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후회합니다.
동생과 나는 4살 터울이다.
2명의 자식이 동시에 대학을 다니면,
부모님의 경제적 부담이 얼마나 크겠는가.
4살 터울이면,
동시에 대학을 다니는 기간이
그리 길지 않거나,
겹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 형제는 겹치는 해가
한 해 있었다.
나도 자취방을 얻어야 했고,
동생도 자취방을 얻어야 했다.
엄마는 전업주부이고,
공무원인 아버지 혼자 외벌이로,
타지에서 대학생활 하는
자식 둘 뒷바라지 하는
아버지가 얼마나 힘들까 싶었다.
방을 얻어야 할 시기는
무더운 한여름이었다.
그 해 여름은 유난히 더웠던
여름이었다.
적은 보증금에 에어컨 없는 방을 선택해야,
아버지에게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다.
내가 마음속으로 정한 보증금으로,
에어컨 없는 방을 찾기가 너무 어려웠다.
찾아도 값이 비싸서 더 싼 곳을 찾기 위해
발품을 팔아야 했다.
그렇게 2시간을 걸어다니며,
방을 보러 다녔다.
너무 땀을 많이 흘려서
어지럽기까지 했다.
편의점에서 500미리 생수 두병을 사서,
한 자리에서 800미리를 먹었다.
그래도 어질어질했다.
이후로 2시간을 더 들여서
보증금은 적으면서,
에어컨 없이 월세가 싼방을 얻었다.
너무 너무 뿌듯했다.
자식 둘 대학 뒷바라지 하는
아버지께 큰 도움이 된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게 2년을 즐겁게 살았다.
그리고 그 2년 동안,
여름마다 내 방은 너무 더워서,
새벽 3시쯤 잠이 깨면
도무지 잠을 잘 수가 없어서,
화장실에서 냉수로 목욕을 하고,
체온을 식힌 후에
다시 잠이 들었다.
그렇게 2년을 살았다.
반면,
같은 시기에 동생은
30분 정도 방을 구하러 돌아다니다가
아버지께 전화를 한다.
"아버지~ 마땅한 방이 없네요.
방 값이 너무 비싸네요.
그래서, 이러 이러한 방을 얻었어요."
동생은 그 이후로,
에어컨 있는 방에서 매우 쾌적하게
2년을 보낸다.
동생 방과 내 방의 월세 차이는
고작 5만원 이었다.
공무원이던 아버지에게 한 달의 5만원이면,
1년에 60만원인데,
지금 내가 아버지 나이가 되고 보니,
1년에 60만원은 껌값조차 되지 않는다.
나는 그 돈을 절약해서 아버지에게
도움이 되겠다고 그 미련을 떨었으니....
방구하러 다니면서 땀을 흘리고,
한 자리에서 물 1리터를 한 번에 먹을 정도로...
2년동안 여름이면,
새벽에 깨어서 냉수 마찰을 하고
잠이 들었던 날들....
1년에 그 60만원 어치 만큼
아버지는 도움이 되셨을까?
행복하셨을까?
그런 큰 아들을 대견하게 여기셨을까?
그런 것을 알기는 하셨을까?
문득 그런 생각을 해본다.
우리가 가족, 타인을 위해
신경쓰고 배려하는 것은
대부분 타인은 잘 모른다.
나만 진심 다해,
온 마음 다해,
그를 위하는 것이다.
그리고, 마치 피해자인것처럼,
나중에 그것을 말하며
내가 이렇게까지 했다고
상대를 몰아세운다.
어쩌면 우리는
타인의 강요에 의해서가 아니라
내가 되고 싶은 나의 모습을 위해,
내 의지대로 한 행동을
타인에게 전가시키며
가해자와 피해자,
상처를 만드는 것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