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하시나요?
지난 달은
내 생일이 들어있는 달이었다.
아침부터 여러 곳에서
생일 축하 문자가 도착했다.
그 여러 곳은,
내가 이용하는 쇼핑몰과 카드사였다.
자동문자인 것을
뻔히 아는 나는,
그 문자에는 진심이라고는
전혀 안담겨있음을
뻔히 아는 나는,
오히려 안 보내는 것이
더 나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받는 사람은
진심을 느낄 수 없고,
보내는 사람은
문자 전송 비용이 드니까 말이다.
TV 채널을 돌리다가,
어느 뉴스 클로징 멘트를 듣고는
거부감이 들었다.
여러분, 내일은 오늘보다
더 나을거예요.
하아~
나의 하루는 매일 매일 힘이 드는데,
내가 처해진 상황 때문에,
나를 힘들게 하는
그 많은 사람들 때문에,
난 힘이 드는데,
그런 상황이 전혀 바뀌지 않고,
악화만 되는데
뉴스 클로징 멘트는
"내일은 오늘보다
나을거예요."이니
화가 난다.
아무것도 아닌 이런 멘트에
예민해지고 화가 나는 것은
내가 정말 힘든
인생 여정을 지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고객회원 정보에서
생일이 되면 자동발송되는 문자나,
하루도 안 빠지고 매일 똑같은
클로징 멘트에서
우리는 위로나 감동을 받을 수 없다.
그들은 그것을 의도했겠지만 말이다.
우리가 위로나 감동을 받을 때는,
진심이 담겨있을 때,
나에게 소중한 사람일 때,
나를 충분히 이해해줄 때,
나를 소중히 여기는 사람일 때이다.
힘들 때 먹는 술,
힘들 때 피우는 담배,
힘들 때 보는 영상,
힘들 때 하는 취미는
우리에게 진정한 위로를 주지 못한다.
인간은 오로지 따뜻하고
진정한 관계에서 얻을 수 있는
소중한 것들이 있다.
영장류일수록 이런 것이
더욱 필수적이라고 한다.
침팬지를 무리에서 떼어놓고,
사육사가 아무리 잘 해주어도,
그 침팬지는 정신 질환에 가까운 반응을 보이며
스스로 파괴되어 간다는 연구는 차고 넘친다.
마음의 치유는,
행복의 시작은,
진정한 관계를 맺을 때
가능할지도 모른다.
그러므로,
술을 마시고
담배를 피우고
영상을 보고
취미를 찾기보다는
내가 가진 가장 따뜻한 관계에서
답을 찾는 것이
지름길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