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매화를 찾다, 물 위에 내려앉은 봄을 만났다.
ㅡ매화 꽃은 만나지 못했지만, 주어진 풍경 속에서 봄을 선물처럼 받았습니다.
사진반 카톡방에 ‘매화꽃이 피었다’는 소식이 올라왔다. 지도를 검색해 보니 길은 분명해 보였고, 나는 호기롭게 집을 나섰다. 지도를 꼼꼼히 따라간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현장에 도착하니 지도와 실제는 늘 그렇듯 미묘하게 어긋나 있었다.
표시된 위치 근처에서 나는 한참을 서성였다. 매화는 보이지 않고, 대신 물 위를 유유히 떠다니는 물오리들이 시선을 붙잡았다. 결국 매화 대신 물오리 사진을 열심히 찍다가 돌아서게 되었다.
산책 중이던 동네 분들께 이 근처에 매화나무가 있는지 여쭈어 보았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하나같이 고개를 젓는 것이었다. 매화는 그렇게 또 한 발 앞서 봄으로 숨어버린 듯했다.
비록 매화꽃은 만나지 못했지만, 물에 반영된 풍경과 물오리의 조합은 그 자체로 한 폭의 그림 같았다. 핸드폰 카메라로 바라본 사물과 풍경, 구조물 하나하나가 이전보다 또렷하게 다가왔다.
하늘을 스치는 바람결, 주변의 한가한 분위기 속에서 나는 봄이 오는 소리를 들은 듯했다. 찾지 못한 매화 대신, 이미 시작된 봄의 기척을 마음에 담아 돌아왔다.
꽃을 찾으러 나섰다가 계절을 만난 하루였다.
오늘은 꽃 하나 보지 못했지만 물 위에 머문 빛과 천천히 흐르던 시간 속에서 이미 시작된 봄을 보았다.
찾지 못한 것보다 이미 받은 것을 헤아릴 줄 아는 마음으로 이 하루를 감사히 접어 들고 돌아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