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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험소녀 Sep 14. 2016

선택과 집중이란

우리는 Birth와 Death 가운데 끊임없는 Choice를 하고 산다

나는 왜 모험소녀가 되었는가.


어렸을 때부터 좋아하는 것에는 한없이 빠져드는 경향이 강했다.

하고 싶은 것만 하며 살고 싶었지만 현실은 그런걸 강력하게 반대해 늘 아쉬움을 등 뒤에 감추며 살아왔다. 

나는 현실에 충실해야 하는 범생이로 살면서 그렇게 좋아하는 것들을 하나씩 잊어갔다. 오히려 좋아하는 것보다는 해야 하는 것들만 늘어갔다. 한국에서 사는 평범한 청년이라면 누구에게나 그렇듯이 말이다.


그렇게 한참 열심을 내며 지내다보니 너무 많은 일들을 감당해야 했다. 이유도 없이, 생각도 없이 정말 열심히 일했고 성실히 살았고 바쁘게 지냈다. 열심히 살면 언젠가는 그 모든 것이 지구 한바퀴를 돌아 내게 돌아올 것이라 믿으며 매순간 누가 보지 않는 순간에도 성실을 다했다. 나의 몸은 축났지만 경험과 내공은 점차 쌓여갔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이토록 최선을 다해 살고 있는데, 머리와 가슴은 텅 비어가는 느낌이었다.


안정적으로 돈도 벌겠다, 어디 다닌다고 말할 곳 있겠다 솔직히 그렇게 십년이고 이십년이고 살 수도 있었다. 하지만 이대로 살다간 내 마음은 곧 질식해서 죽을 것만 같았다. 하고픈게 무엇인지 모른채 평생 살 것 같았다. 

그래서 지금 가지고 있던 것들, 손에 쥐고 있는 것들을 버려야 했다. 내 영혼을 살리기 위해.

그리고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그리고 평생 해도 후회없이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알아야 했다.


당신이 베푸는 선행과 사랑이 어려움에 있는 어떤 이들에게도 전해질거라는 러시아어 글귀

취하고 버릴 것을 구별하는 능력은 참 중요하다.

예전의 나는 버리지 못하고 무분별하게 무엇이든 가져가려고 욕심을 부렸었다. 원하는게 뭔지 몰랐으니 손에 쥔 것이 많을수록, 뭔가를 잘할수록 좋을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그런 욕심은 어떤 결단을 내리는걸 어렵게 하고 뭘 새롭게 시작해도 항상 마음의 걸림돌을 남겼다. 일종의 미련 같은거다. 


사람이나 일이나 모두 그러했다. 결심을 해놓고도 잘라내지 못한 나의 마음은 늘 덜 잘라낸 몸 마냥 아팠다.


하지만 이제 내게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시기다. 모든걸 취할 수는 없다.

결심하면 돌아설 줄 알아야 하고, 거절할 줄도 알아야 한다. 할 말도 해야 하고 약게 구는 것도 필요하다. 사람도 모두에게 좋은 사람이 되는 것보다 내게 필요한 사람들에게만 좋은 사람이면 그만이다. 



그만큼 삶의 에너지는 점점 한 곳에 집중되어야 한다. 하고 싶은 일들을 깨우고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이제는 다른 곳에 한 눈 팔지 말고, 남들과 비교도 하지 말고, 내가 추구하는 가치관을 붙잡고 함께 하는 좋은 이들과 멋진 세상을 만들어 가는 것. 그것이 나의 사명이다.

거창하게 엄청 부러운 인생을 살 필요도 없고 그저 내가 만족할 수준에서 소박하다면 더 좋겠다.


이를 위해서는 나를 온전히 삶의 바다에 풍덩 빠뜨려야 했다. 

이전의 내가 무엇이든 다 잘하고픈 팔방미인을 추구했다면, 지금은 러시아 하나에만 집중해서 끊임없이 발전하고 다른 이들과 나누는 삶을 살려고 한다. 그것이 여행이든 공부든 일이든 형태나 방법은 무엇이든 상관없다. 어느 때고 러시아와 관련된 것이라면 멀티플레이어가 될 준비가 되었다. 

그래서 나는 모험소녀가 되기로 했다.


이 순간을 위해 지금까지 그 길고 힘든 사회생활과 어려움을 필연적으로 지났어야 하나보다. 나를 단련시키고 그 과정에서 배운 것들을 삶에 적용하기 위해. 

역시 삶은 어느 것 하나 매순간 의미 없는 것이 없다.


그동안 내 등 뒤에 감춰왔던 옛날의 아쉬움들은 이제부터 폭포수처럼 쏟아져나올 것이다. 

러시아를 사랑하는 모험소녀! 앞으로의 나를 더 기대해 본다.


모험소녀의 러시아 이야기는... 천천히 이어집니다!


★ 게재한 모든 사진들의 저작권은 저자에게 있습니다:) Copyright by 모험소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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