늪이 살아온 시간

by 이영선

늪은 세상의 모든 전쟁을 멈추고 모두를 평온하게 하는 힘이 있었다. 밖에서는 괴물이었던 사람들이 늪에만 들어서면 잠시 휴전상태에 빠진 것처럼 유순해졌다. 그리고 서로에게 더 너그러워지고 잠시나마 쉴 틈과 깨끗한 공기와 공간을 내어 주었다. 사람들은 습하고 무른 땅 위에 넓게 펼쳐진, 말없이 평화로워 보이는 늪이 사실은 수억 년의 시간과 사건들을 견뎌내면서 세상의 어느 것에도 견줄 수 없는 강한 생명력을 키워왔다는 것을 몰랐다. 세상의 제도와 각종 규제가 사람들의 자유를 이런저런 방법으로 옭아매고 급기야는 이들을 괴물로 만들었지만, 이곳은 세상의 질서와 규율도 피해 가는 곳이었다. 이곳은 오로지 자연 본연의 질서를 따랐고, 세상의 질서도 이곳의 질서를 지배할 힘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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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추고 쓰고 그리고 만드는 통합창작예술가. 장르와 경계를 녹여내어 없던 세상을 만들고 확장하는 자. 그 세상의 이름은 이영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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