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꾼일수록 자꾸 자기를 믿으라 하는 경향이 있다
친해졌으면 하는 사람들은 쉽게 가까이 오지 않고,
멀어졌으면 하는 사람들은 차갑게 대할수록 더 다가온다.
세상의 법칙인가?
원하지 않는 사람들을 완전히 차단하는 것은 이들을 더 놀라게 하거나 집착하게 만들 수 있으므로, 전화번호를 저장하지 않고 그 존재에 대해 신경을 끄면 된다는 어느 유튜브 심리학자의 강연을 통해 더 성가신 일을 막기 위해 굳이 거리를 두고 싶은 사람들의 연락처는 저장하지 않고 있다. 차갑게 대할수록 가까이 오는 사람들의 공통점이 있다. 왜 자신을 믿지 않느냐는 것이다. 글쎄, 믿음 혹은 신뢰라는 것은 본능적으로 느껴지고, 직감적으로 믿어지는 것이지, 강요하고 노력하고 스스로 최면을 걸어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그럴수록 나는 상대가 더 사기꾼처럼 보인다. 그 사람에게 순수한 관계 이외에 뭔가 얻을 것이 없다면, 굳이 왜 믿지 않냐고 다그칠 필요가 있을까? 정말로 순수하게 다가 간 사람을 누군가 차갑게 내친다면, 상대에게 화를 내고 기분이 언짢아하며 돌아서는 게 더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간의 언행에 믿음이 가지 않아서 전화가 오거나 굳이 찾아오려는 상대에게 거리를 두고 있는 누군가가 왜 본인은 나를 좋아해서 가까이하려는데, 자신을 믿지 않냐는 문자를 보내왔다. 어휴, 상대는 내가 그 문자에 감동이라도 할 줄 알았나 보다. 글쎄, 연인도 아니고, 상대에게 굳이 필요한 것도 없고, 소통의 인과관계도 논리적으로 어긋나며, 인간적 호감도 없는데, 왜 믿지 않느냐고 다그치는 것을 보니, 더욱 가까이하면 안 되겠다는 내 안의 경고등이 노랗게 번쩍인다. 나는 인간관계의 마지막 단계인 '차단' 버튼을 누르고, 잠재적 사기꾼의 흔적을 지워버렸다.
세상에 '믿으라'라고 강요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들 대부분은 사기꾼이라고 생각하면 97%는 맞을 것이다. '맛있으면 너나 먹고, 좋으면 너나 가져라, 메롱이다'라고 되뇌인다.