 고수가 너무 맛있었던 것을 떠올리며, 아침 식사에서의 고수는 다른 음식과 함께 먹었다. 그랬더니, 정확히 전날처럼 다른 음식과 어우러져 맛있었다. 기분이 좋았다.




싫은 것도 다른 좋아하는 것과 함께라면 그 강도가 약해질 수 있음을 어제 깨달았지만, 그것이 가능하려면 사실 한 가지 조건이 더 필요하다. 바로 그것을 기꺼이 받아들이려는 마음가짐이다. 싫은 것을 언제나 이런 식으로 한다고 해서 모든 것이 좋아지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내 동생은 깻잎을 무척 싫어하는데, 수많은 양념과 재료가 들어간 음식에서 깻잎이 4분의 1조각만 들어가도 귀신같이 알아내고는 그 음식에 손을 대지 않는다. 기꺼이 받아들이려는 마음을 가진 채, 방법을 효율적으로 한다면 그 '싫음'이 '괜찮음'과 '좋음'으로 가는 속도가 더 빨라진다는 뜻이다.




그렇게 나는 식사를 거듭하며, 고수와 타이바질, 자소엽을 번갈아 먹으며 점점 익숙해져갔다. 이 모든 채소에 대한 거부감이 완전히 없어지는데는 정확히 일주일이 걸렸다. 그리고 이것들을 주지 않는 식당에서는 달라고 요구하는데까지 걸린 시간은 2주였다. 이 세 가지 채소가 너무 향긋해서 먹으면서 행복해진 게 고작 2주란 말이다.




무릎을 치게 만드는 글과 말은 세상에 넘쳐난다. 듣는 순간, '아하~'하면서 머리가 환해지는 것들은 무수히 많다. 하지만, 그것이 나를 변하게 만들지는 못한다. 머리만 환해졌다가 다시 어두워지기 때문이다. 깨달은 것과 행한 것이 함께여야 변할 수 있다.




한국에 와서도 고수는 주기적으로 찾아먹는 나의 소중한 식재료다. 고수를 생각하면, 그것을 기꺼이 받아들이기 위해서 베트남에서 했던 노력, 점점 거부감이 줄어드는 것을 보면서 느꼈던 기쁨과 즐거움, 결국 모든 거부감이 사라지고 좋아지게 된 마지막 종착역까지 줄줄이 마음속을 흘러간다.




고수를 여전히 못먹는다며 손사레치는 사람이나, 먹자마자 좋아하게 되었다는 사람을 보면 왠지모를 자부심이 든다. "난 싫어하는 고수를 여러가지 노력을 통해서 결국 좋아지게 만든 사람이라구. 나는 내 삶도 이렇게 만들며 살아갈거라구."




그렇게 나는, 베트남에서 못 먹는 식재료나 음식 하나없이 완전하게 열린 상태가 되었다. 너무 설레고 기뻤다. 고수에만 온 신경을 집중했던 그 일주일 동안 나는 나도 모르는 사이에, 아주 빠르게 치유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